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의 생각

한때는 반짝였을 그들에게

한때 사람들 머리 위로 비둘기떼들이 후드득 날아가면 얼른 집에 가서 샤워해야 한다는 소문이 돌 때가 있었어요.

비둘기가 떨어뜨리는 각종 세균들로 인해 질병에 걸린다는 이야기도 있었고요.

저도 당시에는 위생, 청결에 있어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웠던 때라 거리에서 비둘기를 만난 날은 더 정성껏 박박 씻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옛날 올림픽때나 각종 대회 때 '평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비둘기들은 어느 때부터인가 질병 유발자, 환경 오염자, 비호감 새의 전형이 되었습니다.

길거리에 떨어진 모든 것들을 먹어대던 비둘기는 결국 '닭둘기'로 불리는 수모를 겪어야 했죠.

혹자는 대학 시절 선배가 끓여 준 삼계탕의 정체가 알고 보니 '비둘기'였다더라는 말로 듣는 사람들을 혼비백산하게 만들기도 했었습니다.

 

신호 대기 중에, 혹은 버스 기다리는 중에 저 멀리에 있던 비둘기가 목을 움씰움씰하고 몸을 꿀룩꿀룩대며 제 쪽으로 다가오면 무섭습니다.

확 쫓아버리기에는 불쌍하고 그렇다고 제 발아래까지 와서 돌아다니는 건 두렵고요.

이런 이중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제가 이중인격자는 아니겠지만 심경은 좀 복잡해집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이런 복잡다단한 심경을 요즘 스페인 마드리드에 사는 사람들도 느끼는 모양입니다.

그런 감정을 느끼게 만든 대상은 바로 '퀘이커 앵무'라고 하더군요.

마드리드 시내에 사는 퀘이커 앵무새의 개체 수가 폭증을 해 버리는 바람에 하는 수없이 스페인 정부에서는 `윤리적으로 학살`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합니다.

최근에 들은 말 중에 가장 이해가 안 되던 것이 바로 '윤리적'과 '학살'이라는 단어의 조합이었습니다.

'학살'이라는 것이 가혹하게 막 죽이는 것을 뜻하는데 그 단어 위에 '윤리적'이라는 말을 붙이면 덜 잔혹한 건가요? 아니면 도덕적 비난을 피해 갈 수 있다는 뜻인가요?

입에 쓴 약을 먹기 좋게 당분으로 씌워 놓은 것을 '당의정'이라고 하는데요. 당분 코팅이 벗겨져도 쓴 알약은 그대로 있습니다. 당분을 씌워놓았다고 설탕이 된 게 아니죠. 그대로 약이에요.

'학살' 위에 씌운 '윤리적'이라는 포장지를 들춰내면 어쨌든 '퀘이커 앵무새'를 죽이겠다는 말이잖아요. 그건 변치 않는 사실인거죠.

퀘이커 앵무

 

이 퀘이커 앵무새의 근원지가 바로 일반 가정집이었다는 것에서 사람들의 고민이 시작되어야 합니다.

2011년 법적으로 '소유 금지' 시키기 전까지 애완동물로써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퀘이커 앵무새를 어느 순간 사람들이 내다 버리게 됩니다.

사람들에게서 버림받은 퀘이커 앵무새는 질긴 생명력과 왕성한 번식력으로 개체 수를 늘려 나가요.

퀘이커 앵무새는 20여 년 가량 살고요. 매해 6-8개씩의 알을 낳습니다.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앵무새 한 마리가 최소 120마리의 새끼 앵무새를 낳고 죽는 겁니다.

그런데도 그 사이 어떤 대책도 없이 지내다가 한계를 맞이하자 스페인 정부에서 내놓은 정책이 '윤리적 학살'입니다.

또한 알에 소독을 하여 새끼 앵무새의 부화 자체를 원천적으로 막는 것이라고 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면 아래 주소로~~

https://blog.naver.com/leeha517/221685962775

 

사랑받는다는 건 늘 반짝일 수 있다는 것.

​​한때 사람들 머리 위로 비둘기떼들이 후드득 날아가면 얼른 집에 가서 샤워해야 한다는 소문이 돌 때가...

blog.naver.com

 

'오늘의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브런치 입성기  (0) 2019.10.25
이기고 시작하는 하루  (0) 2019.10.24
서평이벤트 발표  (0) 2019.10.22
제 책을 소개합니다  (0) 2019.10.21
인생의 문 앞에서 '너'처럼 버틸 거야  (0) 2019.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