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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야구공을 보며 선행학습을 생각해 본다

 
 
 
 
 
 
 
 
 
 
 

프로야구가 시작되었다. 

프로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별 관심없는 사람들의 경우엔

프로야구 개막식은 언제인지, 프로야구 구단은 몇 개가 있는지, 떠오르는 유망주는 누구인지...등

전혀 모를 수도 있다. 

 

나 역시 별반 다르지는 않았는데 프로야구에서 쓰이는 야구공이 

일반 야구공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는 조금 관심이 갔다. 

 

공인구라고 불리우는 프로야구 야구공은 2016년부터 프로야구 경기에서 사용됐다. 

이전까지는 구단마다 각기 다른 공으로 경기를 하고, 

홈팀이 공을 준비해서 원정팀과 경기를 진행했다고 한다. 

그러나 매 경기마다 공이 다르다 보니 어떤 공은 멀리 튕겨 나갈때 

다른 공은 덜 튕겨 나가는 경우가 생겨서 

일정한 기준에 따라 규격화된 공을 쓰기로 결정한다. 

 

특히나 올해는 공인구의 둘레를 지난해보다 1mm. 무게는 1g 더 늘렸다고 한다.

(둘레는 234㎜, 무게는 147g).

그 이유는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 정규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홈런(1756개·720경기)이 나오면서 

공 때문에 타자의 타율은 높아지고, 투수의 방어율은 낮아진다는 '타고투저' 현상이 문제로 

지적되었기 때문이다. 

 

 

 

 

공의 크기와 무게를 늘일 경우 반발계수(공이 튕기는 정도)는 낮아지기 때문에 

작년에 비해 공이 덜 튕겨서 고질적인 '타고투저'현상을 시정할 수 있다고 한다. 

(개막식에서부터 홈런이 터져서 바뀐 공인구에 의문을 던지는 사람들도 있으나,

일단 더 많은 경기가 진행되고 난 뒤에 결과를 통합적으로 분석해 볼 일이다.)

 

어쨌든 나는 육안으로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1mm와 1g의 차이만으로도 

타율이나 방어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눈길이 간다.

 

처음부터 아주 커다란 차이를 가진 채 시작되는 일은 상식적이지 않다.

야구선수도 아마와 프로가 나뉘어 있고

운동경기에 따라 체급이 나뉘어져 있는 것만 봐도

공정한 경쟁이란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끼리

그 실력을 견주어 볼때 의미있는 것이다. 

기량과 체력이 월등한 선수가

일반인을 상대로 경기에서 이겼다고 우쭐해할 수 없잖은가.

 

나이별 학년이 정해진 것도 

20세 이상 남자가 군복무를 하는 것도

회사에서 신입사원과 경력사원을 구분하는 것도

나름 공평하고 공정한 사회구성원들간의 약속인 것이다.

 

중등교실에 고등학생이 들어와 성적 탑을 찍는 일은 없고,

성인이 되지 않은 어린 아이를 군대에 보내는 일도 없고,

신입사원 모집에 경력사원이 지원할 수도 없다. 

 

완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하여

치열한 자유 경쟁 속에 섞이기 전까지

정해진 일정 집단 사회에는 나름의 안전장치와 룰이라는 게 있어왔다. 

어린 사람, 약한 사람, 몸이 불편한 사람 등...

안전을 보장해 주어야 할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합의라는 게 있어 온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런 것이 다 깨져버린 듯 한 느낌이 든다. 

초등 교실에 중학생이 앉아 있고

중등 교실에 고등학생이 앉아 있다. 

학년 파괴자가 등장한 것이다.

선행학습이라는 무기로 무장한, 

동급생의 모습을 한 선배가 말이다. 

 

공정하지 못하다.

때론 비겁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쟤도 했으니까, 나도 해야지.

옆집 애가 했으니까, 우리 집 애도 해야지.

남보다 앞서려면 이럴 수 밖에 없지.

끝이 없다.

그렇게 시간과 형편이 되는 사람들이

전부 출발선에서 야금야금 앞으로 나가 출발 준비를 한다면

철저하게 출발선 금 조차 밟지 않으며 대기하던 사람들은

결국

무엇이 되며, 

어떻게 되는 것일까.

 

우리의 인생이, 

아이들의 교육이

프로야구보다 못한가.

 

프로야구 게임에서

타고투저 현상을 줄이기 위해 

야구공 크기와 무게를 1mm,1g 조정하여

반발계수를 낮추는 그 노력이...

왜 우리나라 교육 제도에서는

빛을 발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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