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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옵션 B. 또 다른 선택.

벼랑 끝까지 직진만 하실 건가요?

저는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잘 못합니다. 특히나 운전하면서 내비게이션의 안내까지 듣는 걸 어려워해요.

예전의 내비게이션은 요즘 것 보다 가늠하기가 더 힘들었어요. '전방 800미터 앞에서 좌회전'이라고 하면 800미터가 얼마만큼인지도 몰라서 바로 눈앞에 보이는 좌회전 신호에서 매번 핸들을 돌리곤 했지요.

딸아이 어릴 때 병원에 들렀다가 간단하게 점심 한 끼를 먹으려고 칼국숫집을 찾아 운전을 한 적이 있어요. 최종 목적지에 분명 가게 이름을 설정해 놓았는데도 잘 못 찾겠더군요. 처음 가는 길은 언제나 헤맸습니다.

길치인 저는 그럴 때마다 차를 도로 위에 버려두고 버스 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운전 부적응자의 현실 도피 심정이었죠.

적당한 곳에서 좌회전을 못하면 계속 직진을 해야 돼요. 그날 계속 직진만 하다가 집에 못 돌아갈 것 같은 불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뒷좌석에 앉은 어린 딸아이 데리고 자동차 기름 떨어질 때까지 달려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때쯤 눈물도 났어요.

                © cinegeek, 출처 Unsplash

좌회전으로 뜻밖의 행복을 발견하기도 해요.

죽을힘을 다해 가까스로 핸들을 왼쪽으로 꺾고 주행하는데 근처에 '아웃백'이 보였습니다. 구세주 같았어요. 헤매고 길 잃고 무서워 울다가 결국 주차장 넓은 아웃백에 도착했습니다.

그날 딸아이는 음식을 배부르게 먹었고요. 입맛 없는 저는 대충 거들었습니다. 저녁때 남편이 저희를 데리러 아웃백으로 와서 집으로 귀환할 수 있었어요. 다 추억입니다.

그날 저는 원래 계획이었던 '칼국수 먹기'는 수행할 수 없었지만 직진의 끝에서 결국 제 힘으로(이렇게 말하기 참 민망합니다만) 좌회전을 해서 '파스타 먹기'를 수행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놓고 보면 아웃백에서의 식사를 아이가 더 좋아했었고요. 행복한 결말이어서인지 그날의 사건은 유쾌한 해프닝으로 기억됩니다.

만약 불안한 상태에서 계속 직진을 했더라면 접촉 사고 같은 일이 벌어졌을 수도 있었고요. 두고두고 제 발목을 붙잡을 트라우마로 남아 운전 자체를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좌회전했던 그 옛날의 저를 칭찬합니다. 쿨럭 (이래서 운전이 전혀 늘지 않습니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면 아래 주소로~~

https://blog.naver.com/leeha517/221636990251

 

삶의 벼랑 끝에서 만나게 되는 옵션 B. 회복탄력성으로 나를 구원하다.

벼랑 끝까지 직진만 하실 건가요?저는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잘 못합니다. 특히나 운전하면서 내비게이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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