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겸손한 마음

기울어진 의자 바로 세우기 기울어진 플라스틱 의자에서 삶을 배웁니다. ​ 8월 여름휴가 때 강촌 엘리시안에서 새벽마다 일어나 산책을 했었는데요. ​숙소 앞 잔디밭에는 맥주를 팔고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야외공연 무대가 설치되어 있었죠. 테이블과 의자도 꽤 많았답니다. ​새벽에 보니 의자들이 전날 밤과는 다른 모습으로 놓여있더라고요. 처음 한두 개 봤을 때는 누가 일부러 장난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잔디밭에 있는 모든 의자가 테이블을 중심으로 전부 기울어져 있더군요. ​ ​ 추측해보건대 아침 이슬 때문 같았습니다. ​밤새도록 내려앉는 이슬로 인해 의자가 축축해지면 일일이 닦아줘야 할 텐데 의자를 기울여 놓음으로써 자연스럽게 물기를 빼내는 거죠. ​낮 동안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나머지 물기 한 방울 조차 사라져버리고 나면 .. 더보기
공짜로 만화책 보기- 만화박물관 이제 만화책 구경 좀 하고 가시겠습니다. 한국만화박물관의 핵심 장소는 바로 2층의 만화도서관이 아닐까 싶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만화와 만화 관련 대부분의 자료를 구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반만화. 번역만화. 성인만화. 웹툰 등등 거의 모든 분야의 만화책이 총망라되어 있습니다. ​ ​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캔디 캔디'도 있더군요. 어릴 때 '캔디 캔디' 만화책을 전권 구비하여 날마다 봤었는데 리뉴얼 된 표지가 눈에 띕니다. 속은 여전히 흑백이더군요. 슬램덩크도 있습니다. ​ ​ 금잔디. 구준표의 사랑 이야기. 꽃보다 남자도 있고요. ​ ​ 원피스 시리즈는 서가 한쪽을 다 차지합니다. ​ ​ 다른 만화책들도 너무 많아서 만화매니아들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곳입니다. ​ ​ 웹툰으로 연재된 만화들도 .. 더보기
며느리의 반보기 ​ 친정 엄마도 내 마음대로 볼 수 없었던 시절. 반보기로 마음을 달래요. 추석 연휴, 가족분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고 계시나요?^^​ 옛날에는 한 번 시집온 며느리들의 친정 나들이가 여의치 않았었죠. 명절 때 시댁 행사 준비해야 하는 며느리로서는 친정어머니 얼굴 한번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웠을 거예요. ​추석 지나 바쁜 일이 잦아들면 비로소 시간이 조금 납니다. 며느리들이 짬을 내어 친정어머니를 만날 수 있는 때가 온 거죠. 시집간 딸이 친정에 가서 부모를 뵙는 것을 '근친(覲親)'이라고 하였는데요. 이것을 '온보기'라 불렀다고 합니다. 친정 부모님을 하루 종일 볼 수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 모양이에요. ​​ ​ ​ 거리가 너무 멀 경우에는 당일 안에 돌아올 수 없기에 친정과 시댁의 중간지점.. 더보기
풍요로운 한가위 되세요 ​ 민족 대명절 추석, 마음도 넉넉해지는 한가위 되세요. ​추석 즈음 여기저기에서 전해져오는 문자만으로도 벌써 넉넉해지는 기분입니다. 추석은 가을 추, 저녁 석. 가을 저녁을 가리키고요. 그중에서도 음력 8월 15일. 가을 달빛이 절정에 이른 밤을 뜻하는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이지요. 한가위라고도 불리는 데에는 크다는 뜻의 '한'과 가운데라는 뜻의 '가위'가 합쳐져 8월의 한가운데에 있는 가장 큰 날을 나타냅니다. 추석이든 한가위든 그 명칭만으로도 가을날의 넉넉함이 고스란히 느껴지지요. ​더위가 가시고 추위는 오기 전이라 계절상으로도 더없이 만족스럽게 여겨져서 옛 어른들은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말씀하셨던 것 같습니다. ​ © gkumar2175, 출처 Unsplash ​ 저 어릴 때만 해.. 더보기
평균을 벗어나라 지금 못 걷는다고 앞으로도 못 걸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마. 결국엔 걷는다. © CoolPubilcDomains, 출처 OGQ ​ 토드 로즈가 쓴 에는 '평균'이라는 오래되고 고질적이며 잘못된 관념을 깰 다양한 사례들이 나와 있어요. 그중에서 '걷기'와 관련된 이야기가 당연히 제 눈에 띄었습니다. 걷기는 누구나가 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인간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하죠. 제가 15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예를 들면 뒤집기, 배밀이, 기어 다니기의 과정을 거친 후 걷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여기기 쉽습니다. 캐런 아돌프라는 여성 과학자는 이처럼 걷기에 정상적인 경로가 있어야 마땅하다는 가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섭니다. 캐런 아돌프는 28명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기어 다니기 전부터 걸음마를 떼는 날까지의 발달 .. 더보기
폰 베드. 휴대폰 잠 재울 시간. '공감'도 좋지만 '폰 베드(phone bed)'도 필요해 만약 체력만 허락했다면 저는 강력한 호기심 때문에라도 인스타그램을 기웃거렸을 겁니다. 인스타그램은 블로그 보다 '공감'의 중요도가 더 높은것 같더군요. 블로그는 댓글로 서로의 생각을 나름 교류할 수 있지만 인스타그램의 댓글은 블로그만큼은 아닌 모양입니다. 그러니 '좋아요'에 더 의지하게 되는가 봅니다. '좋아요'개수, '공감'의 개수에 연연하다 보면 얼마 전 블로그 방문자 수에 연연했던 저처럼 집착하는 순간이 올 것 같습니다. ​​ © socialcut, 출처 Unsplash 그렇게 집착의 상황으로 나를 몰아넣지 않기 위해서 강제적으로 휴대폰과 나를 분리하는 방법. 그것이 바로 '폰 베드(phone bed)´라고 해요. 인터넷 미디어 의 공동 설.. 더보기
인격에서 우러나온 일 ​ © Engin_Akyurt, 출처 Pixabay ​ 저는 일하고서 돈도 못 받는 바보가 맞을까요? 예전에 한 매체의 부탁으로 원고를 써서 보낸 적이 있었어요. 애초에 적은 원고료였지만 부탁받은 일인지라 정성껏 글을 썼습니다. ​원고료는 통장으로 보내준다고 하더군요. 믿었죠. 따로 확인도 하지 않았어요. 몇 달이나 지나 다른 은행 업무를 보다가 원고료가 지급되지 않은 사실을 알았습니다. 한두 번 문자를 남겼지만 답이 없더군요. ​당시 저는 전화도 안 했고 더 이상의 문자도 보내지 않았어요. 그것으로 끝을 냈어요. 그 후에도 유사한 상황이 생길 것 같으면 제가 손해 보는 쪽을 택하고 더 이상의 미련을 두지 않는 것으로 마음 정리를 해왔습니다. 살다 보니 많은 경험을 하게 되고 그때마다 깨달음이라는 별들을.. 더보기
딸이 보낸 문자 ​ 딸아이가 저한테 보냈던 문자들을 살펴볼 때가 있습니다. 저는 맥시멀리스트라서 딸아이 문자를 안지우고 다 가지고 있어요. 굳이 삭제해야겠다는 생각이 없다보니 계속 쌓이기만 하는데요. 나름 장점도 있습니다. ​ 문자를 보면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디를 갔는지, 기분이 어땠는지 등등 짧은 글 속에서도 아이의 모든 것이 다 느껴지거든요. 서로 주고 받은 문자와 사진을 보니.... 우리들의 문자는 모녀가 같이 쓴 '간단일기'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 강아지는 무섭지만 귀엽기도 하니까요. 딸아이는 저한테 귀여운 동물 사진들을 문자로 자주 보내줍니다. 인형같은 눈망울의 동물 사진을 보면 저도 모르게 감탄할 때가 있어요. ​ ​ 날씨에 따라서 보내주는 동물 사진도 다양한데요. 더운 날은 요런 모양새로 차.. 더보기
88연승의 존 우든 감독 유명 감독이 고작 양말 신는 법이나 알려준다고? © FotoRieth, 출처 Pixabay ​ 명장 중의 명장으로 통하는 존 우든 감독은 작은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선수들에게 가장 먼저 가르치는 것도 양말 신기라고 합니다. 양말을 바짝 당겨 뭉치거나 접히는 부분이 없이 신어야 한다고 시범을 보이기도 하는데요. 그렇게 신어야 발에 물집이 잡히지 않는다는 거죠. 발이 아프지 않아야 집중해서 잘 달릴 수 있고 그래야 리바운드, 자유투, 수비를 할 수 있으니까요. 양말 신기에도 매뉴얼이 있으니 신발 신기, 신발 끈 묶기부터 손톱깎기. 머리카락 짧게 자르기, 윗옷을 바지 속에 넣기까지... 보통은 너무나도 사소해서 언급조차 하지 않을 부분들을 존 우든 감독은 중요하게 다룹니다. 그는 '세상에 애초부터.. 더보기
브랜든 버처드 인증 CHPC © Free-Photos, 출처 Pixabay ​ 며칠 전 제 이웃이신 민코치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민코치님은 코칭 전문가입니다. 와 의 저자이자 세계적인 자기계발 전문가인 브랜든 버처드에게 직접 교육을 받은 우리나라 최초의 CHPC(Certified High Performance Coach)입니다. ​ © dmey503, 출처 Unsplash ​ '자신의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보통 사람이 1인 기업가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동기유발 저서. 를 읽었던 저는 우연히 민코치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두세 달 전쯤 제가 참여하고 있는 오픈 단톡방에 민코치님이 무슨 공지글을 올리셨는데요. 읽은 분들은 많으신 것 같은데 답글이 없는 거예요. 답글을 바로 달고 민코치님의 블.. 더보기
블로그 과몰입 증후군 제 인생에 블로그 글을 홍보하는 날이 올 줄 몰랐습니다. 요즘 저는 새벽 4시를 전후해서 기상합니다. 기상하자마자 단톡방에 모닝 인증하는 것을 아직도 깜빡하는 날이 있긴 하지만 6월 이후 석 달 넘게 새벽 기상을 유지하고 있어요. 전형적인 올빼미족으로써의 삶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거의 반평생을 새벽 1-2시 취침 모드로 살아왔기 때문에 조금만 느슨해져도 저는 그 옛날의 저로 돌아갈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날마다 '조금 더 자도 된다'는 환청도 들리고요. '1일 1포는 하루에 한 번쯤은 포기해도 된다'는 소리로 재해석 되기도 합니다. 자꾸만 제가 나태해져도 될만한 상황들을 만들어 스스로에게 변명하도록 하네요. 누가요? 바로 제가요. ​저는 굉장히 나약한 인간형이라서 누구의 말 한.. 더보기
엄마와 아이 사용법 '엄마사용법'이 던진 질문들 '엄마사용법'은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 생명장난감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어요. 잘못 조립되었다는 이유로 불량품이라는 이유로 생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려지고 단순 처리되는 과정을 보여 줍니다. 동화 속의 이야기들은 현실의 유기동물 증가와 결을 같이 합니다. 또한 '엄마'의 역할에 대한 고민도 하게 합니다. 생명장난감인 '엄마'는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아이를 깨우는 일을 합니다. 그 안에는 '소통'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어요. 생명장난감에는 원래부터 '마음'이라는 중요 요소가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 저 역시 생명장난감 '엄마'처럼 공감 없이 아이를 대했던 적은 없었을까. 돌아보게 됩니다. 아이에게 충분히 .. 더보기
옵션 B. 또 다른 선택. 벼랑 끝까지 직진만 하실 건가요? 저는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잘 못합니다. 특히나 운전하면서 내비게이션의 안내까지 듣는 걸 어려워해요. 예전의 내비게이션은 요즘 것 보다 가늠하기가 더 힘들었어요. '전방 800미터 앞에서 좌회전'이라고 하면 800미터가 얼마만큼인지도 몰라서 바로 눈앞에 보이는 좌회전 신호에서 매번 핸들을 돌리곤 했지요. 딸아이 어릴 때 병원에 들렀다가 간단하게 점심 한 끼를 먹으려고 칼국숫집을 찾아 운전을 한 적이 있어요. 최종 목적지에 분명 가게 이름을 설정해 놓았는데도 잘 못 찾겠더군요. 처음 가는 길은 언제나 헤맸습니다. 길치인 저는 그럴 때마다 차를 도로 위에 버려두고 버스 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운전 부적응자의 현실 도피 심정이었죠. 적당한 곳에서 좌회전을 못하면 계속.. 더보기
성장하는 어른은 겸손하다 내 친구는 '바람풍'과 사귈 수 있었을까? 아주 오래전 일입니다. 친구 중 한 명은 소개팅할 때 늘 남자의 외모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이것저것 다른 것 다 필요 없이 키 크고 잘생기면 된다고 했습니다. 친구가 소개팅에 나가서 성공한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언제나 자신의 이상형과 맞지 않는 이상하게? 생긴 사람만 나온다고 툴툴댔습니다. 몇 번 듣다 보니 친구가 좀 한심스러워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연애를 못하지... 속으로 험담도 했으니까요. 이 친구가 고등학교 연합 동문회에 나가게 됐는데요. 신입생 환영파티에서 이상형을 딱 만나게 됩니다. ​근데 그 이상형이 자신의 동기나 선배였으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게 후배였던 거예요. 그것도 무려 네 살이나 어린 후배. ​지금이야 연상연하 커플이 아주 많.. 더보기
취미 변화도 반가워 30년 전쯤 스키동아리 친구들이랑 여행갔다가 스키를 배웠어요. ​저는 몸치에다가 전형적인 운동부족형 인간이었는데 같이 간 친구들이 전부 스키타러 가는 바람에 엉겁결에 타게 됐습니다. ​딱 하루 타고 정말 온 몸에 피멍이 들었는데요. 그렇게 호되게 구르고나니 정이 뚝 떨어지더라고요. ​다시는 안타야지 했는데...매사 뭐든 죽기 살기로 하는 전투력 만랩인 저희 큰언니한테 걸려서요. 매년 겨울이면 온동네 스키장에 끌려다니면서 언니에게 스키를 배웠어요. ​그러다보니 겨울에는 늘 스키를 타고 있었고 어느새 얼추 취미처럼 되어 있더라고요. ​10년 전쯤 이곳에서 딸아이를 엄마가 봐주시는 사이에도 언니들이랑 스키를 탔었어요. 그 때를 마지막으로 스키도 끊었습니다. ​저랑 절친한 후배가 다른 스키장에서 초보 스키어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