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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겸손한 마음

블랭크 타임 활용으로 내 안에 스승 모시기 2년 전쯤 친구를 만나러 압구정동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약속 시간 보다 너무 일찍 도착을 하는 바람에 맥도널드에 들렀어요. ​그때만 해도 달달한 것들을 입에 달고 살 때였거든요. 갓 튀겨낸 애플파이랑 커피 한 잔을 마시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점심시간이 다가와서인지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았는데 카운터에 갔더니 주문을 안 받는 거예요. ​점원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봤더니 자동 주문기가 있더군요. 요즘 이야기하는 무인 자동화 시스템 '키오스크'라는 것이었죠. ​제 키 보다 더 큰 기계에 스크린이 떠 있고 메뉴를 선택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 ​ ​ ​ 저는 햄버거를 먹을 게 아니었기 때문에 디저트류에서 커피를 선택하고 나서 원하는 애플파이를 찾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애플파이가 안 보이는 거.. 더보기
세상의 현남오빠들에게 고함 ​ 저는 사람에 대한 편견을 갖는 타입은 아닌데요. 똑똑하면서 경직되어 있는 사람은 약간 거리를 두며 찬찬히 살펴보는 편입니다. ​유능하면서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사람들 중에는 종종 자기 사고 안에 갇혀 타인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휘두르려는 이들이 있거든요. ​그런 사람을 만나면 철저히 거리를 두고 대해야 피해가 적습니다. 자칫 가까워져 버리면 '나 자신이 무능한 사람'으로 전락되는 건 시간문제거든요. ​유능감에 젖어있는 사람에게 보통의 타인들은 거의 다 모자라거나 부족하거나 보호가 필요하거나 제재를 가해야 할 존재로 밖에는 보이지 않나 봐요. ​그냥 내버려 두면 그럭저럭 잘 살아갈 타인들에게 자신의 유능감을 앞세워 지적질과 잔소리, 설교, 야단, 비난 등을 일삼습니다. ​그 유능한 존재가 나의 부모, 나의.. 더보기
10년 뒤를 생각하며 지금을 살아가야겠어. ​ ​ ​ 매년 10월이면 전 세계 과학 기술계가 떠들썩해집니다. 바로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는 시기이기 때문인데요. 노벨상은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문학, 경제학, 평화 등 각 부분별로 인류 복지에 가장 구체적으로 공헌한 단체나 개인에게 해마다 주어집니다. ​우리나라의 김대중 대통령도 2000년에 노벨 평화상을 받으셨죠. ​이 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스웨덴의 화학자 노벨의 유언에 따라 1901년부터 노벨의 유산을 바탕으로 수상자들을 배출해 내고 있습니다. ​노벨이 처음 다이너마이트를 만들었을 때에는 광산에서 사용했었는데요. 그 용도가 차츰 변질이 되어 전쟁에서 살상 무기로 둔갑해 버립니다. 그러자 노벨은 자신의 잘못된 발명으로 인한 일이라 자책하면서 노벨상과 평화상 등을 제정했다고 해요. 1.. 더보기
계단 오르며 필사하는 참새같은 삶 ​ 참새와의 경쟁을 다짐했던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계단 오르기를 했습니다. 경쟁이라는 단어가 싫어서요. 아무래도 저는 참새와 친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제까지 26일을 올랐는데요. 여전히 계단을 오를 때마다 힘들고 숨차요. 이건 아마도 계단을 오르는 한 지속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힘든 게 싫으면 그만두면 되는데 그러면 체력이 절대 키워지지 않겠죠. 더 골골대며 힘들어할 상황이 닥칠 것을 아니까 포기도 어렵습니다. 저는 뜨거운 감자 하나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요. 매일 어쩔 줄 몰라 하면서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오른손에서 왼손으로 감자 옮기기에 바쁩니다. ​그러다 보면 감자가 식던지, 손바닥이 뜨거움에 익숙해 지든지 하겠죠. 너무 뜨거워 실수로 감자를 흙바닥에 떨어뜨렸다고 해도 툴툴 털어내고.. 더보기
우리 모두의 쓰레기가 누군가에게는 고통이란 걸. '인천 시민시장 대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주 '수도권 매립지'에 대한 사전 교육을 받았고 정보를 찾아보면서 관련 내용들을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불합리한 점들이 여러 가지 눈에 보이더군요. 현재 인천시 서구에 위치한 '수도권 매립지'에는 인천뿐만 아니라 서울과 경기도의 쓰레기까지 모두 반입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인천의 쓰레기는 19%에 불과하고요. 나머지는 서울과 경기도가 각각 42%, 3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천시 서구의 주민은,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쓰레기까지 자신들이 사는 동네 근처에 매립하는 부당한 상황을 30년 가까이나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 ​인천시에서는 인천 서구의 수도권 매립지가 만료되는 시점인 2025년부터 다른 지역의 쓰레기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면서 .. 더보기
나의 단골 미용실 이야기 예전 서울에 살 때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주택가 어느 골목에서 미용실을 하나 발견했었어요. 동네 아줌마들이 사랑방처럼 드나드실 것 같은 미용실이었는데요. 미용실 앞에 화분들이 많이 있었어요. 하나같이 싱싱하고 꽃들도 활짝 펴서 계속 들여다봤습니다. 집에서 제가 키우던 화초들이 시들시들하던 때라 더 눈여겨본 것 같아요. '내가 키우는 건 안 자라는데 동네 골목길에 막 내놓은 화분들은 왜 이렇게 잘 자라?' 궁금했어요. ​ ​ 마침 머리카락도 자를 때가 되었기 때문에 미용실 문을 열고 안으로 고개를 살짝 밀어 넣었는데요. 미용실 안에 사람들이 꽤 있더군요. 물론 다 동네 사람들이었지만 파리 날리는 미용실은 아니니까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저는 미용실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고 있었거든요. 마트 안에.. 더보기
조타기를 돌릴 시간. 28초! 성장 스토리의 전형. 문제아에서 성공한 CEO 저는 성장 스토리를 좋아합니다. 나이가 들어도 동화 같은 캐릭터의 성장사에 관심이 많아요. 자기계발서든 소설이든 심리학 책이든 힘든 상황을 뚫고 일어선 주인공의 이야기는 참 매력적입니다. ''1일 1행의 기적'을 읽기 몇 달 전 '일독 일행 독서법'으로 미리 만났던 유근용 작가의 삶은 참으로 고통스러웠습니다. ​부모 이혼 후 새엄마의 모진 매질을 견디던 어린 소년은 고등학생 때 폭주족으로 변해서 경찰서를 제 집 드나들 듯 했거든요. ​그의 말로는 돈만 주면 다닐 수 있다는 전문대에서 1.7의 학점으로 날마다 헤맸다고 합니다. 그러던 그가 일생일대의 기회를 군대에서 맞이하게 돼요. ​유명 대학을 다닌다는 같은 동기, 이등병에게 자극을 받게 된 거죠. 유근용 작.. 더보기
영흥도. 슬픈 왕족의 운명 ​ 추석 연휴 때 바람 쐬러 살짝 다녀온 영흥도에는 가볼 만한 곳들이 여러 군데 있었습니다. 영흥도(靈興島)는 '영혼이 흥하는 섬'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낭만적인 섬으로 알려져 있지만 유래를 살펴보니 저는 조금 슬퍼지더군요. ​고려 말의 왕족이었던 익령군 왕기가 고려의 기운이 쇠퇴해짐을 느끼고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사람 하나 없는 곳으로 도망갈 생각을 합니다. ​성과 이름을 모두 바꾸고 가족들을 데리고 배를 탔는데요. 왕족이 배를 몰아 봤을 리 없었겠죠. 파도에 쓸리고 뱃길을 잃어버리고 죽을 고생 끝에 다다른 섬이 바로 이 영흥도였다는 겁니다. ​이 영흥도는 당시 왜구의 노략질이 심했던 곳으로 사람이 살지 못하는 곳이었는데요. 왕기 입장에서는 그런 것을 가릴 처지가 아니어서 무인도나 다름없.. 더보기
소설의 첫 만남. 스마트폰에 익숙해지면 글을 빨리 읽게 된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스크롤을 내려가며 필요한 부분만 선택해서 읽으니까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웹툰이나 웹 소설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더 빨리 읽는 것처럼 여겨질 거예요. 아이들이 그림책에서 동화책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글자가 빼곡히 있는 페이지들을 읽기 버거워 할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는 무조건 읽힐 것이 아니라 글 중간중간 그림이 있는 책들을 배치해서 글자만 있는 글줄 책이 힘들지 않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지식 정보책을 읽히고 싶은 엄마들의 마음이 앞서는 바람에 이야기책(창작 동화)이 배제되어 버리면 아예 책 읽기에 흥미가 없어져 버릴 수 있어요. ​평생 학습만화만 읽을 수는 없고요. 그림책 단계에서 동화책, 소설책으로 자연스럽게 넘어.. 더보기
상처보다 나를 크게 키운다. 낭중지추(囊中之錐), 당신은 어디서든 송곳처럼 빛나는 사람.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환경의 중요성을 이야기 한 것인데요. 좋은 환경에서 유복하게 자랐다고 해서 모두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죠. 어려운 환경에서도 특출하게 도드라진 사람이 나올 수 있습니다. 아웃라이어라고 해야 할까요?! 다른 사람들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사람.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언제 어디에서도 존재가 드러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바로 김윤나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가 쓴 두 권의 책을 읽고 강연까지 듣고 난 후의 느낌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베스트셀러 '말그릇'이 '나와 타인과의 관계'에 중점을 둔 책이라면 최근작 '당신을 믿어요'는 '나의 아픔과 상처'를 마주 보고 극복하는 데에.. 더보기
참새, 너 딱 기다려!!! 정말 엉겁결에 시작한 계단 오르기. 어제까지 19일 동안 했습니다. 이렇게 코가 꿰어서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처음 열흘간은 매일 포스팅 한 마지막에 인증 사진을 첨부했는데요. 시간도 걸리고 포스팅 내용과 동떨어진 스톱워치 사진이 주책맞아 보이기도 해서 안 올렸습니다. ​ (생략) ​(생략) ​ 아침나절에 오르면 좋겠지만요. 아직까지 그 정도로 계단 오르기를 사랑하지 않아요. ​하루의 일과 중 미룰 수 있을 만큼 미루다가 밤 9시에 '그냥 잘까?' '계단 올랐다고 살짝 믿고 그냥 자자.' ​그런 비양심적인 마음의 소리와 마주합니다. ​그럴 때마다 급반성하고요. 옷 갈아입고 나가요. 산책이고 뭐고도 없습니다. 그냥 오로지 계단만 올라와요. ​5분을 전후한 시간. ​딱 그만큼의 시간을 오르고 나면요. 세.. 더보기
애초에 하지 않아도 될 노력 ​ 저희 딸아이는 초등학교 입학 당시 집에서 꽤 거리가 떨어진 학교를 다녔습니다. 작고 아담한 학교 뒤에는 산이 있었고 교정에는 연못이 있었어요. ​남편이 등산 갔다가 그 모습에 반해서 아이의 첫 학교로 점을 찍었습니다. 자연친화적인 학교에서 아이가 뛰어놀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모양인데 학군이나 학업 성취도 같은 것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저도 그러자고 했어요. ​그때 간과한 사실이 하나 있었는데요. 아침마다 아이를 학교로 실어 나르고 끝나면 데리고 오는 일이었어요. 쉽지 않은 그 일을 저는 5년 동안 했습니다. 제 친구들은 저를 보고 그랬어요. '실어 나르는 모양새를 누군가가 보면 아이가 8학군 학교에 다니는 줄 알겠다고요.' 유별나다는 얘기였겠죠. ​​ 저희 아이가 다녔던 학교는 8학군과는 전혀 상관이.. 더보기
잘난척 금지. 지식의 저주 친구랑 만나면 하는 이야기 친구 중 한 명은 20여 년 전쯤 미국으로 갔어요. 대학원 공부를 마치면 돌아올 줄 알았는데요. 취직도 결혼도 다 그곳에서 하다 보니 한국에 들어올 일이 없게 된 거죠. ​어쩌다 한 번씩 한국에 옵니다. 그러면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끝에 가서는 서로의 가족에 대해서 말을 하게 돼요. ​친구는 한국에 계신 부모님 걱정이 많아요. 친구는 남매인데 오빠도 미국의 타 지역에 살거든요. ​둘 다 공부를 하러 갔다가 그곳에서 직장을 구한 케이스여서 삶의 본거지가 미국이 되어 버린 겁니다. 그러니 한국에는 부모님 두 분만 남아 계세요. ​20년 동안 자식 둘을 만나러 몇 번씩 미국에 가시기는 했지만 한국을 떠나서 사실 생각은 없으셨나 봐요. ​IT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휴대폰이며 P.. 더보기
도전의 결과는 성장과 성공뿐. 실패란 없다. 나이로 가늠할 수 없는 그 사람만의 깊이라는 게 있어요. 사람의 내공은 나이와 상관이 없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됩니다. 청년인데도 생각이나 행동이 어른들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들을 만날 때 그런 생각이 특히 더 들어요. 나이에 비해 성숙한 사람들은 삶에 계속 질문을 던지면서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삶을 잠시도 내버려 두지 않아요. 멈추지 않고 어딘가로 끊임없이 걸어 나갑니다. 급하게 뛰지는 않되 절대 그만두지도 않는 것이 그들만의 강점이지요.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의 김수영 작가가 얼마나 유명해졌는지 잘 모르고 있다가 최근에 책을 읽었어요. 화려하게만 보였던 그녀의 스펙들이 사투에 버금가는 각고의 노력 끝에 이루어진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주 오래전 '소녀 김수영'을 T.. 더보기
국제 도서 주간 릴레이 ​ ​ ​ 저는 '국제도서주간 릴레이'라는 문구를 얼핏 보고서 '국제도서전 참가 릴레이'라고 착각했어요. 코엑스에서 하는 도서전인가 보다 했는데 그게 아니었네요. 2012년부터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의 SNS를 통해서 확산된 일종의 놀이 같은 이벤트라고 합니다. 자신이 읽고 있는 책이나 읽으려고 하는 책의 한 구절을 적음으로써 서로 책읽기를 독려하고요. 블로그 포스팅도 하는 1석 2조의 이벤트예요. ​이웃님들의 말씀에 따르면 아이스버킷 챌린지 규칙과 비슷한데요. ​지인에게 지목을 받게 되면 '책의 한 줄을 소개'한 후 또 다른 사람 3명을 지목하는 겁니다. 그러면 지목받은 3명이 각자 자신의 이웃이나 친해지고 싶은 이웃을 지목할 수 있어요. ​포스팅의 링크를 복사해서 자신이 지목한 사람의 블로그에 가서 댓..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