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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사람은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

사람은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 하다가 중도에 그만 둘 뿐이다. <실행이 답이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나온 말이다.

중간에 숱하게 그만둔 전력이 있는 나에게 '그러니까 네가 실패한 거야.'라고 했으면 책을 읽다 말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은 읽는 내내 그만두고 때려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을 향해 속삭인다.

 

'괜찮아. 실패한 거 아냐. 다들 그래. 사람은 결코 실패하지 않아. 그러니까 일어나. 일어나서 움직여. 하려는 일을 시작해.'

아, 이 책 괜찮다. 나같은 아줌마한테도 용기를 주는 책들이 지천에 널려있다. 작정하고 더 봐야겠다. 

 

한때 나는 드라마 다시보기의 여왕이었다. 10년전 딸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했을 때 독박육아 후 맛본 해방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다.

그때 나는 대장금을 보면서 자기 계발과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남들은 다 책 읽고 공부하고 취미활동하고 체력 키울 때, 나는 시간을 통으로 바쳐 눈알이 빠져라 대장금을 보았다.

 

당시만 해도 다시보기 서비스가 없었고 케이블 어느 채널에서 중간 중간 두편 정도씩 몰아서 방송을 해주었다.

여러 채널에서 다른 회차의 대장금이 동시다발적으로 방송되었기에 나는 시간에 딱딱 맞춰 메뚜기처럼 이 채널 저 채널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옮겨다니며 그 모든 대장금을 시청하는 신공을 부렸다.

 

아침에 아이를 유치원 버스에 실어 보내고 재빨리 집으로 돌아온다. 딸보다 더 내 딸 같은 장금이가 나를 기다리니까.

넋 놓고 보다 보면 어느새 아이의 하원시간이 돌아온다. 하루 종일 집안 일 하나도 못했는데 아이가 유치원에서 오는 거다. 유치원 종일반에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그때 심각하게 했었다.(너 엄마 맞냐?) 

 

대장금 전편을 보고 또 보며 나는 그 안에서 인생을 다시 배웠다.

장금이의 역경과 성공 스토리에 박수 치는 한편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스스로에 한탄하면서,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의 마인드를 동시에 경험했다.

그리고 봐도 봐도 너무 많이 본 어느 날. 더 이상 장금이를 보다가는 토가 나올 지경에 이르러서야 멈췄다. 그리고 그 길로 나는 공부 모임을 찾아 떠났다. 내 나이 마흔의 어느 날이었다. 

 

저자가 말한 '현재의 이 곳'에서 '원하는 그 곳'으로 건너갈 수 있는 다리를 '대장금 시청 시간' 이 만들어 주었다.

'너 이렇게 TV만 무한반복 시청하다가 폐인된다!!!!'

사람이 자신의 행동 패턴을 드라마틱하게 바꾸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는 걸 그때 알았다.

대장금만 보다가 토하며 죽고 싶지 않다는 절박함, 장금이도 성공하는데 나라고 성공하지 말란 법 있냐라는 목표의식.

 

나는 그때 그 절박함과 목표의식으로 드라마에 올인하던 나의 시간 전체를 독서와 공부로 고스란히 옮겼다. 그런 경험이 있어서인지 저자가 말하는 '변화'가 쉽게 이해되었다.

변화하려는 자는 어떤 식으로든 움직이게 되어 있다. 그건 진리다. 

 

실행은 자기의 재능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고 원하는 것을 얻게 해주는 유일한 수단이다. 13쪽

 

내가 그때부터 지금껏 10년을 잘 이어왔다면 오늘 이 책을 읽고 이렇듯 느낀 점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쉽게 몰입했다가 쉽게 빠져나오는 타입의 인간이고, 타인뿐만 아니라 나 스스로에 의해서도 감정의 창상을 끊임없이 겪는 피곤한 타입의 인간이다.

결심했다가 순식간에 몰입했어도 그것을 깨뜨리는 요소가 주변과 내 안에 너무 많았다. 젊은 시절 내내 그랬다. 최근까지 그랬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젠 정말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딱 한 가지 이유. 내 딸과 '현재의 이곳'이 아닌 '원하는 그곳'을 가고 싶기에 나는 변하기로 했다. 

 

그러므로 무슨 일이든 그 일을 해야 하는 딱 한 가지의 제대로 된 이유만 찾아내면 된다.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 할 수 없는 수많은 핑계'들을 찾고 있을 때 '해야만 하는 한 가지의 절실한 이유'를 찾아낸다는 것이다. 92쪽

 

삶에서 가장 파괴적인 단어는 '나중'이고, 인생에서 가장 생산적인 단어는 '지금'이다. 힘들고 불행하게 사는 사람들은 '내일 하겠다'고 말하는 반면, 성공하고 행복한 사람들은 '지금 한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내일'과 '나중'은 패자들의 단어이고 '오늘'과 '지금'은 승자들의 단어이다.

다른 사람들보다 많은 성과를 내고 빠른 시간에 승진을 하고,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의 핵심 자질은 무엇일까? 바로 결심을 곧바로 행동에 옮기는 행동지향성이다. 105쪽

 

실행이 답이라는 걸 그간의 인생살이로 충분히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 중간 나는 또 다시 수많은 변명거리들로 내 계획들을 지연시키고 포기시키는 일들을 자행할지도 모른다. 

어느 날은 끓어오르던 의욕이 사라질수도, 저질 체력이 완전히 바닥 날 수도, 내가 바라던 희망의 색이 옅어질 수도 있을 거다.

 

그때마다 내가 겪었던 그 숱한 시행착오들을 떠올리며 에디슨의 말처럼 '경험'이 아닌 '실험'이라고 생각하며 툴툴 털어버리겠다.

어떤 일을 할 때마다 의식적으로 '실험'이라고 규정하고 실행 하다보면, 실패했다고 쳐도 단지 가설이 지지되지 않은 실험일 뿐이라고 생각하면 홀가분 할 것이다.

그 위대한 에디슨도 부담을 줄여가며 일을 시작했고, 도중에 실패를 하더라도 스트레스를 덜 받는 쪽으로 자신을 이끌었다고 한다.

그러니 인생을 즐기면서 그 속에서 내 능력껏 할 수 있는 일들을 실험가의 정신으로 찾아 나가려 한다.

대신 내일 말고 오늘 하겠다. 지금. 당장. 바로. 여기서 !!!

 

내 한계는 내가 정하는 것이라면, 한계를 정하지 않은 내가 어디까지 갈른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생각의 범위를 넓혀 우리 스스로를 훨씬 더 넓고 크게 규정하여 더 위대한 일을 하면서 지금과는 다르게 살 수 있다.

생각이 행동을 결정하고, 행동이 운명을 결정한다면...

우리 스스로가 얼마든지 자신을 명확하고 거대하게 규정하여 행동으로 옮겨서 운명을 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

자기 규정 효과'를 통해 우리의 한계를 무한대로 넓히는 실험들을 해보면 어떨까 싶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면 먼저 자신을 다르게 규정해야만 한다. 자신을 새롭게 규정하게 되면 우리의 행동은 그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뒷받침하기 위해 자동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209쪽

 

삶의 변화를 진정으로 바라는 나는 책의 가르침대로 여러가지를 실천해 보려 한다. 실천하다보면 내 방식대로 바꿔서 적용하는 것들이 늘어날지도 모른다.

중요한 일에 에너지를 쓰는 법, 아이와의 좋은 관계를 위한 나만의 질문법, 목적의식을 가지고 목표를 향해 살아가면서도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법, 임계점 앞에서 쉽게 포기하지 않는 법, 날마다 겪게 되는 자잘한 실패에 '평균의 법칙'을 적용하여 성공으로 환산할 줄 아는 법 등등....

내 안의 나침반이 가르치는 그 곳을 향해 묵묵히 걸어나가려 한다.

실행만이 답인 까닭에. 오늘도 이 자리에서 행동으로 옮긴다. 움직이는 한 실패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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