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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60살 바비인형 - 넌 무엇이든 될 수 있어(Yon can be anything)

지나고 나서야 알았지만 3월 9일은 바비인형의 생일이라고 한다. 

방탄소년단 슈가 그리고 내 딸아이의 생일이라고만 생각했지.. 

바비 인형도 같은 날 태어났을 줄 어떻게 알았으랴. 

바비는 벌써 탄생 60주년이 되었다니 환갑인 거다. 

나보다도 열살이나 많은 인생 선배이다. 






전 세계 소녀들에게 한껏 사랑받는다는 바비인형을 눈여겨 보지 않았던 것은 나의 성향때문이었다. 

어렸을 적의 나는 9등신에 가까운 금발미녀보다는 털이 북실북실한 곰인형을 좋아했었고, 

그런 내가 낳은 딸아이 역시 집에 있던 바비 인형을 먼지떨이 대신으로 활용했다. 

다리를 붙잡고 거꾸로 든채 긴 금발머리로 책상의 먼지를 털어내던 어린 딸아이의 모습을 보며.... 

평범을 넘어선 특이? 또는 특이를 넘어선 기괴함? 같은 복합적 감정을 느끼곤 했었다. 

그 후로 집에서 바비인형은 다 사라졌기에 우리가 바비에게 관심을 가질 이유는 전혀 없었다. 


제일 처음 바비가 등장했을때는 수영복 차림이었다고 하는데 

숱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제대로 된 옷도 갖춰 입게 되었고,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성장하는 여성의 모습을 바비인형에 담아내려 노력해 왔다고 한다. 

그 일례로 그동안 200종의 직업군을 바비인형들이 소화해 냈으며 

외모지상주의라는 고정관념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금발의 9등신, 전형적인 틀을 깨고 피부색과 외형에도 변화를 주게 된다. 

60년간 시대상에 맞게 바비가 진화를 거듭해온 결과 래퍼 바비와 통통하고 키 작은 바비까지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남자 바비인형이 있는 줄 처음 알았네....)






휠체어에 앉고, 의족을 한 바비까지 첫선을 보였다고 하는데 

그것이 단지 상품을 팔기 위한 전략적 측면만을 고려한 결과라고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어쨌든 시중에 나온 인형 중에 6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하며 

전세계 어린이들의 기대에 부응하려 노력한 인형은 바비뿐이 아닌가 싶다.(의족한 다른 인형을 본 적이 없어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사람들 각자의 주어진 환경과 상황이 다르다는 것까지 고려하며 

제품을 만드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흑인을 비하하는 광고로 물의를 빚고 집단 판매 거부 항의를 받기까지 하는 고가의 명품들도 못해내는 일을 

바비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의연하게 해내고 있는 듯 보인다. 


덧붙여 예순 먹은 바비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멋지게 말한다. 

"넌 무엇이든 될 수 있어(Yon can be anything)"

그러니 바비의 인생은 60부터 새롭게 시작일 듯 하다. 

200개 이상의 직업군을 또 다시 드러낼 60년이 바비 앞에 있다.


나 역시 바비처럼 말하고 싶다. 

3월 9일 생일에 부쳐

바비와 내 딸에게 ....

Yon can be anyth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