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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겸손한 마음

숨마쿰라우데로 살아가기 ​'숨마 쿰 라우데'라는 말을 25년 전쯤 들었던 것 같습니다. 유명 배우의 아들이 하버드에서 '숨마 쿰 라우데'라는 성적을 받았다고 해서 방송에 나온 적이 있었거든요. 최우등 성적을 '숨마 쿰 라우데'라고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 희한한 발음도 다 있다 생각했어요. ​그것이 라틴어였다는 사실에는 별로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 후 라틴어가 존중과 배려의 정신이 내재된 '지적이며 아름다운 언어'라는 이야기는 흘려듣듯 들었습니다. ​ ​​의 저자 한동일 교수님은 복잡한 체계성 때문에 라틴어를 배우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유럽의 인문계 고등학교 학생들에게도 라틴어 익히기는 어려운 모양인데요, 라틴어를 익히기 위한 노력과 끈기라면 어지간한 다른 공부들은 거뜬히 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선다고 해요.. 더보기
허구에서 벗어날 때 행복해진다 에는 세계 석학 8명이 말하는 인류의 미래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책에서 유발 하라리는 행복이란 객관적인 지표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기대치에 의해 좌우된다고 말해요. ​기대했던 것이 충족되면 행복하다고 느끼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불행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형편이 좋아질수록 기대치가 높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 되는 것이지요. ​심리학에 따르면 인간은 성취감이나 즐거움을 경험하면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누리고 싶어 한다고 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더 먹고 싶은 것이 자연스러운 반응이죠. 더 누리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 한, 만족하는 일은 없습니다. 개인은 물론이고 집단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인류는 석기 시대에 비해 수천 배 이상의 힘을 손에 넣었습니다. 그러나 수천 배만큼 행복해졌.. 더보기
무릎 꿇은 나무가 빚어내는 천상의 소리 ​스트라디바리우스는 18세기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와 그의 일가가 만든 세계 최고의 바이올린을 말합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600-700개 정도가 남아 있는데 수십억에서 수백억에 이를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고 하더군요.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가 바이올린 제작자가 된 데에는 나름의 필연적 이유가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꿈이 합창단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던 안토니오는 아쉽게도 목소리가 좋지 않았다고 해요. 몇 번의 시도 끝에 꿈을 포기합니다. ​곧장 바이올린을 연주하기로 하는데요. 이것도 여의치가 않았습니다. 안토니오가 연주하기만 하면 주변에서 그만하라고 말릴 정도였다니까 스스로도 많이 실망을 했을 겁니다. ​ ​노래와 바이올린 연주를 다 포기해야 했던 안토니오는 대신 그 열정을 바이올린.. 더보기
블로거들의 인연을 믿어요. 제 이웃님들 중에 두 분의 현직 중학교 선생님이 계세요. 테레사님과 안젤라님이신데요. 두 분을 독서모임에서 만났습니다. ​제가 7월 한 달 자유의지님 강의를 들으며 1일 1포스팅에 푹 빠져 있던 시기에 블로그 홍보단을 자처하며 많은 분들께 전파하고 다녔거든요. ​테레사님께서는 운동하시다 다리를 다치셨는데도 불구하고 저에게 블로그 기능 몇 개를 배우시기 위해 달려오셨어요. 그런데 단짝 친구이신 안젤라님께서는 시큰둥하시더라고요. ​"선생님, 블로그 하실래요? 그럼 제가 쉬운 팁 몇 개는 알려드릴 수 있어요." 그렇게 말씀드리며 안젤라님께 슬며시 다가갔어요. ​ 그랬더니 안젤라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리하님. 저는 됐어요. 저는 블로그 안 해요. 그런 건 안 할 거예요." 그러시는 거예요. 완전 단호박!!!! .. 더보기
40일을 했으니 100일도 할 수 있을 거야.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제 인생 여기저기를 뒤적여 봐도 '운동'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같은 행위를 매일 같이 반복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이틀에 한번, 사흘에 한번 하다가 전부 포기했었어요. '운동'은 내가 넘볼 수 있는 영역이 아니야 하면서 말이죠. 그랬던 제가 어제까지 40일간 21층의 계단을 날마다 올랐습니다. 중간에 한 번쯤은 빼먹고 싶은 유혹도 있었지만 겨우겨우 극복했습니다. 그건 제 노력만으로 된 건 아니에요. ​ 밤늦은 시간, 집에서 뭉그적대고 있으면 남편이 말해요. "당신, 계단 올라야지." "응?" "블로그에 썼잖아. 그래놓고 안 하면 사람들 속이는 거지. 빨리 갔다 와요." 그렇게 말하는 남편은 소파에 길게 누워 있습니다. ​ '아, 진짜.' ​​ 딸도 말해요. "엄마, 갔다 오면 내가 물.. 더보기
우는 소리 올해 6월부터 새벽 기상을 시작해서 5개월이 넘었습니다. 낮잠을 자는 한이 있어도 새벽 5시 전에 날마다 기상을 했어요. 6시를 넘겨 일어난 날은 한 두어 번 되는 것 같아요. ​새벽 기상의 장점은 하루가 일찍 시작된다는 것. 독서와 블로그 쓰기 등 집중이 필요한 일을 잘 할 수 있다는 것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반면에 늦은 밤까지 깨 있으면서 가질 수 있었던 느낌들은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 예전에 새벽 2-3시까지 잠 못 들고 깨어 있을 때는요. 주변이 다 조용하니까 귀가 예민해집니다. 식탁에 앉아서 잘 넘어가지도 않는 책만 펼쳐 놓고 있는데 무슨 소리가 들려와요. ​아득하면서도 미세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오는 겁니다. 처음에는 벌레가 기어 다니는 건가 해서 집안의 불을 모두 켜고 주방 바닥을.. 더보기
브런치 입성기 ​ 예전 어느때인가 다음에서 운영하는 '브런치'에 대해 몇 번 들어 본 적은 있었어요. 어떻게 하는 것인지 방법도 몰랐고 관심도 전혀 없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운영하면서 살림은 거의 돌보지 못할 정도로 바쁠때가 많았으니까요. ​그랬던 제가 '브런치'에서 활동한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그 사이 저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브런치로 가세요. 블로그를 더 잘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무렵 제 이웃 해피스완님께 '키워드' 강의를 듣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키워드'가 뭔지 도무지 모르는 저에게 하루 방문자 2000명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는 워킹맘이자 파워블로거, 해피스완님은 너무 대단한 존재로 보였거든요. 네이버 블로그를 조금 더 성장시키고 싶었던 저에게 해피스완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리하님,.. 더보기
이기고 시작하는 하루 ​ 지난번 국제 도서전 릴레이가 있었죠. 이번엔 이시하 리스트 릴레이라고 합니다. 블로그를 하다 보니 이런저런 릴레이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네요. ^^ 국제 도서전에서는 자신의 근처에 있는 책 52페이지, 5번째 줄의 문장을 찾아 적었습니다. 그런 행동들이 별 의미 없어 보일 수도 있어요. '그런 거 왜 하냐???' 혹은 '내가 무슨 책 읽는지 네가 왜 궁금한 건데???' 그러면 할 말이 없습니다. 질문에 꼭 대답할 필요는 없지만, 애초에 대답을 원천봉쇄할 작정으로 던지는 질문은 사람을 쓸쓸하게 만들어요. ​세상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다 기울이고 열심히 들어 줄 수는 없겠지만요. 최소한 주변 누군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귀도 기울이며 사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렇게 귀 기울여 들어주는 시간들.. 더보기
한때는 반짝였을 그들에게 ​ ​ 한때 사람들 머리 위로 비둘기떼들이 후드득 날아가면 얼른 집에 가서 샤워해야 한다는 소문이 돌 때가 있었어요. ​비둘기가 떨어뜨리는 각종 세균들로 인해 질병에 걸린다는 이야기도 있었고요. ​저도 당시에는 위생, 청결에 있어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웠던 때라 거리에서 비둘기를 만난 날은 더 정성껏 박박 씻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옛날 올림픽때나 각종 대회 때 '평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비둘기들은 어느 때부터인가 질병 유발자, 환경 오염자, 비호감 새의 전형이 되었습니다. 길거리에 떨어진 모든 것들을 먹어대던 비둘기는 결국 '닭둘기'로 불리는 수모를 겪어야 했죠. ​혹자는 대학 시절 선배가 끓여 준 삼계탕의 정체가 알고 보니 '비둘기'였다더라는 말로 듣는 사람들을 혼비백산하게 만들기도 했었습니다. ​ .. 더보기
서평이벤트 발표 어저께 제 책 '빨래하는 강아지' 서평 이벤트에 참여해 주신 여러 이웃님들. 감사합니다. 그렇게 많은 분들이 신청해 주실 줄은 몰랐어요. 47명이 댓글을 달아주셨더군요. 오늘 새벽에 일어나서 47명의 이름을 모두 쪽지에 써서 통에 넣고 한 명씩 뽑았답니다. 열 분의 이름은 아래와 같습니다. ​ ​ ​핑크무니님. 나침반님. 소우주님. 슈퍼노마드님. 민코치님. 리니쭈니맘님. 친절한 짱샘님. 꿈꾸는 정달리님. 마인드카소님. 스마일정쌤님 모두 10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해 주신 분들께 죄송해서요. 친척들에게 주려고 남겨놓은 5권의 '빨래하는 강아지'를 더 드리려고 다섯 분의 쪽지를 뽑았습니다. ​ ​ ​ 강남마님 헬레나님. 꿈별샘님. 아빠관장님. 감자고구마엄마 홍장금님. 유성을 기다리며님. 이렇게 다섯.. 더보기
제 책을 소개합니다 ​ ​ ​ ​ 이웃님들 중 아래의 사항에 하나라도 해당되시는 분들 계시다면 주저 말고 댓글 달아 주세요~ ​1. 우리 아이가 초등생이라서 동화책을 같이 읽고 느낀 점을 기록하고 싶다. 2. 해당되는 아이는 없지만 책 좋아하는 나는 동화책도 가리지 않는다. 3. 요즘 포스팅거리가 없었는데 이 동화책으로 대신하고 싶다. 4. '동화 작가 리하'가 과연 동화책을 쓴 사람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다. 5. '동화 작가 리하'의 동화에 대한 자기만의 생각이 궁금하다. ​ 이웃님 열 분께 제 책 '빨래하는 강아지'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여기까지가 이벤트 관련 내용입니다. 바쁘신 분들은 여기까지 읽으시고 아래 댓글 달아주시면 됩니다. ​​ ​ ​ '빨래하는 강아지'의 글은 제가 썼고요. 그림은 볼로냐 국제어린이 도서전의.. 더보기
인생의 문 앞에서 '너'처럼 버틸 거야 저와 딸아이 사이에는 우리끼리만 통하는 말이 있는데요. 일명 '허뿌자'입니다. '허리 뿌러진 자의 자세.' 즉 하루 종일 누워서 모든 일을 해결하려는 '뒹굴러'를 빗댄 말입니다. 한때 딸아이가 거실 바닥에 이불을 펴고 드러누워서 그 이불을 개키지를 않는 거예요. 이불이 카펫도 아닌데 내내 펴놓고 오며 가며 지근지근 밟고 다니다가 밤이 되면 또다시 쏙 들어가서 자는 생활. 이불 위에서 과자 먹다 흘리고 김밥 집어먹다가 손 쓱 닦고 크림빵의 크림 묻혀 놓고... 그때마다 울화통 터지는 제가 '허뿌자는 언제 사라지게 되냐?'고 물었어요. 어지간해서는 안 사라진다는 거예요. 그렇게 '허뿌자'로 살던 딸아이가 얼마 전 주섬주섬 챙겨서 자기 방 침대로 얌전히 돌아갔어요. 어제, 오늘 딸아이가 내려놓은 '허뿌자'의 .. 더보기
컨디션 난조 ​ 지난 2주간 컨디션이 아주 좋지 않았습니다. 고질적인 두통이 다시 시작되었고 어깨 결림, 근육통까지 '이때다!'하고 극성을 부렸어요. ​몸살감기 기운까지 거드니 바닥을 뚫어서 몸을 파묻어 놓은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상태가 별로였습니다. ​ ​그 와중에 가장 마음이 쓰였던 것은 '블로그'였습니다. ​'블로그'에 매일 글을 올리는 것은 머리를 막 쥐어짜내고 두들겨서 어떻게든 올렸습니다. 문제는 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의 댓글에 답글을 못 달고 이웃분들 블로그에도 거의 못 찾아갔다는 거예요. ​집중해서 이웃분들의 글을 읽어야 하는데 기운이 떨어지니 정신이 한 군데로 모아지지가 않더군요. 이전까지 이웃분들 블로그에 갔을 경우 글을 한 개만 읽고 나온 경우는 여태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자세한 내용은.. 더보기
꿈나무 대접을 해주세요. 홍대 근처 파스타 가게 중 '진짜파스타'라는 곳이 유명하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오인태 사장님의 선행 덕분이라고 해요. 몇 달 전 학생들에게 무료 파스타를 제공하겠다는 이야기가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면서부터였다고 하네요. 그 후 손님들의 자발적 홍보와 도움이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오인태 사장님은 어느 날 구청에 갔다가 '꿈나무 카드'에 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가게 매출이 떨어지던 시점이라 해결 방안으로 '꿈나무 카드 사업' 신청을 해보려고 했는데요. 그 절차가 상당히 복잡하고 까다로워서 결국 포기해 버리고 말죠.​ '꿈나무 카드'란 서울시 아동 급식 카드를 말합니다. 결식의 우려가 있는 만 18세 미만 저소득층 아동 및 청소년에게 제휴 식당과 편의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 카드를 지원하는 사업이.. 더보기
어머니의 칼자국 ​ 9년 전쯤 김애란 작가님의 책 을 본 적이 있습니다. 침대에 누워 책을 읽었던 이유는 스르륵 잠들기 위해서였어요. 당시 저는 새벽 2-3시가 되도록 잠을 못 이루는 날들이 많았거든요. 누워서 책을 읽으면 금방 잠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따라 한 거죠. 몇 장 읽다가 잠들 줄 알았는데요. 아마도 그날 밤을 꼴딱 새웠던 것 같아요. 책을 읽다가 하도 많이 울어서 크리넥스 반 통쯤은 쓰지 않았나 싶네요. 그러고 나서 친구들을 만났을 때 이야기를 했는데 친구 중 하나는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고 재미도 없었다는 겁니다. 같은 작품도 읽는 사람에 따라서 이렇게 느끼는 점이 다를 수 있구나. 약간 충격이기도 했지만 사람은 감동하는 순간과 방식이 외모만큼이나 제각각일 수 있으니까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 뒤에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