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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35개월 배변 훈련이 쉬운 일이던가.


딸아이도 35개월을 전후하여 아기 변기에 앉았었다.

아이가 걸음도 말도 또래보다 늦었기에 배변도 늦을거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늦다"라는 말은 맞지 않는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내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늦은 게 아니었다.

그저 내 아이는 자신의 속도에 맞춰 살아가고 있던 것이었다.


35개월 전에는 배변을 부드러운 기저귀에 하고 싶다는 욕구만을 고집하고 싶었던 거다. 

차갑고 딱딱한 변기에 보들보들한 아기 자신의 궁둥이가 닿는다는 것은.

굉장히 낯설고 충격적인 경험일 것 같다. 

내가 아기라도 절대 기저귀를 떼고 싶지 않을 듯하다.

아,, 솔직한 얘기로

똥, 오줌 싸는 것도 또래별 평균 월령이라는 것이 있단 말인가?

아기 본인의 조절 능력이 되면 약간의 차이일뿐 결국은 대부분 배변훈련이 된다.

그저 내 아이가 기저귀를 더 편안해 하면 기저귀를 찬 채로 

아기 변기를 장난감처럼 좀 더 오래 가지고 놀게 하면 된다.


꼭 어린이집 다른 아이들처럼 내 아이도 기저귀를 떼고 돌아다녀야 하는건 아니다. 

나는 이 과정을 10여전 전에 벌써 끝내기는 했지만, 

젊은 엄마들의 배변훈련 걱정을 괜한 걱정쯤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맘때 아이의 발달 상황은 제대로 성장하여 

한명의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질테니까 말이다.

아이가 ' 쉬, 응가' 라는 표현을 이해하고, 배변간격이 규칙적이고, 

아기용 변기에 도착할때까지 참을수있고, 혼자 서거나 앉을 수있다면 

배변 훈련을 시작해도 된다는 신호라고 한다.

그때쯤 천천히 예쁘고 귀엽고 앙증맞은 변기에 앉히면 된다. 

그전까지 그 예쁘고 귀엽고 앙증맞은 변기 녀석과 친구로서 동거동락할 

충분한 시간을 주는 센스쯤은 부모가 갖추고 있어야 한다.

사실....똥, 오줌 가릴 수있으면 유아기의 아이가 할 일은 거의 다 한 것 아닌가.

그것도 못가리는 어른들이 얼마나 많은데.

35개월... 배변가능.

그거 절대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 아이도 이런류의 변기에 앉았었는데....

잘못 앉으면 허벅지의 부드러운 살이 변기의자와 소변통 사이에 끼어버리는 불상사가 생긴다.

그 고통은 상상초월인지 사이렌소리같은 울음을 절대 그치지 않았다.

그렇게 아기변기에게 호되게 당하고 나면 배변훈련은 물건너 가는 것이다.

그러니 내 아이에게 딱 맞는 안전한 물건을 사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며 책임인 거다.

아 진짜.... 부모 노릇 힘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