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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기울어진 의자 바로 세우기

 

 



기울어진 플라스틱 의자에서 삶을 배웁니다.

8월 여름휴가 때 강촌 엘리시안에서 새벽마다 일어나 산책을 했었는데요.

숙소 앞 잔디밭에는 맥주를 팔고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야외공연 무대가 설치되어 있었죠. 테이블과 의자도 꽤 많았답니다.

새벽에 보니 의자들이 전날 밤과는 다른 모습으로 놓여있더라고요. 처음 한두 개 봤을 때는 누가 일부러 장난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잔디밭에 있는 모든 의자가 테이블을 중심으로 전부 기울어져 있더군요.

추측해보건대 아침 이슬 때문 같았습니다.

밤새도록 내려앉는 이슬로 인해 의자가 축축해지면 일일이 닦아줘야 할 텐데 의자를 기울여 놓음으로써 자연스럽게 물기를 빼내는 거죠.

낮 동안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나머지 물기 한 방울 조차 사라져버리고 나면 의자는 '기울어져 있기'를 멈추고 '똑바로 서기'에 들어갑니다.

의자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사람들을 받아낼 자세를 취하게 되는 겁니다.

기울어진 의자를 보며 새벽 산책을 하는 동안. 저에게 온 지난 시련들은 제 안의 불필요한 것들을 빼내는 과정이었다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무엇인가를 채우려면 그만큼의 또 다른 무언가를 덜어내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걸 느낍니다.

비우지는 않고 채우기만 하는 그 '맹목적 채움'이 삶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무겁게 만든다는 것을 서서히 알아가고 있어요.

삶의 진리는 거저, 공짜로 알 수는 없었습니다.

대가를 치르고 얻어낸 귀한 진리는 가슴에 새겨서 온몸으로 실천하며 살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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