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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커리 6 농구화를 만든 소녀 라일리에게서 배우다

20년 넘게 살림을 하다보니 불필요하게 쌓이는 살림 살이 개수 못지 않게 

생각들도 쌓여서 화석이 되어 버렸다. 

단단히 굳어져버린 생각들의 대부분은 걱정거리나 고민들이다. 

걱정과 고민을 한다고 해서 순식간에 그것들이 해결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서면 또 다른 걱정과 고민의 늪에 빠진다. 

어떨때보면 인간은 일부러 걱정과 고민을 만들어 내기 위해 태어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굳은 뇌를 더 굳은 생각들로 가득 채우고 살아가는 사이 

몸의 움직임은 둔해지고 실행력은 제로에 가깝게 된다. 

그런 나를 각성시키는 것은 간간이 들려오는 이런 소식들이다. 



작년 11월. 미국의 9세 소녀 라일리가 미국 프로농구(NBA) 수퍼스타 커리에게 편지를 보낸다. 

라일리는 커리의 열혈팬이어서 커리 농구화로 알려진 '커리 5'를 구입하기 위해 애를 썼지만 

모든 제품이 남자 어린이용이어서 살 수가 없었다고 한다. 

(남자 것도 괜찮아 보이는데 라일리는 다른 색깔을 원한 모양이다~)





대부분 이쯤되면 다른 농구화를 사는 선택을 할텐데 

이 실행력 좋은 소녀 라일리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선택을 한다. 

바로 농구 스타 커리에게 손편지를 보낸 것이다. 

커리 농구화를 신고 싶은 수많은 여자 어린이를 대변하며 

남자 어린이용 농구화만 제작한다는 사실의 부당성을 얘기한 모양이다. 

그러고 나서 자신의 sns에 편지를 올렸다. 



그러자 커리에게서 답장이 왔다. 

당장 이런 문제를 시정할 것이며 커리6 농구화를 신게 될 첫번째 어린이가 바로 라일리 '너'일 거라는... 

또한 세계 여성의 날 행사에 커리 자신과 함께 참여하여 

축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손편지로 적어 보낸 것이다. (대충 해석이 맞는지 모르겠다-.-)







라일리는 세계 여성의 날 행사에 초청되어 커리와 함께 한 것은 물론이고 

'커리 6' 농구화의 디자인에도 직접 참여했다고 한다. 

'우리는 함께 승리한다(United We Win)'는 표어로 출시된 농구화의 밑창에는 

라일리가 세계 여자 아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와 그림이 들어가 있다. 







판매 수익금 중 일부는 지역 여학생들의 대학 입학 장학금으로 수여할 예정이라고 한다. 

어린 소녀와의 4개월 전 약속을 지킨 커리 선수도 멋지지만 

그런 약속을 만들어낸 9세 소녀 라일리의 실행력 앞에 감탄하게 된다. 


내가 앉아서 혹은 누워서 고민만 하는 사이에... 

일어나서 행동으로 옮긴 이 지혜롭고 깜찍한 소녀에게서 한 수 배운다. 

고민하고 불평할 사이에 질문을 던지고 행동을 하라. 

그러면 어떤 형태로든 고민의 실마리가 보이게 될 것이다. 


나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다.






                 커리와 라일리(왼쪽), 커리 6를 신은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