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마트에 가면 어김없이 귤을 사 옵니다. 세일을 할 때는 5킬로그램 한 박스에 12000원 정도 하는 것 같아요.
저는 과일을 별로 안 먹는데 딸아이는 과일 두 종류를 잘 먹습니다. 봄에는 딸기, 가을 겨울에는 귤이지요. 딸기에 비해 저렴한 귤은 먹기도 만만하고 보관도 편해서 좋아요. 자주 사줍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귤이 지금처럼 흔하거나 저렴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도 과일 좋아하는 큰언니 때문에 아버지는 겨울만 되면 귤을 박스째 사 오시곤 했거든요. 다른 건 몰라도 귤만큼은 사주셨던 것 같아요.
귤을 열심히 먹던 큰언니한테 시간이 흐르면서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데요. 손바닥과 발바닥이 노랗게 변해 버렸습니다. 앉은 자리에서 귤을 열 개도 넘게 먹다 보니 그렇게 되더군요.
엄마가 그만 먹으라고 혼을 냈지만 큰언니는 귤이 한 알도 남아 있지 않을 때까지 먹었어요. 자제력이 별로 없었던 어린 시절이긴 했지만 그 정도로 귤은 맛있는 과일이었던 모양입니다.
귤에 있는 카로틴 성분은 당근에도 있지만요. 귤은 단시간 많은 양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체내에 흡수되는 카로틴의 양이 늘어나는 거죠.
카로틴은 주로 피하지방에 축적이 되기 때문에 손바닥과 발바닥을 노랗게 보이게 만든다고 해요. 귤 먹기를 멈추면 얼마 지나지 않아 원래의 피부색으로 돌아오니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라더군요.
한 10년 전쯤 TV에서 ‘성균관 스캔들’이라는 드라마를 방영한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푹 빠져서 봤던 드라마였는데요, 조선 정조 때 성균관 유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드라마에서 귤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임금님이 하사한 ‘귤’을 놓고 유생들이 ‘황감제’를 치릅니다. 성균관 유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 과거 시험이었던 셈이에요. 유생들이 ‘귤 바구니’를 바라보며 황홀한 표정으로 침 흘렸던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그 후 조선 시대 때 ‘귤’이 얼마나 소중하게 다뤄졌는지 알게 되었어요.
제주에서만 나는 귤은 관리하는 사람이 귤나무 숫자를 일일이 세어서 왕에게 보고를 해야만 했답니다. 할 일 많았던 왕이 ‘귤 나무’ 숫자 보고까지 받을 정도였으니 얼마나 귀한 과일이었을지 짐작이 가지요.
제주에서 왕에게로 진상되는 귤은 곧바로 종묘의 선왕들께 먼저 올렸대요. 이때 귤이 상해 있으면 관리한 사람이 처벌을 받았다고 하네요.
귤마다 꼬리표를 달아 일일이 관리를 하고 임금님께 올릴 진상품의 숫자를 맞춰야 했다는데요, 귤 나무는 키우기가 쉽지 않아서 관리자들이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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