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의 생각

걷다가 싸우다가 다시 걷기

어젯 밤 집에 도착하니 10시가 넘어버렸다.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남편을 따라 걷다보니
연안부두, 월미공원, 월미도까지는 그럭저럭 힘들어도 참을 수 있었다.

그런데..
집근처 마트의 '폐장 직전 세일 상품'을 구경가자는 남편을 보고는 갈등이 일었다.
거기까지 갔다가 집에 가면 10시 넘고
집안 걸레질 하고, 물건 정리하고, 씻고 나면 12시가 훌쩍 넘어버린다.
그러면 새벽에 일어나는데 지장이 많다.
그때 안 따라갔어야했는데.... 꼬임에 넘어가버리고 말았다. 내 탓이다.

물건이 싸다는 둥,
반값 찌개거리를 획득할 수 있다는 둥
당신은 운동부족이라 조금 더 걸어야 된다는 둥....

마트 도착해서 돌아다녀보니...
물건도 안쌌고.
반값 찌개거리라는 건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고
걷는 건 고사하고 발가락이 빠져 버릴 지경이었다.

점점 화가 치밀어 오르는데....
남편이 체리 한상자를 집어 온다.
9900원짜리 7900원에 사왔다며....
'자기가 좋아해서 내가 얼른 집어왔지.' 그러는데...
아주 그냥 체리 상자를 붙잡아 집어던질 뻔했다.

2000원 싸게 사려고
힘든 나를 여기까지 끌고 온 거야??????
코스트코에 갔으면 됐지, 롯데마트는 또 왜 와?????
마트에만 가면 누가 공짜로 물건 줘?????
집에 가면 누가 정리해????
집 청소도 내가 하잖아?????

차타고 오면서 잔소리를 해대니
남편은 초지일관 '그래도 오늘 재미있었잖아' 한다.

그나마 체리가 맛있어서 기분이 풀렸다.
나처럼 단순 과격한 이는....
걸었다가
화냈다가
먹는 걸로
잊는다.

그래도....
건강 생각하면 걸어야 한다.

아침에 너무 피곤해서
도대체 어제 얼마나 걸었는지 확인해 봤더니...

 

 

22615 걸음.... 16.64킬로미터....
하루 5000 걸음이라도 걷자고 다짐하는 나에게
450% 이상 목표 초과 달성하는 거리를 걷게 했으니...
마지막에 폭발할만 했구나.
숫자를 보며 '나의 짜증'은 당연했던 결과다! 생각하기로 했다.

남편은 뭐든 늘 과하다.

그래도 걷고 운동해야겠다 다짐한다.
건강하지 못한 채 긴 시간을 사는 건 불행한 일이다.
내 건강을 소중하게 여기고 챙겨주고 지켜봐줘야 한다.
누구보다도 내가 나를 위해야 한다.

'오늘의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이 자꾸 아픈 진짜 이유  (4) 2019.07.03
식사가 잘못됐다고요?  (4) 2019.07.02
연안부두, 월미공원, 월미도 탐방  (4) 2019.06.29
사람의 빈자리  (4) 2019.06.23
장미, 너 참 예쁘다  (4) 2019.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