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아이가 키가 작아 고민 끝에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는다고 한다.
매일 주사를 맞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런 선택을 한 까닭은
아이 스스로 키가 작아서 받는 스트레스가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만족할 만한 큰 키를 가진 사람들은 작은 사람의 심정을 속속들이 알기가 쉽지 않을테지만..
요즘 아이들의 대부분은 큰 키를 원한다.
그런데 성장 검사 결과 큰 키는 커녕 조만간 성장판이 닫힌다는 얘기를 들으면
그때부터 멘붕이 오는 것이 사실이다.
딸아이도 키가 크기를 간절히 원해서 키성장 전문 병원을 갔었다.
검사 결과 성장판이 95%나 닫혔다고 해서 얼마나 실망을 했는지 모른다.
약 처방은 아직 완전히 닫히지 않은 성장판을 유지하면서
성장을 촉진시키기는 쪽으로 받았다.
사실 얼마나 효과가 좋으려나 싶었지만
아이에게 플라시보 효과가 있으면 하고 바랐다.
그런데 약을 먹으면서 아이 키가 자라는만큼 몸무게도 늘었다.
병원에서는 몸무게 조절을 해야 한다고 했다.
살이 많이 찌면 키가 크는데 방해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성조숙증 아이들의 경우 살집이 있으면서 2차 성징이 나타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렇게 성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하면
키크는데 중요한 성장호르몬이 원활하게 분비되지 않는다고 한다.
신장 대비 몸무게가 평균 이하이기는 하여도
단기간 몸무게가 늘자,
아이는 키가 크면서도 몸무게 줄이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더니 채식주의를 선언하며 고기를 끊겠다고 말했다.
키성장에서는 5대 영양소가 모두 필요한데
그중 단백질과 칼슘등은 중요도가 훨씬 높다.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서 하루 매 식사마다 생선과 고기 반찬이 필수다.
잘 먹지 않던 고기를 매끼마다 먹다보니 확실히 몸무게가 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늘어난 몸무게를 줄이고자
생선과 고기를 안 먹게 할 수는 없었다.
아이는 과일만 먹고 사는 사람도 있다고 해서..
찾아보니 정말 프루테리언이라 불리우는 사람들도 있기는 했다.
그러나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적합한 선택은 아니다.
채식주의에도 8단계가 있으며 프루테리언이 가장 엄격한 채식주의자이지만
제일 아랫단계인 플렉시테리언도 있었다.
플렉시테리언은 평소에는 채식주의자인 비건으로 생활하다가
상황에 따라서 육식을 선택하는 베지테리언을 말한다.
이 역시도 성장이 끝난 성인에게 합당한 이야기 같다.
청소년기에는 골고루 먹어서 어느 한쪽의 영양소도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결국
딸아이와 나의 타협은 모든 음식은 그대로 먹는 대신 탄수화물의 양을 조금 줄이고
줄넘기와 계단오르기등의 운동으로 체중 조절을 하자는 것이었다.
약 복용 6개월 후 전체 키가 3센티 컸는데
주사만큼 빠른 효과는 아니라고 해도
성장판 5% 남은 것 치고는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2주만에 2킬로를 감량하고
키는 1센티 가량 큰 것 같으니 조금 더 지켜봐야겠다.
채식주의는 성장이 멈춘 후.
성장판이 완전히 다 닫히면 그때 시작해도 늦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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