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생각 썸네일형 리스트형 내 안의 불안과 화해하기 언니가 어느 날 내게 물었다. "날마다 택시를 타는 게 정상이니?" "바쁘니까 타겠지." "바쁜 일 없는데도 탄대." "돈이 많은가 보네." "별로 없는데도 그래. 버스나 전철을 못타고 택시만 타야 된대." "!!!" 누군가의 이야기를 대충 손쉽게 넘겨 들으려고 한 나의 마음 자세가 민망스러워졌다. 자세히 물어 보았다. 언니 지인의 아들 이야기였다. 그 친구는 훌쩍 자란 청년인데 어릴 때 불안증세를 보이더니 고등학교때 정점을 찍었고 그 이후 대학을 가서도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하고 있었다. 수업을 하도 자주 빠지니까 결국 휴학을 해야하나 고민중인 상태라는 거다. 부모들은 자식에게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의 이런 모습을 지켜봐야하니 서로가 고통의 세월을 간신히 버티고 있을 뿐이다. .. 더보기 당신이 자꾸 아픈 진짜 이유 예전 딸아이 어릴 때 건강 상식, 식습관 바로잡기 류의 책들을 많이 읽었었다. 그때의 목표는 분명했다. 아프지 않은 건강한 아이를 키우는 것. 그러기 위해서 책을 읽었다. 반면에 요즘 건강 관련 책을 읽는 것은 오직 나를 위해서이다. 그동안 내 건강을 소홀히 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지금. 병원만 다닌다고 통증이 줄어들지 않을 거라는 걸 차츰 알게 됐다. 내 아픔을 제 3자(물론 의사 선생님이 전문가이긴 하지만)에게만 맡겨 놓을 수는 없다. 내 정성이 들어가지 않는 일은 무엇 하나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쯤은 알 나이이기 때문이다. 치료받다 보면 언젠가는 낫겠지 하는 수동적 태도, 의사 선생이 무슨 신이라도 되는냥 다 고쳐주겠지 하는 무조건적인 믿음. 그렇게 하는 게 속 편할지는 몰라도, 병원과 의.. 더보기 식사가 잘못됐다고요? '식사가 잘못됐습니다'는 의사인 마키타 젠지가 환자 20만명을 진료하며 알게된 올바른 식사법에 관해 알기 쉽게 설명해 놓은 책이다. '내가 먹는 음식이 나를 만든다'는 말을 익히 알아도 많은 사람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 먹는 것에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채 살아가고 있다. 지천에 널려있는 간편식과 인스턴트 음식, 가공식품과 인공조미료가 첨가된 식품들. 빠르고 간단하고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이런 먹거리에 자연스럽게 손이 간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면 음식에 관한 기존의 생각이 조금은 바뀔지도 모르겠다. 단번에 모든 인스턴트 식품들을 끊어낼 수는 없어도 메뉴를 선택함에 있어서 주춤하며 한번 더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건강의 차이가 곧 인생의 차이다. 9쪽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 더보기 걷다가 싸우다가 다시 걷기 어젯 밤 집에 도착하니 10시가 넘어버렸다.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남편을 따라 걷다보니 연안부두, 월미공원, 월미도까지는 그럭저럭 힘들어도 참을 수 있었다. 그런데.. 집근처 마트의 '폐장 직전 세일 상품'을 구경가자는 남편을 보고는 갈등이 일었다. 거기까지 갔다가 집에 가면 10시 넘고 집안 걸레질 하고, 물건 정리하고, 씻고 나면 12시가 훌쩍 넘어버린다. 그러면 새벽에 일어나는데 지장이 많다. 그때 안 따라갔어야했는데.... 꼬임에 넘어가버리고 말았다. 내 탓이다. 물건이 싸다는 둥, 반값 찌개거리를 획득할 수 있다는 둥 당신은 운동부족이라 조금 더 걸어야 된다는 둥.... 마트 도착해서 돌아다녀보니... 물건도 안쌌고. 반값 찌개거리라는 건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고 걷는 건 고사하고 발가락이 빠져 .. 더보기 연안부두, 월미공원, 월미도 탐방 새벽 독서모임을 가느라 블로그 글을 조금만 써놓고 돌아와서 써야지 했는데.. 뜬금없이 남편이 자꾸만 밖에 나가자고 한다. 딸아이는 여행 사전 모임으로 서울에 갔는데 역에서 픽업하기로 하고 그때까지 마트에서 장을 보기로 했다. 모임 지정책인 '식사가 잘못됐습니다'를 읽은 후, 채소 많이 먹는게 좋겠다는 내 말 한마디에... 그것 보라며... 내가 평상시에 그렇게 얘기하지 않았냐며 성화를 부리더니 코스트코로 달려가잔다. (나는 채소를 하나도 안먹고, 남편은 채소를 좋아하나 내가 안 사줘서 못먹었다.) 딸아이 픽업 시간이 빠듯해서 거의 날라다녔다. 샐러드용 채소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발사믹 드레싱, 올리브, 라코타 치즈, 포도주 등등을 닥치는 대로 담았다. (장보기부터 힘들었으나 나중에는 걷다가 죽을 지.. 더보기 사람의 빈자리 나와 굉장히 친한 선생님이 세 분 있는데, 이 셋과 나의 관계는 묘하다. 친하지만 거의 안 만난다. 2년에 한번 보기도 하고, 1년에 한번 보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하다. 오랫만에 만나도 바로 어제 만나고 헤어진 것처럼 그렇게 친하다. 그들은 무슨 일만 생기면 내게 전화를 한다. 안 만나는 대신 우리는 전화로 모든 걸 해결한다. 죄다 노안이 온지라 카톡 길게 하는 걸 싫어한다. 나는 그들과 10여년 전쯤 따로 따로 만나서 공부를 하고 세미나를 하고 여러 책과 글을 함께 읽고 느낌을 나누는 벗이 되었다. 나보다 다들 나이가 많다. 한 살에서 최고 일곱살까지 많은 이 선생님들은 지금도 여전히 학구열이 넘쳐 흐르는 사람들이다. 제일 연장자는 재작년에 문학 박사학위를 받았고(지금도 소논문을 쓰면서.. 더보기 장미, 너 참 예쁘다 길을 가다가 장미가 너무 예뻐서 걸음을 멈췄다. 꽃이 보기 좋아 가던 길을 조금 미루게 되는 날이 있다. 젊었을 때 보다 그 횟수가 더 빈번해진다. 멈추고 쉬면서 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나이가 든다는 것은 축복이다. 이 예쁜 꽃을 보고도 내 앞을 걸어가던 젊은 여성은 그냥 지나쳤다. 나는 휴대폰으로 꽃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누구의 삶이 더 풍요로울지 따져 보자는 건 아니다. 다만 젊을때는 꽃보다 더 싱그러운 자신의 젊음으로 주변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내 젊은 날 기억을 헤집어봐도 꽃을 중심으로 행복했던 순간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때는 꽃보다는 사람에 치중하였다. 꽃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에 취한 시절이었다. 장미도 본 김에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면 술술 잘 읽히겠다 싶어 발길을 돌리는데 까르르 .. 더보기 지적 오만을 극복하라 이 책은 소설 형식을 빌어 성과를 올릴 수 있는 방법, 성공에 다가서는 비법을 소개하고 있다. 가상의 등장인물과 상황들이 나오고 그에 맞춘 해결책이 제시되는 것이 기존의 자기계발서들과 다른 부분이다. 등장인물에 감정을 이입하면서 솔루션을 따라가려니 약간 낯설은 면도 없지는 않았다. 실제 사례 중심의 자기계발서에 익숙해진 탓일 것이다. 저자는 초지일관 '피드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피드백이란 지적 오만을 극복하고 계획(plan)하고 실행(do)하고 돌아보기(see)를 반복하는 것. 의도한 것과 실제 결과를 비교해서 더 잘 할 방법을 찾는 것.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아는 것. 98쪽 피터드러커는 '역사상 알려진 유일하고도 확실한 학습방법은 피드백'이라고 말했다. B패션 그룹내의 브랜드 '베티.. 더보기 나만 아는 내 별자리 나는 내 별자리도 매번 까먹는 사람이다. 그래서 딸아이랑 남편 별자리도 당연히 모르고 있었다. 별자리 인식 유무로 가족관계를 결정짓는다면 그들과 나는 가족일 수 없다. 그런데 우리가 서로 가족일 수 있는 건, 그들도 자신들의 별자리 같은 것에는 관심이 적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책장 정리를 하다가 책을 발견했다. 신화이야기가 나오면서 나름 재미있는 거다. 혹시나 최근에 별자리 관련 얘기를 들었을 수도 있어서 남편에게 본인 별자리를 아냐고 물었더니, 역시 모른다. 책을 펼치며 '사자자리'라고 가르쳐 주었으나 듣는 둥 마는 둥이다. 딸아이는 '물고기자리'로 나와서 알려주려고 했는데 애가 휴대폰과 합체되기 일보 직전인지라 그만뒀다. 내 별자리나 찾기로 했다. 자신의 생일과 관련있는 별자리는 사람의 운명을 점치.. 더보기 불행은 사유재산이다. 이 책의 저자인 소노 아아코는 일본의 소설가이다. 어렸을 적부터 심각한 가정폭력에 시달렸고 선천적 고도근시로 일상생활도 크게 불편했다고 한다. 그녀는 50대에 접어 들면서 또 다시 큰 위기를 겪는다. 중심성망막염이 양쪽 눈에서 발견되면서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아주 위험한 수술이어서 시력을 완전히 잃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맡고 있던 연재를 모두 포기한다. 읽고 쓰는 것이 불가능한 지경이 되었기 때문이다. 혼자 있을 때면 수술이 실패한 후의 '처신'에 대해 고민했다. 마사지 받는 것을 좋아해 그쪽 분야에 관심이 있으니 맹인이 되면 마사지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소설을 계속 쓰고 싶다는 미련도 남아 있었다. 눈이 안 보여도 얼마든지 소설을 쓸 수 있다고 위로해주.. 더보기 첫 조각 내리치기 어렸을 때 형제들이랑 도미노 놀이를 곧잘 했었다. 도미노 조각들이 엄청나게 많아서 구역을 나눠가면서 각자 몫을 조심조심 세워나갔다. 사촌까지 와서 합세를 할 때면 판이 점점 커진다. 조각들을 거의 다 세워 갈 때쯤 누구 한 명의 사소한 잘못으로 조각 하나가 쓰러지면서 줄줄이 연쇄반응을 일으켜 전부 쓰러져버린 적이 여러 번 있었다. 그럴때면 어김없이 전쟁이 일어난다. 소리 지르고 '네 탓이다, 너 빠져라.'를 외친다. 그렇게 몇 번 싸우고 나면 도미노 놀이를 안해야 정상인데 잊혀질만하면 그걸 또 한다. 윷놀이 할 때마다 싸우고 매번 다시 하는 거랑 같다. 놀다 싸우고, 싸우다가 다시 놀고. 세상 모든 놀이들의 패턴이다. 나중에는 꾀를 써서 중간 중간 도미노 조각 몇 개씩을 빼놓기도 했다. 만약의 불상사를 .. 더보기 센트럴파크 밤마실 저녁 먹고 나서 밤마실 삼아 가끔씩 센트럴파크에 나갈 때가 있다. 미국에 사는 친구가 내게 '센트럴파크가 인천 송도에도 있냐'고 반문한 적이 있다. 그래, 센트럴파크는 뉴욕에도 있고, 송도에도 있단다. 다른 곳에 또 있나는 모르겠다. 그녀는 뉴요커로 집근처 센트럴파크를 가로질러서 출퇴근을 하는데 뉴욕의 집값, 교통지옥, 비싼물가, 주차전쟁 기타등등 모든 불만족한 상황 속에서도 공원만큼은 마음에 든다고 했다. 나 역시 송도에서 딱 하나를 고르자면 '공원' 인 듯 하다. 신도시 특성상 울창한 숲길, 아름드리 나무를 기대할 수는 없다. 대신 넓고 쾌적하고 시각적으로 눈길을 끌게끔 디자인을 해 놓아서 또 그 나름대로의 멋은 있는 편이다. 센트럴 파크의 낮과 밤은 많이 다르다. 고층건물로 인해 낮에는 삭막한 느낌.. 더보기 가살&헤살 저 아이 가살 피우는 것 좀 봐. 기폭처럼 날리는 커튼이 높이 뛰어올라, 선반에 얹힌 인형들의 발목이나 허리며 어깨 언저리에서 헤살 짓고 있다. 어느날 딸아이가 나한테 '죽떡먹' 어디 있냐고 묻는다. '죽떡먹?' 그건 도대체 뭔가???? 나 : "죽이야? 떡이야? 묻는 거니?" 딸 : "아니, 책 어디 있냐고." '죽떡먹'은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줄임말이란다. 요새 애들은 뭐든 줄여 입고, 줄여 말한다. 그래서, 나도 내 블로그 이름이 니까 줄여서 '가살'이구먼....했다. 근데... '가살' 뜻을 보니. 오마나. 줄이면 안되겠네. 1.'가살'의 뜻은 '말씨나 하는 짓이 얄망궂고 되바라짐'이다. '얄망궂다'는 사람의 성정이 요망하여 까다롭고 얄미운 것을 뜻한다. 요즘에는 줄여서 '얄궂다'라고.. 더보기 한 놈만 팬다 책 표지에 나온 것처럼 '복잡한 세상을 이기는 단순함의 힘'을 저자는 "The one thing" 이라고 칭한다. 그리고 후회없는 인생을 살기 위한 방법이란 '단 하나의 중요한 일을 선택하여, 그것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알려준다. 나는 '원씽' 책을 보면서 계속 머릿속에 "한 놈만 팬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시험 공부 안 한 애들 중 암기 과목 붙잡고 종종 하는 말. 그 '한 놈'과 '원씽'이 비슷해 보였다. 공부 안했는데 영어 찔끔, 수학 찔끔 들춰 보느니 도덕이나 역사 하나 붙들고 바닥 보일 때까지 파고들면 의외의 점수를 받을 수도 있다. 나는 타고난 새가슴이어서 공부를 안했을 때도 그런 용기를 내본 적이 없었다. 뭐 하나만 택한다는 것에는 다른 것을 포기해서 망칠 수도 있다는 전제가 깔.. 더보기 하늘이 너무 예뻤다. 토요일 새벽 독서 모임 가는 길에 본 하늘이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고 싶었다. 휴대폰을 주섬주섬 찾으려는데 그새 신호가 바뀐다. 계속 직진을 해야 모임 시작 10분 전 쯤 여유있게 도착을 한다. 그런데 눈 앞에 아른거리던 그 하늘을 못 잊겠는 거다. 카레이서 버금가게 핸들을 좌로 꺾어서 왔던 길을 다시 돌았다. 나는 그 순간의 하늘과 구름을 다시 한번 보기 위해 5분을 내게 쓰기로 결정해 버렸다. 그러고 나서 하늘을 보며 사진을 찍었다. 대체 날마다 보는 그 하늘과 그 구름이 뭐가 다르다고 그러는 거니??? 그래 맞다. 그 하늘이 그 하늘이고, 그 구름이 그 구름이다. 근데 그 하늘과 그 구름을 볼때 마다의 내 감정은 단 한번도 똑같았던 적이 없다. 나는 하늘과 구름과 더불어 그때의 내 감정을 기억하고 .. 더보기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1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