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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여전히 자립 계획 중인 캥거루족

요즘 중년 부인들 중에는 밖에서 운동하다가도 

다 큰 자식에게 점심을 차려 주기 위해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는 이가 있다고 한다. 

취업하기가 힘든 통에 공부 기간이 길어지다보니 

하나라도 제때 챙겨 먹여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만 

그런 마음의 크기만큼 부담감 또한 있을 것이다. 

성인이 되었으면 마땅히 제 용돈이며 생활비 정도는 벌어 쓸 수 있어야 하는데 

취업 성공을 목표로 부단히 공부만 하고 있는 자식을 보면 속이 터진다고 한다. 


아니, 이 나라는 어떻게 된게....

무슨 공부를 이토록 오래 해야 한단 말인가. 

초등, 중등, 고등, 대학. 경우에 따라서는 대학원에 박사 과정까지.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의 공부를 정말 좋아하면서 괴롭지 않게 

그 과정을 유지해 나갈 자신이 있는 사람들은 공부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공부를 싫어하고 평가나 결과에서도 공부 적성이 아닌 사람들까지 

사회적인 분위기에 휩쓸려 길고도 긴 공부 인생으로 자신을 몰아넣는 것은 

너무나도 큰 낭비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부모는 자식이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해서 알바라도 할라치면 

난리를 치기도 한단다.

수준 낮은 알바 하느니 차라리 집에서 공부해서 좋은 직장 들어가라고 등떠밀며 종용하고,

다 큰 자식 용돈을 대기 위해 중년의 본인들이 더 일에 열중을 한다. 

갱년기에 접어들면 몸 구석구석 안 아픈데가 없는데... 

같은 중년으로서 그런 사람들을 볼 때면 남의 일 같지가 않아 마음이 짠하다.  

도대체 언제까지 성인이 된 자식의 뒤를 늙어가는 부모가 봐줘야 되는 걸까. 




20세가 넘으면 일단은 어떤 식의 알바 자리에서라도 

돈을 벌어보는 경험은 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의 힘으로 일하여 대가를 받는 일이 

스펙 쌓는 일보다 결코 덜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사회적 인식도 필요하다. 

명문대 다니며 공부하는 학생들 만큼 

자신의 생계를 스스로 책임지며 살아가는 젊은 사회 구성원들도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그래야 공부에 중독된 듯... 

경마장의 경주마처럼 공부만을 바라보며 사는 인생에서 한발짝 벗어나 볼 수도 있다. 


스스로 당당히 서는 자립이 그리 멀리 있고 거창한 일일까. 

부모에게 손 벌리지 않고 무엇을 하든 자기 용돈과 약간의 생활비를 벌어쓰는 정도는 

자녀 스스로도 고민해 줬으면 한다. 

하긴. 요새는 취업을 하고도 

월급이 적어서, 목돈 마련을 위해서, 빚이 있어서, 지출이 커서 등등의 이유를 대며 

부모 옆에 붙어서 캥거루의 탈을 쓰고 사람으로 살기를 거부하는 젊은이들도 

부지기수라고 한다. 

구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로부터 지원받는 액수가 

취준생일때의 금액과 별 차이가 안난다고 하니... 

평균 수명 연장으로 노부모 케어에 다 큰 캥거루 자녀까지 감당해야 하는 중년의 시기는 

참 슬프고도 버거운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