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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겸손한 마음

브런치 세계를 맛보다 현재 제가 운영하고 있는 개인 SNS는 3개입니다. 티스토리와 블로그, 브런치예요. ​티스토리의 경우는 작년에 두달 하다가 말고, 올해 3월 13일부터 해서 지금까지 매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7월 5일부터는 티스토리에 네이버 링크를 걸어 두고 있어요. 블로그를 통해서 이웃님들과의 인연도 맺어졌고 여러 강의에도 참여할 수 있었어요.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서 한달 반 전부터는 브런치까지 하게 되었네요. 살다보니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일을 벌이는 날이 다 옵니다... 경험자로서 셋의 차이점을 한번 말씀드려 볼게요. 일단 티스토리의 경우는 소통이 활발하지 않습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구독자들이 조용히 왔다가 흔적도 남기지 않고 가시기 때문에 정적인 느낌이 많아요. 대신 구.. 더보기
있는 그대로 바라 봐 주기 ​저희 큰이모는 사촌 언니와 오빠들을 데리고 아주 오래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셨습니다. 어쩌다 한번 한국에 오실 때면 사촌 형제들의 미국 생활 소식 등을 들려주곤 하셨어요. 그중에서도 핫팬츠 입고 다니는 사촌 언니 때문에 교회 가기가 부끄럽다는 이야기는 매번 빠지지 않았죠. 머리는 금발로 염색해서 허리까지 길러 웨이브를 넣고요. 핫팬츠에 라이더 가죽 재킷을 입고 다니는 오십을 훌쩍 넘은 중년 아줌마가 사촌 언니에요. 그런 딸을 바라보는 아흔 살 가까운 이모. 상상이 조금 되시죠. ​언니는 한국에 있을 때 피아노를 전공했는데 워낙 몸매와 미모가 탁월해서 퀸카로 통했어요. 사는 나라가 바뀌었다고 해서 인정받지 못할 미모가 아니었거든요. 미국에서도 미적감각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나이 보다 거의 20년은 젊은 스.. 더보기
개도 새도 새끼를 낳는데.... 결혼해서 한 3년간 바쁘게 일을 하느라 아이를 미뤘습니다. '나중에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가지면 되지. 뭐' 하고 생각했어요. ​아이는 아무때나 여유있을 때 가질 수 있는 옷이나 백이나 자동차나 집이 아닌데 말이죠. 온전한 나의 힘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의 목록에서 '임신'은 제외해야 한다는 걸 그땐 몰랐어요. ​혼자의 노력과 습관으로 '마음먹은 일'을 하는 데에 어쭙잖은 자신감이 있었던 젊은 날이었죠. 서른 살 즈음이었지만 여전히 철이 없던 때였어요. ​스무 살 남짓에는 서른 무렵이면 완전한 어른이 되어서 세상일을 척척 알아서 할 줄 알았거든요. 웬걸요. 서른이건, 마흔이건, 하물며 쉰이 된 지금도 여전히 세상일은 잘 모르겠고 어려워요. ​'정답을 찾아가는 삶이라는 게 대체 존재하긴 하나?' 싶지요. .. 더보기
말랑말랑학교. 착한재벌샘정님 2주 전 어느 날, 아침부터 강남 모처에서 '블로그로 크는 여자들'이 모였습니다. 성장을 꿈꾸며 좋은 강의와 책을 벗 삼아 배움을 멈추지 않는 멋진 분들. 그분들의 모임에 운 좋게 저도 함께 할 수 있었답니다. 해피오미님, 쎄니쎄니맘님, 솔리님, 허지영TV님, 뮤직멘토 김연수님, 저까지 여섯명이었어요. 그날 우리는 좋은 강의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우다가 마지막에 '착한재벌샘정님을 뵙고 싶다'로 결론을 내렸어요. 허지영TV님의 열화와 같은 요구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어제 다시 강남에서 만났습니다. 착한재벌샘정님의 테이블 강연회에 참석한 블로그로 크는 여자들. '말 나오면 바로 한다!' 실행의 아이콘 쎄니쎄니맘님이 테이블 강연회를 기획, 일사천리로 진행해 주었어요. 블로그계의 AI 해피오미님이 포스터를 .. 더보기
내 언니, 태어나 만난 첫 번째 친구 토요일 독서모임을 간 사이 서울에서 엄마를 모시고 작은언니 내외가 집에 들렀나 봐요. 송도의 지인 결혼식에 오려고 했는데 서두르는 바람에 너무 일찍 도착했다는 겁니다. 저는 그것도 모르고 아침 일찍부터 독서모임에서 주최한 저자 특강을 듣고 있었지요. 나중에 집에 돌아와 보니 남편까지 합세해서 결혼식에 가고 아무도 없더군요. 주방에 물 마시러 갔다가 냉장고 문이 잘 안 닫혀 있는 걸 발견했어요. 남편이 뭘 또 잘 못 넣어서 냉장고 문이 이런 건가 하고 열어 봤거든요. 못 보던 김치통이랑 반찬통 여러 개가 들어있더군요. 엄마랑 언니가 가져다가 넣어 놓은 거였어요. 주방 한 쪽 구석에는 새 수건 보따리도 있고, 쉽게 먹을 수 있는 1회용 국물 팩도 잔뜩 있었습니다. 결혼식 가려던 길에 시간이 남아서 들렀다고 .. 더보기
인연을 믿어요 매주 토요일 아침 7시의 독서모임에 나간 지 8개월이 되었습니다. 주말 아침 늦잠 자고 싶은 욕구를 떨치고 일어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 추워졌다는 이유로 전기장판에서 몸을 빼내는 건 또 왜 이렇게 힘든가요? ​포근한 이불 둘러쓰고 복슬복슬한 인형 하나 안고 자면 딱 좋을 아침. 그 유혹을 뿌리치고 독서모임에 나가요. 책도 읽고 사람책도 읽으러 갑니다. ​좋은 사람들이 모인 공간에는 특유의 에너지가 있습니다. '당신과 나의 삶이 다 함께 반짝였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서로를 열렬히 응원합니다.' ​이런 마음이 많은 분들의 얼굴에서 그대로 읽혀요. 저는 그 모습 읽고 싶어서 독서 모임에 갑니다. 두 시간 동안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대표님의 원 포인트 강의가 끝나면 돌아오는데요, 거기에서 끝나는.. 더보기
보통이형 때문에 울어버린 내 딸 ​ ​며칠 전 딸아이 한테서 또 문자가 왔습니다. 책을 캡처해서 친절하게 빨간펜으로 괄호까지 했더군요. 차장이 나를 노려보았다. "세상 모든 아빠는 다 죽어. 우리 아빠도 죽었어. 공과 사를 구분할 줄 알아야지. ㅆㅂㅅㄲ야."라고 말하곤 하던 그였다. ​에 나오는 회사 차장은 김보통 작가를 사사건건 괴롭히는 사람이었습니다. 회사에서 저렇게 욕하는 상사가 있을까 싶지만 현실에서는 있었다고 하네요. ​결국 김보통 작가는 회사를 나와서 지금은 웹툰과 에세이 작가로 유명해졌지요. ​이 페이지를 읽은 딸이 서서히 열을 받기 시작했는데요, ​ ​ 결국 분하고 슬퍼서 울어버렸다고 해요. (침이 아니라 눈물이라니...믿어야죠. 뭐) ​ ​ 그런데 딸아이가 얼마 전에 김보통 작가의 를 읽었어요. 거기에서도 누군가가 김보.. 더보기
나를 선택했다. ​ 올 한해 제가 실행하고 있는 습관들이 뭐가 있을까 틈날 때마다 살펴봅니다. ​우선 블로그에 글을 써서 올리고, 일찍 자고 새벽 기상을 합니다. 책을 읽고, 생각을 모으고, 계단을 오르고, 필사를 합니다. 일기를 쓰며 하루를 돌아보고 감사함을 떠올립니다. 30년간 날마다 마셔왔던 믹스커피를 끊고 이틀에 한번 꼴로 마시던 맥주를 끊었습니다. 사탕과 초콜릿도 안 먹고 좋아하던 과자도 줄였습니다. 조금만 신경을 써도 몸무게가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에 마음을 다스려서 체중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습관 리스트도 작성해 봅니다. 물을 마시려 노력 중이고 3분 스트레칭도 매일 하려 합니다. 다른 만만하고 자잘한 행동들 중에서도 제가 실행할 수 있는 것, 한번 실행하면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합니다... 더보기
미시적 동기 깨닫기 ​재작년 혜성처럼 나타난 소설가 한 명이 있었습니다. 중학교 중퇴 학력에 피시방 알바 3년, 주물공장 노동자로 10년을 살아온 의 김동식 작가님입니다. ​그는 낮에는 지하 공장의 벽을 바라보며 뜨거운 주물을 붓고 밤에는 오늘의 유머라는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단편 소설을 썼습니다. ​ 그때까지 읽은 책이 10권 이하라는 김동식 작가님은 남과 비교하지 않으며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써나갑니다. 독자들의 댓글을 바탕으로 맞춤법과 문장을 고치면서 글을 발전시켜 나가죠. ​ 1년 반의 기간 동안 300편이 훌쩍 넘는 단편 소설들을 쓰던 그는 이제 10여권의 책을 낸 유명 작가가 되었습니다. ​의 유근용 작가님은 새엄마의 모진 학대와 고교 시절의 방황 끝에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살아갈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합니다... 더보기
박쥐에게도 우정이 있었다니 제가 가장 싫어하는 동물은 '쥐'입니다. (끼악...써놓고 보니...글자만으로도 무섭습니다) 저는 박쥐도 싫어합니다. 쥐의 모습에 날개까지 달은 게 박쥐잖아요. ㅜㅜ 무서워요. 그런데 박쥐를 대부분은 이쪽 저쪽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을 나타낼 때 부르곤 하지요. '저런 박쥐같은 녀석. 간에 갔다가 쓸개에 갔다 붙는 박쥐같은 녀석' 뭐 이런 식으로 말이죠. 어릴 때 봤던 동화 속의 박쥐는 이상했습니다. 박쥐가 동물들 사이에서 날개를 폈다 접었다 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드는 행동을 했거든요. 생김새는 기어 다니는 쥐인데 날개를 달아서 새 흉내를 내는 '쥐'라니. 무서웠어요. 그래서 제가 몇 년 전 청소년 소설 을 쓸 때 이 '박쥐'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 집어넣었거든요. ​박지빈이라는 여고생이 아이.. 더보기
운전하다 말고 푸념. 엊그제 일요일 친정 식구들끼리 오랜만에 모였습니다. 엄마 생신이 다가오고 큰언니 생일까지 있어서 함께 식사를 했어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엄마 생신을 기념해서 여행을 다니기도 했는데요, 부쩍 커버린 아이들은 점점 대가족 여행에 쫓아다니지 않으려고 하죠. 매번 시내에서 만났던 것이 지루했는지 남한산성의 한 식당에서 만나자는 연락을 받고 출발을 했습니다. 가을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었어요. ​ ​ 가는 동안 우여곡절이 좀 있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둘 다 운전하기를 너무 싫어하는데요, 특히나 저는 운전도 잘 하지 못하고요. 그래서 둘 다 대중교통 이용하는 걸 선호합니다. ​저희 부부를 뺀 큰언니나 오빠는 운전을 좋아하고 잘해요. 그 사람들은 내비게이션 도움 없이도 길을 기가 막히게 잘 찾고요. 지치지도 .. 더보기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 저희 어머니는 자식들에게 차림새를 항상 깨끗하게 하고 다니라고 하셨어요. 어렸을 때 어머니께 들은 이야기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는데요, '입은 거지는 얻어먹어도 못 입은 거지는 구걸도 힘들다'라는 말이었죠. 화려하고 가식적으로 치장하라는 뜻이 아니라 어디 가서도 '너의 차림새로 인해 푸대접 받는 일은 없도록 해라'가 말씀의 요지였어요. 깔끔하고 정돈된 생활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차림새도 함부로 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셨던 어머니였습니다. 어머니는 딸들이 화장도 좀 하고 예쁘게 꾸미고 다니기를 바라셨는데요, 언니들과 저는 멋 내는 데에는 소질이 별로 없었어요. 그저 깨끗하게 빤 옷들을 단정하게 입고 다니는 수준이었지요. ​ ​ 책 속에 이렇게 차림새에 관련된 일화 하나가 있더군요. 간략하게 요약을 해볼게.. 더보기
내가 별로인 게 아냐. 작년까지 이 물건 저 물건, 이 옷 저 옷 샀다가 교환, 반품하곤 했습니다. 올 한 해도 비슷한 시행착오의 패턴으로 일상을 살아가고 있긴 합니다만, 취급하는 품목이 달라졌어요. 돈 써야 하는 물건이나 옷 대신 '새로운 습관'이 제 몸에 맞나 안 맞나를 살펴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초 1월 1일부터 하루 한 시간이라도 자리에 앉아서 읽거나 쓰거나 생각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기력 없다고 또는 기분 울적하다고 내내 누워서 뒹굴뒹굴하던 시간들을 줄여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제 자신을 원망하지는 않았어요. 생활의 질서를 다 깨 버린 나쁜 습관을 탓하느라 시간 보내는 사이 쉽게 실행할 수 있는 좋은 습관 하나를 익히는 게 여러모로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어요. 30년간 마시던 믹스커피를 끊을 때 하루 .. 더보기
쓸모있는 작물 심기 어느 날 한 철학자가 자신의 세 제자들을 잡초가 무성한 땅으로 데려가서 묻습니다. 수북한 잡초들을 없애려면 무슨 방법을 써야 하겠냐고 말이지요. ​제자들은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합니다. 불을 질러서 잡초를 태워야 한다는 제자, 낫으로 싹 베어내자는 제자, 농약으로 제거하는 게 낫겠다는 제자. ​그들의 이야기를 다 들은 철학자는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어떤 평가도 내리지 않고 땅을 삼등분합니다. 그러고 나서 제자들에게 각자가 생각한 방법으로 잡초를 없애 보라고 해요. ​잡초가 난 땅에 불을 놓아 순식간에 재로 만들어 버린 첫 번째 제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 돋아나는 잡초를 지켜봐야 했습니다. ​낫으로 날마다 잡초를 베어내느라 팔다리가 떨어져 나갈 것 같은 제자 역시 잡초의 끈질긴 생명력 앞에 두 손을 들게.. 더보기
귤은 원래부터 귀했다, 너도 귀하다. 요즘 마트에 가면 어김없이 귤을 사 옵니다. 세일을 할 때는 5킬로그램 한 박스에 12000원 정도 하는 것 같아요. ​저는 과일을 별로 안 먹는데 딸아이는 과일 두 종류를 잘 먹습니다. 봄에는 딸기, 가을 겨울에는 귤이지요. 딸기에 비해 저렴한 귤은 먹기도 만만하고 보관도 편해서 좋아요. 자주 사줍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귤이 지금처럼 흔하거나 저렴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도 과일 좋아하는 큰언니 때문에 아버지는 겨울만 되면 귤을 박스째 사 오시곤 했거든요. 다른 건 몰라도 귤만큼은 사주셨던 것 같아요. ​귤을 열심히 먹던 큰언니한테 시간이 흐르면서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데요. 손바닥과 발바닥이 노랗게 변해 버렸습니다. 앉은 자리에서 귤을 열 개도 넘게 먹다 보니 그렇게 되더군요. 엄마가 그만 먹으라고 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