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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스페이스를 지켜줘 사람은 누구나 자기 주변의 일정한 공간을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며 무의식적인 경계선인 퍼스널 스페이스(personal space)를 가지고 있다. - 문화인류학자 에드워드 홀. 퍼스널 스페이스는 다른 사람에게 방해받고 싶지 않은,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는 자신만의 물리적 공간이다. 책상의 가운데 금을 넘어오는 짝꿍의 노트를 밀어내고 버스에서 옆사람 없는 자리에 앉으려 하고 ATM기계의 접근 방지 테이프가 바닥에 붙어있는 그런 상황들을 생각해 보면 퍼스널 스페이스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은 꼭 공간에만 한정된 개념이 아닌 심리적인 것에도 해당이 된다. 퍼스널 스페이스는 단순히 물리적 거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마음의 거리다 - 문화인류학자 에드워드 홀. 1미터 내외로 알려진 이 퍼스널 스페이스는 나.. 더보기
에너지 흡혈귀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어릴 때 딸아이가 좋아했었던 영화다. 뱀파이어 남자(로버트 패틴슨)와 고등학생 여자(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종족(?)을 뛰어넘는 사랑 이야기였다. 뱀파이어이긴 해도 사람의 피를 먹지않는 '채식주의자'로 등장하는데 결국 이 남자를 무척이나 사랑한 여자, 스스로가 피를 빨려서 뱀파이어가 되어 훗날 둘이 결혼 하고 아기도 낳고 적도 물리치며 행복하게 잘 산다는 식의 내용이었다. 평론가들이 인색하게 평가를 해도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재미있고 즐겁게 영화관람을 하면 영화로써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하는지라... 내게 트와일라잇의 뱀파이어에 관한 추억은 꽤 괜찮은 편이다. 그런데 영화 속 뱀파이어가 화면이 아닌 현실로 스멀스멀 기어나와 생존을 위협할 때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뱀파이어가 내 목을 .. 더보기
사생활 침해하는 학교 지금으로부터 39년 전인 초등학교 4학년때 복도 청소를 하고 있는데학부모 한명이 담임 교사와 복도에서 얘기를 나누며 자꾸만 나를 힐끔거렸다.그러더니 내게 눈짓으로 뭐라고 했는데...부모 눈치도 못 알아먹는 열한살 짜리 아이가 남의 부모 눈짓을 알아들을 리 없다는 걸학부모는 도통 알지 못했다.결국 그녀는, 묵묵히 열정적으로 청소만하던 나를 더 이상 견뎌내지 못하고 저리로 가라고 명령했다. '저리? 저리가 어디지?' 그때 나는 보았다. 담임 교사의 민망한 눈빛과 더불어 그녀에게 동조하던 액션을.담임은 내게 손을 휘휘 내저으며 계단 쪽을 가리켰다.'저리'가 그 계단 아래 한 구석이었던 거다.둔하면서도 의외의 순간엔 기지를 발휘하기도 했던 어린 나는 담임 교사의 모습에서 행간의 의미를 알아냈다. 그리고 계단 한.. 더보기
백화점의 변신 친구 중 한명은 내게 말했다.이제 동창 모임에는 나가지 않을 작정이라고.왜 그러냐고 물었더니....어쩌다 만나서 하는 얘기가 늘 지나간 과거 아니면 자식 자랑이라서 나가기 싫다는 것이었다.친구에게는 자랑할 자식이 없어서 남의 자식 이야기 듣는게 싫은 건 이해가 되었지만지난 일들을 반추하며 추억을 서로 공유하는 건 왜 싫을까? "맨날 우려먹는 과거도 싫증나. 언제까지 옛날 잘나갔던 얘기만 할 거야? 살아갈 날이 얼마나 많이 남았는데. 생산적인 대화들을 해야지.""자식 자랑이 듣기 싫은 건 아니고?""너무 싫어. 자식 잘난 걸 자기 잘난 걸로 착각하는 인간들도 너무 많지. 그리고 자식이 대학만 잘 가면 다야?그 다음에 어떻게 인생 변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 살다가 쫄딱 망할지 어떻게 알고 지금 순간만 .. 더보기
야구공을 보며 선행학습을 생각해 본다 프로야구가 시작되었다. 프로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별 관심없는 사람들의 경우엔 프로야구 개막식은 언제인지, 프로야구 구단은 몇 개가 있는지, 떠오르는 유망주는 누구인지...등 전혀 모를 수도 있다. 나 역시 별반 다르지는 않았는데 프로야구에서 쓰이는 야구공이 일반 야구공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는 조금 관심이 갔다. 공인구라고 불리우는 프로야구 야구공은 2016년부터 프로야구 경기에서 사용됐다. 이전까지는 구단마다 각기 다른 공으로 경기를 하고, 홈팀이 공을 준비해서 원정팀과 경기를 진행했다고 한다. 그러나 매 경기마다 공이 다르다 보니 어떤 공은 멀리 튕겨 나갈때 다른 공은 덜 튕겨 나가는 경우가 생겨서 일정한 기준에 따라 규격화된 공을 쓰기로 결정한다. 특히나 올해는 공인구의 둘레를 지난해보.. 더보기
자폐소년 곰인형 실종 사건 미국 뉴저지주에 사는 라이언은 평소에 아끼던 '프레디'라는 곰 인형을 집에서 잃어버렸다.그러자 곧장 911로 전화를 건다.그의 부모가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911에 신고하라고 가르쳤기 때문이었다. 라이언은 곰인형 프레디를 찾아달라고 말했고그의 요청을 들은 경찰관 카리는 장난전화 그만하라고 무시하는 대신실제로 라이언의 집으로 출동해서라이언의 침대 옆에서 곰인형을 찾아내 주었다고 한다. 사실 라이언은 자폐를 앓고 있는 12세 소년이었는데곰인형을 잃어버려 화가 많이 난 상태에서그 상황을 긴급하다고 느끼고 스스로 911에 신고하여 요청을 한 것이었다. 라이언의 아빠는 이런 사실을 SNS올리고아들의 요청을 무시하지 않고 관심과 배려를 보여준 카리 경찰관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더보기
나태주 시인 "딸기 철"의 딸기 같은 내딸 딸아이는 딸기를 좋아한다. 과일중에서 딸기를 가장 좋아한다.'이왕이면 가격대비 양이 많은 과일을 좋아하지.....' 1킬로그램에 돈 만원 남짓한 딸기를딸아이 혼자 이틀이면 다 먹는다. 딸기가 나는 철부터 들어가는 철까지거의 떨어지지 않고 딸기를 먹는다. 예전만해도 봄에 나던 딸기를하우스 재배로 한겨울에도 만날 수 있으니. 겨울 내내 스티로폼 박스에 담긴 딸기를 정신없이 먹었나 보다. 같은 가격에도 어느 날은 무른 딸기를 만날때도 있는데그럴 때는 딸기를 씻는 내내 속상하다. 비싼 만큼 가장 좋고 싱싱한 딸기를 딸아이에게 먹이고 싶으니까. 싱싱하지 않은 딸기를 제 값 주고 산 날은 두고두고 후회를 한다. 아까 살 때 옆에 있던 딸기를 샀어야 했는데...그게 더 싱싱했을 거야. 싱싱한 딸기를 씻을때면나도 모르.. 더보기
키 크고 싶은데 채식주의해도 돼요? 지인의 아이가 키가 작아 고민 끝에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는다고 한다. 매일 주사를 맞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런 선택을 한 까닭은아이 스스로 키가 작아서 받는 스트레스가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만족할 만한 큰 키를 가진 사람들은 작은 사람의 심정을 속속들이 알기가 쉽지 않을테지만..요즘 아이들의 대부분은 큰 키를 원한다.그런데 성장 검사 결과 큰 키는 커녕 조만간 성장판이 닫힌다는 얘기를 들으면그때부터 멘붕이 오는 것이 사실이다. 딸아이도 키가 크기를 간절히 원해서 키성장 전문 병원을 갔었다.검사 결과 성장판이 95%나 닫혔다고 해서 얼마나 실망을 했는지 모른다.약 처방은 아직 완전히 닫히지 않은 성장판을 유지하면서 성장을 촉진시키기는 쪽으로 받았다.사실 얼마나 효과가 좋으려나 싶었지.. 더보기
승차거부하지 않는 대신 3000원 추가운임 나는 택시 타기를 굉장히 꺼린다. 택시 승차 후 불쾌한 경험이 꽤나 많았었기에 어지간해서는 내 돈 주고 그런 일을 또 겪고 싶지 않아서다. 물론 택시 기사님들 중에 선량하고 친절하셨던 분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친절이 기억나지 않고 몇몇 기사들의 불친절하고 모욕적이었던 태도들만 기억이 나는 것은.... 지금 생각해 봐도 그 정도가 심했기 때문이다. 회사 다닐 당시 여의도로 가려면 대방역에서 버스나 택시를 타야했는데 신입 시절. 늦어서 택시를 타게 됐다. 그런데 기사가 출발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당시는 25년 전이었고 나는 대학을 갓 졸업한 미스였기에 중년 기사 아저씨에게 미주알 고주알 얘기를 할 배짱이 없었다. 기사는 내게 물어보지도 않고 한 남자를 합승 시켰다. 나는 보조석 뒷자리(사장 자리.. 더보기
다른 나라의 캥거루족 명칭 캥거루족이 우리나라만의 문제라고 할 수 없는 것이 세계 여러 나라에도 장성한 자식을 먹여 살리는 부모들이 존재하는 모양이다. 각국의 캥거루족 명칭은 다음과 같다. 대한민국 - 장성한 자식이 부모의 지원을 끊임없이 받고 있는 '캥거루족' '빨대족' 미국 - 2000년대 중반 생긴 신조어, 부모에게 얹혀사는 미혼 자녀 '트윅스터' '이도 저도 못 된다'는 뜻을 가진 단어 '비트윅스트(betwixt)'에서 나온 말로, 성인이 된 뒤에도 고용이 불안정해 부모에게 기댄다는 뜻. 이탈리아 - 어머니가 주는 밥을 먹고 사는 성인자녀 '맘모네(mammone)' 캐나다 - 다 키워서 내보냈는데 도로 돌아왔다는 뜻으로 '부메랑키드' 영국 - 부모 호주머니에서 연금 축내는 자식(kids in parents' pockets .. 더보기
여전히 자립 계획 중인 캥거루족 요즘 중년 부인들 중에는 밖에서 운동하다가도 다 큰 자식에게 점심을 차려 주기 위해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는 이가 있다고 한다. 취업하기가 힘든 통에 공부 기간이 길어지다보니 하나라도 제때 챙겨 먹여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만 그런 마음의 크기만큼 부담감 또한 있을 것이다. 성인이 되었으면 마땅히 제 용돈이며 생활비 정도는 벌어 쓸 수 있어야 하는데 취업 성공을 목표로 부단히 공부만 하고 있는 자식을 보면 속이 터진다고 한다. 아니, 이 나라는 어떻게 된게....무슨 공부를 이토록 오래 해야 한단 말인가. 초등, 중등, 고등, 대학. 경우에 따라서는 대학원에 박사 과정까지.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의 공부를 정말 좋아하면서 괴롭지 않게 그 과정을 유지해 나갈 자신이 있는 사람들은 공부를 하는 게 맞다. 하.. 더보기
커리 6 농구화를 만든 소녀 라일리에게서 배우다 20년 넘게 살림을 하다보니 불필요하게 쌓이는 살림 살이 개수 못지 않게 생각들도 쌓여서 화석이 되어 버렸다. 단단히 굳어져버린 생각들의 대부분은 걱정거리나 고민들이다. 걱정과 고민을 한다고 해서 순식간에 그것들이 해결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서면 또 다른 걱정과 고민의 늪에 빠진다. 어떨때보면 인간은 일부러 걱정과 고민을 만들어 내기 위해 태어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굳은 뇌를 더 굳은 생각들로 가득 채우고 살아가는 사이 몸의 움직임은 둔해지고 실행력은 제로에 가깝게 된다. 그런 나를 각성시키는 것은 간간이 들려오는 이런 소식들이다. 작년 11월. 미국의 9세 소녀 라일리가 미국 프로농구(NBA) 수퍼스타 커리에게 편지를 보낸다. 라일리는 커리의 열혈팬이어서 커리 농구화로 알려.. 더보기
새들의 추락을 보는 우리의 자세 얼마전 고속도로를 지나는데 방음벽에 그려진 새그림을 보고 딸아이가 물었다. 방음벽에 새그림이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는데 그 차이는 무엇이냐고. "관심의 차이? '새 스티커'를 붙이지 않은 벽이 새들에게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무관심." 일괄적으로 투명방음벽이나 건물의 투명 유리창에 '새 스티커'나 '충돌방지용 불투명 스티커'를 붙이도록 할 수 없는 모양이다. 관련법이 없어서 강제하지 않으니 어느 방음벽에는 스티커가 있고, 또 다른 곳에는 없다. 날아다니는 새들이 스스로의 목숨을 복불복에 의지해야 하는 셈이다. 고속도로 뿐만 아니라 아파트나 학교 주변에 투명 방음벽을 설치한 곳도 많다. 투명 방음벽의 장점은 소음을 방지하면서도 시야 확보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 더보기
60살 바비인형 - 넌 무엇이든 될 수 있어(Yon can be anything) 지나고 나서야 알았지만 3월 9일은 바비인형의 생일이라고 한다. 방탄소년단 슈가 그리고 내 딸아이의 생일이라고만 생각했지.. 바비 인형도 같은 날 태어났을 줄 어떻게 알았으랴. 바비는 벌써 탄생 60주년이 되었다니 환갑인 거다. 나보다도 열살이나 많은 인생 선배이다. 전 세계 소녀들에게 한껏 사랑받는다는 바비인형을 눈여겨 보지 않았던 것은 나의 성향때문이었다. 어렸을 적의 나는 9등신에 가까운 금발미녀보다는 털이 북실북실한 곰인형을 좋아했었고, 그런 내가 낳은 딸아이 역시 집에 있던 바비 인형을 먼지떨이 대신으로 활용했다. 다리를 붙잡고 거꾸로 든채 긴 금발머리로 책상의 먼지를 털어내던 어린 딸아이의 모습을 보며.... 평범을 넘어선 특이? 또는 특이를 넘어선 기괴함? 같은 복합적 감정을 느끼곤 했었다... 더보기
두꺼비는 왜 황소개구리를 죽였을까? 연어는 산란을 위해 수천킬로미터의 바다를 거쳐 태어난 강으로 되돌아간다. 연어는 낮의 길이가 바뀌는 것으로 계절을 파악하고 하지가 다가오면 태어난 강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한다. 본능에 의거해서 그 먼 길을 찾아간다는 것은 경이에 가깝다. 그리고 그곳에 산란을 하고 어미 연어는 죽어간다. 연어와 같이 믿기 어려운 회귀본능은 아닐지라도 두꺼비도 특이한 본능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두꺼비가 매년 같은 곳에서 알을 낳는다는 사실. 의외였다. 풀숲이 다 거기가 거기일텐데 어찌 자기가 알을 낳았던 장소 예를 들면 연못, 습지, 논두렁들을 정확히 기억하는지.... 외관상 미련맞아 보이는 두꺼비가 그리 영특할 줄 누가 알았으랴. 번식 장소에는 늘 수컷이 먼저 와서 암컷을 기다린다고 하는데 개체수가.. 더보기
소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두렵다 지금으로부터 한 20년 전 쯤 처음으로 새아파트에 이사를 간 적이 있었다. 아파트는 깔끔했고 구조도 좋았고 마음에 쏙 들었다. 이런 아파트라면 평생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웬걸. 윗집에서 날마다 아이들이 쇠로 된 식탁의자(그 당시 주물 식탁과 의자가 유행했었다)를 끌고 다녔고 장난감을 바닥으로 집어 던지고 쿵쿵 뛰는 것은 물론 바닷가에서 주워 온 조개껍데기와 돌맹이들을 욕실 바닥에 던져대며 시끄럽게 놀았다. 아침부터 밤까지 무차별적으로 내는 소음에 견디다 못해 인터폰을 한번 했고, 그 후에 직접 방문을했었다. 나중에는 비싼 케잌까지 사다 바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음은 줄어들지 않았고오히려 적반하장 '까다로운 아랫집 인간' 취급을 받으며 봉변을 당했다. 내 나이 또래의 그녀는 당당하다 못해 .. 더보기
가장 빨리 노화하는 기관은 '눈' ​사람의 인체에서 가장 빨리 노화하는 기관이 바로 '눈'이라고 한다.아침부터 밤까지, 눈을 떠서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우리는 '보는' 행위를 한다. 그럼으로 인해서 활성산소가 끊임없이 생성이 되고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눈의 노화는 더욱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어렸을 때 노인들의 눈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 있다. '눈의 빛깔이 왜 저렇게 이상하지?'검은 동자와 흰 동자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을 보며 어린 나는 의아했었다. 그것이 노화로 인한 것이라는 걸 몰랐으니까....연로하면 모든 신체기관 역시 늙고 낡아진다는 것을내가 나이들면서 직접 겪어보며 확실히 깨닫고 있다. 나의 눈 빛깔조차 예전처럼 선명하지 않다는 걸 거울을 보며 느낀다.나이 50에 많은 변화를 몸으로 느끼며 감당하고 .. 더보기
복고를 넘어 뉴트로- 부뚜막 같은 휠라 운동화의 굽을 보라 엊그제 아이 생일이라서 저녁을 먹을 겸 외출한 김에 백화점까지 들르게 되었다.요사이 매출이 떨어져서 백화점들마다 자구책을 강구하느라 혈안이 되어 있다고 들었는데우리가 간 백화점은 예외인 것 같았다. 손님들이 많았다. 그 이유가 뭘까 이리저리 살펴 보았더니 중저가의 물건들과 예상 외의 파격 상품들이 꽤 있었고그것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이유같았다.NC백화점이었는데, 혹자는 그게 무슨 백화점이야 할지 모르겠다. 쩝.백화점하면 롯데, 현대, 신세계지.. 뉴코아가 백화점 축에나 껴? 라며...어쨌든 보통의 백화점들이 고급화를 추구할 때 NC백화점은 중저가, 문턱 낮은 백화점, 혹은 마트 마실 나가듯 구경 갈 수 있는 백화점(너무한가??)전략으로 손님을 끄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아이는 철들기 전에는 돈을 못 .. 더보기
위험한 풍선도 있다 아이가 작년에 마켓 페스티벌에 가서 풍선을 받아왔었다. 카상무(카카오톡의 상무)라 불리우며 카카오 매출의 1등 공신으로 위엄을 떨치는 라이언의 얼굴 모양 풍선이다. 이 풍선은 바람이 조금이라도 빠질라치면 지탱하고 있는 빨대같은 막대기에서 풍선을 빼내어 입으로 불면 원상복귀된다. 처음하고 똑같이 빵빵해진 카상무 라이언을 볼 수 있다. 요즘엔 풍선이 이런식으로 많이 나온다. 예전만 해도 풍선에 헬륨가스등을 넣어서 줄로 연결하여 그 끝에 묵직한 엽전 모양의 쇠고리를 묶어 팔았었다. 그러다가 줄이 끊어지면 백발백중 하늘로 날아가 버리곤 했었다. 풍선이 아깝다고 생각했을지언정. 그 풍선으로 인해 거북이나 바닷새가 죽는다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나도 최근에야 알게 된 사실이다. 풍선과 같은 '연성 플라스틱.. 더보기
35개월 배변 훈련이 쉬운 일이던가. 딸아이도 35개월을 전후하여 아기 변기에 앉았었다.아이가 걸음도 말도 또래보다 늦었기에 배변도 늦을거라 생각했던 것 같다.그런데 "늦다"라는 말은 맞지 않는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내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늦은 게 아니었다.그저 내 아이는 자신의 속도에 맞춰 살아가고 있던 것이었다. 35개월 전에는 배변을 부드러운 기저귀에 하고 싶다는 욕구만을 고집하고 싶었던 거다. 차갑고 딱딱한 변기에 보들보들한 아기 자신의 궁둥이가 닿는다는 것은.굉장히 낯설고 충격적인 경험일 것 같다. 내가 아기라도 절대 기저귀를 떼고 싶지 않을 듯하다. ​ 아,, 솔직한 얘기로 똥, 오줌 싸는 것도 또래별 평균 월령이라는 것이 있단 말인가? 아기 본인의 조절 능력이 되면 약간의 차이일뿐 결국은 대부분 배변훈련이 된다. 그저.. 더보기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 나는 넉넉해 진 거니? 2006년 국민 소득 2만 달러를 넘어선지 12년 만인 지난해. 1인당 국민 총소득(GNI)은 3만 1349달러 (3449만원)였는데 처음으로 국민 소득 3만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곧 선진국의 관문을 통과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지표인 셈이다. 1인당 국민 총소득은 우리나라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 이자, 배당 등 각종 소득을 모두 합친 것이고 이는 국민의 소득 수준을 파악하는 데 주로 쓴다. 국가 경제 규모를 파악하는 데 주로 쓰는 국내총생산(GDP)와는 구별된다. ​ 국민 총소득이 3만 달러가 되어도 체감 소득 수준이 낮게 느껴지는 것은 국민소득 중에는 가계와 기업, 정부 모두의 몫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경제 주체가 지난해 100원을 벌었다면 그중 가계의 몫은 56원이고 나머지는 .. 더보기
울타리 너머, 세상 밖으로 자식을 못 믿어서가 아니다. 얼마전 위치추적어플 하나를 나와 딸아이 폰에 동시에 다운받았다. 그동안 관심이 없었기에 그런 종류의 어플이 그렇게 많은 줄도 몰랐다. 이것저것 다운받다가 뭔가 복잡하고 머리가 아파서 다 삭제하고 그 중 하나를 선택했다. 앱의 이름은 울타리.나와 딸아이가 그룹으로 연결되면...서로의 폰에서 서로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단다.한달간은 무료로 체험도 가능하여 바로 실행해 보았다. 딸아이 혼자서 전철과 버스를 번갈아 타며 서울 시내 곳곳을 돌아다녀야 하고사람들과 어울려 전혀 가보지 않던 곳도 가야하는 일정상때때마다 전화와 문자로 아이의 위치를 묻고 확인하며 안심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오히려 아이의 일상을 방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느니 차라리 위치추적 어플로 조용히 아이의.. 더보기
책만 읽고 살 수 있나? 게임도 해야지. 오늘은 동네 도서관에 책 목록을 보러 갔다.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좀 오래된 도서관은 책 상태가 안 좋은 경우가 많다. 빌려보는 사람들이 조금만 더 신경써서 책을 소중하게 대해주면 좋을텐데... 이쪽 저쪽 열람실을 돌아다니며 원하는 책을 찾아보고, 검색대에서 검색을 할때마다책 읽는 사람들의 모습을 살피게 된다.특히나 어린이 열람실에 있는 어린이들의 모습은 더 유심히 보게 된다.학교에 학원에 온통 공부만하느라 어릴때부터 시달리는 아이들이 도서관에 와서 책읽는 모습은대견함 그 자체이니까. 초등생 아이들의 대부분은 만화로 시작해서 만화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만화책에 몰입을 한다.다른 사람들은 만화책 읽는 것을 싫어하기도 하지만,나는 아이들이 만화책이나 학습만화 읽는 것도 나쁘게 보지 않는다.어쨌든.. 더보기
도서관 - 우연한 만남 2월 20일. 투썸플레이스에서 아이를 기다리던 중, 우연히 길가에 붙은 플래카드를 보았다. 마포중앙도서관 개관을 알리는 내용이었다. 노트북을 펴서 홈페이지를 살펴봤더니, 개관한지 얼마되지 않은 도서관인데 규모가 상당히 큰 듯했다. 마포에 사는 것도 아닌데 내가 이곳에 들를 일이 뭐가 있을까? 하며 다른 동네 이야기로 넘겨버렸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며 지나간게 무색하게도 며칠 만에 그곳을 가게 되었다. 익숙하지 않은 전철을 세번씩 바꿔 타며 아침 일찍부터 서울행을 감행하는 딸아이를 내처 혼자 보내기에는 나의 마음이 놓이지가 않았다. 마포구청역에서 내가 먼저 내리고 딸아이는 목적지를 향해 가도록 내버려 두었다. 언제 이렇게나 컸는지... 하는 짓은 여전히 어리고 어리숙해 보이는데도... 딸아이는 몇 번 타.. 더보기
손을 잡아주는 엄마가 있어서 길을 떠난다. 강릉대도호부 관아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사용되던 객사터라고 한다. 즉 중앙 관리들이 강릉에 오게 되면 머물던 건물터를 말한다. 그곳에서 평창 동계 올림픽 기간동안 관광객들을 위한 체험 부스를 마련해 놓았기에 지나는 길에 한번 들러보았다. 투호, 고리던지기, 제기차기, 윷놀이, 널뛰기, 한복입기, 뱃지 만들기, 탁본하기, 캘러그래피 하기 등등 체험때마다 나눠 준 종이에 도장을 찍으면 뜨거운 어묵국과 복조리 세트를 선물로 준다고 했다. 사실 날씨가 너무 추워 체험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이미 평창 올림픽 경기장 안을 구경할 때마다 체험 부스에서 온갖 뱃지와 사은품을 선물로 받는 재미에 흠뻑 빠져버린 딸아이가 이런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 딸아이가 좋아하니 친정엄마도 하자고 하신다. 엄마.. 더보기
외로워야 뭐든 보인다. 결혼 안한 친구가 말한다.'넌 남편 있어서 좋겠다. 외롭지 않잖아.'결혼 했지만 아이 없는 친구가 말한다. '넌 다음에 죽어도 장례치뤄줄 아이가 있으니 덜 외롭잖아.' 웃기지 마라, 얘들아.남편이 있어도, 아이가 있어도....사람은 누구나 외롭다.오로지 내 삶을 사는 건 내 자신이니까...내 남편이 아니고, 내 아이가 아니니까...내 삶의 문제는 내가 떠안아야 하는 거니까...게다가 때때로 남편과 아이, 그들 삶의 힘듦까지 나눠져야 하니까...힘들고 지치고 외롭다. 사람은..자기 뜻대로, 자기 마음대로 안될때 더 외로운 듯 하다. 남편이 술 먹고 연락없이 늦게 올 때,아이가 말 안 듣고 제 고집만 부리며 잘못을 반복할 때,이해해 줄줄 알았던 지인이 나를 외면할 때,친구의 성의없음을 발견할 때외롭다. 외롭.. 더보기
경포대 - 파이어 아트 페스타 지금 강릉은 평창 올림픽으로 인해 축제 분위기이다.경포대 해변에 설치된 FIRE ART FESSTA 조형물이 관광객을 반겨준다.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하여 자신들의 작품을 해변 곳곳에 설치해 놓았고,그 작품들을 일주일에 한 두개씩 불태운다고 한다.추운 날씨에 나무 조각들을 일일이 쌓고 거대한 틀을 만들어 모양을 정하는 과정이힘겨웠을텐데... 그 작품들을 태울 마음을 먹었다고 하니작가들의 결심이 대단하다 여겨졌다.물론 행사의 취지가 '설치 후 소각'이었겠지만, 미련 많은 나라면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토요일 오후 6시 그 거대한 작품에 불을 붙이는 장면을 직접 관람했다. 무지개 빛 색깔로 장식한 파이어 아트 페스타 글자 조형물.... 아름답다. 나무를 일일이 쌓아서 구체적인 조형물을 만들어 놓았다. 사.. 더보기
삶이란, 정성을 쏟는 일 딸아이가 어렸을 때, 시기마다 관심을 갖는 것이 달랐다. 종이접기를 하기도, 그림을 그리기도, 책을 읽기도, 찰흙을 조물거리기도, 인형을 잠재우기도 했었다. 어른의 눈으로 볼때는 어설프고 부족해 보여도 딸아이는 한 가지 관심사를 정하면 다른 것에 눈길 주지 않고, 오직 그 하나에만 집중했다. 지나 놓고 보니까 그때 나는 육아 초보맘이었던지라, 아이가 관심갖는 것에 함께 관심가져 주다가도 다른 일에 한눈 팔기도 했고, 중간에 다른 놀 거리를 이것저것 들이밀기도 했다. 아이가 더 많은 것들에 더 관심가져 주길 바라는 욕심이 없지 않아 있었을 것이다. 아이가 자신만의 세계 속에서 열심히 놀고 있다는 것을, 그저 그 사실 하나만을 인정해 주고 기다려줬어야 했는데... 그 점이 못내 아쉽다. 그 후 아이는 자라면.. 더보기
설해목 (雪害木) - 나는 너에게 눈이 되어 주기로 했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 책에 이라는 글이 있다. 내용인즉,어느날 노승의 절에 한 소년이 찾아온다. 이 소년이 너무 말을 안 듣는 망나니라서 사람으로 만들어 달라며 소년의 아버지가 노승에게 부탁을 한 것이다. 노승은 소년에게서 전해 받은 그 아버지의 편지를 말없이 읽고 나서는 직접 밥을 해서 먹이고, 발을 씻으라고 대야 가득 물까지 받아다 주었다. 그러자 소년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훈계와 질책, 설교와 비난으로 아이들의 방황을 막고 반항을 잠재울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자녀 양육에 드는 품이 얼마나 크면,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에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했을까?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할까? 청소년기의 아이들을 야단치기는 쉽다. 그건 몇 사람이 집중적으로 아이 하나 놓고 비난을 폭탄 투하 하듯 .. 더보기
낡은 것들과의 결별 내 휴대폰은 만 4년 6개월이 된 갤럭시 노트 3이다. 1년 반만 지나도 온갖 혜택을 주면서 새 휴대폰으로 교체하라는 문자가 이틀에 한번 꼴로 오는 요즘에... 오래된 휴대폰을 끼고 돌부처처럼 꼼짝도 않는 나는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 맞는 것도 같다. 그 숱한 폰 교체 권유 전화에도 나는 늘 '아직 쓸만하다.앱 새로 깔기 귀찮다.'는 이유를 대며 고집을 피웠었다. 그렇게 한결같은 우직함을 보였더니 어느 순간부터 권유 전화가 거짓말처럼 한통도 걸려오지 않았다. 귓구멍이 막힌 여자로 블랙리스트에 올라갔을지도 모른다. 귓구멍이 막혔을지는 몰라도 나는 아직 눈도 그럭저럭 보이고, 감각도 얼추 예민한 축에 속하고, 외모는 또래에 비해 꽤나 젊은 편이다. 나 미쳤나봐....쿨럭~ 어쨌든 나는 감각이 얼추 예민해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