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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또래지향성을 접하다 독서모임 두 번째 참석을 위해 읽어야 할 책은 '아이의 손을 놓지 마라'였다. 단순 육아서인줄 알고 토요일 모임을 위해 바로 전날인 금요일 오후부터 책을 읽었다. 가족들이 방해만 안하면, 집중만 잘하면 금세 읽겠지 했는데 결국 새벽까지도 끝부분을 다 읽지 못했다. 읽으면서 멈추고 또 멈추었기에 진도가 빠르게 나갈 수 없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단 하나의 핵심은 '부모와 자녀 사이의 건강한 애착관계 형성'이다. 그러나 그 속에 들어 있는 여러 이야기들은 절대 만만하지가 않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애착이야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애착의 정도와 애착이 지속되어야 하는 기간, 자녀의 또래관계를 대하는 부모의 자세, 또래관계에 함몰된 자녀들의 문제점등... 처음 알게 된 개념과 .. 더보기
담쟁이처럼 벽을 오른다 詩에서 위로를 받던, 지금보다 훨씬 젊었을 때가 있었다. 산문이나 소설의 이야기에서 주는 위로와는 성격이 다른 농도짙은 시어들이 얼은 가슴을 매만져 주던 때가 있었다. 후배가 얼마전 괴로운 일이 있다고 연락이 왔다. 살다보면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고통의 순간이 있다. 그저 시간이 흘러가 주기만을 바라며 맥놓고 있는 게 전부인 순간. 내게도 그런 순간들이, 인생 구석구석 점점이 박혀있다. 언젠가 아주 힘들었던 날. 거리를 하염없이 걷다가 한 건물의 벽을 뒤덮고 있던 담쟁이를 보았다. 땅에서, 화단에서 자라는 수많은 식물들과 다르게 기어이 눈 앞의 벽을 타고 올라가 '존재'를 증명해 보이는 담쟁이를 보며 집요함의 끝에 있는 질긴 생명력을 떠올렸다. 나도 살아 있는 한, 담쟁이처럼 내 앞의 꽉 막힌 벽을.. 더보기
'나'로부터 시작 라이프스타일이라고 하면 그저 '사람마다 고유한 생활의 방식' 정도로 생각하며 살아왔다. 각자의 취향이 반영되어 나타나는 자신만의 삶의 모습이기에 타인의 영향권 밖의 사적인 영역이라고만 여겼던 것 같다. 그만큼 나는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무지했다. 그런데 최근 을 읽고 연이어 를 통해 라이프스타일을 내가 알던 그 작고 좁은 의미로 한정지으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라이프스타일이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복합적이며 미래지향적일 뿐 아니라 개개인에게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드는 '삶의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책의 저자는 라이프스타일이란 '한 사람의 인생을 관통하는 가치관이 만들어내는 삶의 패턴'이라고 정의했다. '한 사람의 인생을 관통하는 가치관'이라는 말에.. 더보기
고집스러운 기쁨 신문에 나오는 기사 중 몇 개씩 딸아이에게 읽어 보게 할 때가 있었다. 읽고 느낀 점을 이야기 해보라고 했다가 '싫다'는 무심한 답변을 들은 후로는 느낌을 굳이 묻지 않았다. 본인이 읽었으나 느낌이 없을 수도 있고, 때론 느꼈지만 혼자 간직하고 싶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해 주기로 했다. 오늘도 '그저 이런 칼럼이 있는데 읽어 볼래?' 묻기만 했다. 내가 읽고 나서 한참 생각하게 한 글이라서 딸아이도 읽어봤으면 해서였다. '백영옥의 말과 글' 우리는 과감히 기쁨을 추구해야 한다. 쾌락 없이는 살 수 있지만, 기쁨 없이는 안 된다. 즐거움 없이는, 이 세상이라는 무자비한 불구덩이에서 고집스럽게 기쁨을 받아들여야 한다. 제임스 길버트의 시 '변론 취지서'를 처음 읽었다. 시를 소개한 건 작가 '엘리자베스 길.. 더보기
비각& 사춤 물과 불은 비각의 관계에 있다. 벽과 장롱의 사춤에 자질구레한 물건을 끼워 넣었다. 문장 속의 '비각' 과 '사춤'은 낯선 단어임에도 얼추 그 뜻이 짐작된다. 옛날 영어시간, 문맥에서 단어 유추해 보라고 시키던 선생님들 얘기를 귓등으로도 안들었다. 모르는 단어, 모름직한 단어는 무조건 사전찾아 보고, 기록도 암기도 없이 그 순간 한번 보고 끝냈다. 그러니 머릿속에 제대로 남아 있는 단어가 없었다. 우리말도 신문이나 글을 읽다보면 모르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그때마다 무작정 찾기보다 막 머리를 굴려본다. 어떤 때는 뜻이 번뜩 떠오르기도 한다. '머리쓰며 살자, 생각하면서 살자'..... 되뇌어 본다. 돌고 돌고 돌아.... 이제 와서야 조금 깨닫는다. 1.'비각'의 뜻은 '두 물건이 서로 상극이 되어 용납.. 더보기
독서 훼방꾼들-권아나TV 일주일에 한번 새벽 독서 모임중. (4번 연속 출석. 고로 딱 한달 됐음. 1년 아님) 블로그 1일 1포스팅 100일 도전중. (60일 넘은 듯 함. 100일 전에 깨질 위험 소지 다분함) 여태껏 겨울잠에 빠진 곰처럼 살아왔던 나는 이제 겨우 사람이 되기로 호언장담했지만 아직은 곰 반, 사람 반으로 분류되는 곰사람일 뿐. 그런 내가... 거의 2주째 1일 1책까지 진행중이다. 그리고 새벽 5시 언저리의 미라클 모닝까지 감행하고 있다. (나 미친거임???) 원래 오후만 되어도 체력이 급속히 떨어지는 요상한 체질에 온갖 통증으로 치료와 약복용을 반복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점심때부터 정신을 놓치고 뻗어 버리는 저질 체력의 민낯을 보이고 있다. 급기야 어제는 남편 출근한 8시 반 즈음부터 눈.. 더보기
취향은 영혼의 풍향계 취향은 저마다 다르다. 더욱이 그것은 단기간에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세월이 녹아서 사람의 마음과 몸에 스미는 것이다. 취향은 '영혼의 풍향계'이자 인간 그 자체다. 타인의 취향을 알아가는 것은 한 개인을 알아가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취향을 존중하는 자세야말로 사랑을 표현하는 훌륭한 방법이 될 수 있다. 128쪽 이기주의 에 나오는 문장이다. 남편과 딸아이를 보면서 그들의 '취향'에 대해 생각해 보던 나는 이 문장들을 접하며 수긍이 되었다. 그래, 맞다. 영혼의 바람이 이끄는 대로 관찰하다가 시선을 끄는 것들 앞에 주저앉는다. 그것들과 시간을 보내며 위로와 즐거움을 얻는다. 계속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러면 바로 그게 취향 아니겠는가. (갱년기 남편의 홈쇼핑 시청 취향, 공짜라면 뭐든 받아오는.. 더보기
사람은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 사람은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 하다가 중도에 그만 둘 뿐이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나온 말이다. 중간에 숱하게 그만둔 전력이 있는 나에게 '그러니까 네가 실패한 거야.'라고 했으면 책을 읽다 말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은 읽는 내내 그만두고 때려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을 향해 속삭인다. '괜찮아. 실패한 거 아냐. 다들 그래. 사람은 결코 실패하지 않아. 그러니까 일어나. 일어나서 움직여. 하려는 일을 시작해.' 아, 이 책 괜찮다. 나같은 아줌마한테도 용기를 주는 책들이 지천에 널려있다. 작정하고 더 봐야겠다. 한때 나는 드라마 다시보기의 여왕이었다. 10년전 딸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했을 때 독박육아 후 맛본 해방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다. 그때 나는 대장금을 보면서 자기 계발과 .. 더보기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기 팀 페리스의 '타이탄의 도구들'을 읽었다. 나는 그동안 땅 속에서 겨울잠 자다 나온 짐승 마냥 이런 책이 있었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이 책이 자기 계발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아주 유명한 책이라고 해서 당장 읽었다. 나는 현재 자기 계발이 아주 시급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몇년째 자기 계발은 커녕 하염없이 후퇴하는 삶만 살아왔기에...나의 이 굳은 뇌에 각성을 촉구하는 책들을 좀 밀어 넣어주기로 했다. 이 책은 저자가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의 성공 비법, 삶을 대하는 자세, 생활의 작은 습관, 그들만의 철학 등등을 인터뷰해서 요약 정리해 놓은 것이다. 물론 전부 외국인이고 그래서 이름은 귀에 익은 몇몇을 빼고는 몽땅 헷갈린다. 그래도 몇 장 읽으면서 딱 눈치챘다. '아하... 제목도 '타이.. 더보기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 '지적자본론'의 저자, 마스다 무네아키는 일본의 1400여개 츠타야 서점을 운영하는 컬쳐 컨비니언스 클럽 주식회사 (CCC)의 사장이다. 츠타야 서점에 대해 많이 들어봤지만 그의 책을 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지적자본론'을 몇 페이지 읽는 순간. 번쩍했다. 비지니스맨의 마인드가 오로지 고객만을 향할 때 성공의 선순환이 이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업을 하건 하지 않건 자신의 일에 주인이 되고 싶은 사람, 자신의 삶을 디자인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어느 누가 읽어도 좋을 것 같다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의 회사 CCC의 중심철학은 '고객가치'와 '라이프 스타일 제안'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저자는 고객의 입장과, 고객의 시선에서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 더보기
새벽을 여는 기분 불과 몇 달 전까지 나는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했다. 일어나려고 해도 땅 속 뭔가가 내 몸을 끌어 당기는 듯한 기분을 날마다 느껴야 했다. 느지막히 일어나도 두통과 어깨통증, 등에서부터 허리까지 이어지는 통증들은 나아지기는 커녕 더 심해졌다. 밤새 몸을 쓰지 않고 있었으니 근육이 굳어지면서 아픈 곳은 더 아픈 법이라는 걸 몸으로 깨우쳤다. 늦게 시작한 하루는 활력을 떨어뜨렸고, 늦은 밤까지 잠 못 이루고 빈둥거리게 만들었다. 빈둥거리는 시간은 비생산적인 일들로 채워졌다. 부정적이거나 생기지도 않을 고민거리를 일부러 만들어 내며 노화에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나는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올해 초부터 조금씩 일어나는 시간을 앞당기기 위해서 일찍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만들어 나갔다. 최근에는 새벽에 4시쯤.. 더보기
어리눅다&드레지다 그녀는 나에게 어리눅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는 외양부터 드레져 보인다. 우리말 중에 모르는 단어가 상당히 많다. 책을 읽다가 나오는 단어도 그렇고.. 예전에는 귀찮아 그냥 넘어가곤 했는데 휴대폰 앱을 열어서 그때 그때 찾아본다. 뒤돌아서면 잊어버려서 아쉽지만 그래도 찾는 그 순간이라도 아는 게 어디냐... 하는 마음으로.. 1.'어리눅다'의 뜻은 '잘났으면서도 짐짓 못난 체하는 것'이다. 우리 전통사회는 겸양을 미덕으로 삼았기 때문에 스스로 잘난척하고 으스대는 사람이 오히려 바보 취급 당하기 일쑤였다. 사실은 미인이면서도 짐짓 못생긴 체하거나, 또는 잘난 사람이면서도 못난 체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것을 '어리눅다'라고 한다. 예)그는 사실 대단히 똑똑하고 능력 있는 사람인데 예의상 '어리눅은' 듯이.. 더보기
과거의 신념을 버려라 15년 전 전 세계를 열광하게 했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뒷 이야기인 '내 치즈는 어디에서 왔을까?'는 책 제목에서부터 보다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 많던 치즈가 갑자기 사라졌다. '누가 가져간 거지?' 질문과 원망이 샘솟는다. 치즈를 가져간 누군가를 붙잡아서 따져 묻고 싶다. 잠깐 정신을 차리고 곰곰 생각해 본다. 누군가에 의해 치즈가 사라져 버린 건 이해하겠다. 지금 당장 눈 앞에 없으니까. 다시 생각해 보자. 그렇다면 여태까지 있던 그 치즈는 도대체 어디에서 왔던 걸까? 그곳은 어디일까? 치즈가 온 그곳이 어디인지를 거꾸로 짚어가는 것. 그게 바로 문제 해결의 시작점인 것이다. 맛 좋고 풍부했던 C창고의 치즈가 하루아침에 사라져 버리자 꼬마인간 헴과 허는 당황하고 억울해한다. '그렇게.. 더보기
유대인 엄마의 힘 사랑도 지나치면 병이 되고, 잘못된 사랑은 상대방을 망치기도 한다. 남녀간의 사랑에만 한정지어 하는 말이 아니다. 특히 자녀교육에 있어서 과도하거나 맹목적 사랑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부모들은 때로 인지하지 못한다. 그래서 내 자식이 하는 모든 일은 다 허용이 되고, 내 자식을 위한 일이라면 부모의 희생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희생'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누가 누구를 위해 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야 하는지... 희생한 측의 오랜 고달픔도 싫고, 희생받은 측의 어쩔 수 없었다는 듯한 태도 또는 당당함도 몹시 거북하다. 어느 한 쪽을 잘 살리기 위해서 다른 한 쪽은 못 살아도 어쩔 수 없지 않느냐라는 뻔뻔한 논리를 나는 너무 싫어한다. 그럴바엔 양쪽 다 적당히 그냥 살면 된다고 생각.. 더보기
살면서 쉬웠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예전 '광수생각' 만화로 유명했던 박광수는 어렸을 적 도벽이 있었다고 한다. 집안 물건과 형들의 물건까지 닥치는 대로 가져다 팔고, 얻은 돈으로 친구들과 놀았던 모양이다. 이런 도벽을 없애고자 부모님이 용돈도 올려 줘 보고, 큰 형에게는 흠씬 두들겨 맞기까지 했음에도 이 도벽이 고쳐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박광수가 이층의 셋째 형 방에서 자고 있는데 아랫층에서 어머니와 둘째 형이 싸우는 소리가 들려 내려가게 된다. 박광수가 집안에 있는 줄 미처 몰랐던 두 사람은 '박광수의 도벽' 때문에 말씨름을 하고 있었던 거다. 미대생 둘째 형이 아끼던 카메라가 없어지자, 어머니는 범인을 '박광수'라 단정해 버린다. 그러고나서 박광수 발견시 혼쭐을 내겠다고 말하는데, 둘째 형이 그런 어머니를 나무라며 큰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