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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가살&헤살

저 아이 가살 피우는 것 좀 봐. 

 

기폭처럼 날리는 커튼이 높이 뛰어올라,

선반에 얹힌 인형들의 발목이나 허리며 어깨 언저리에서 헤살 짓고 있다. 

 

 

 

어느날 딸아이가 나한테 '죽떡먹' 어디 있냐고 묻는다.

'죽떡먹?'

그건 도대체 뭔가????

 

나   :   "죽이야?  떡이야? 묻는 거니?"

딸   :   "아니,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책 어디 있냐고."

 

'죽떡먹'은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줄임말이란다.

요새 애들은 뭐든 줄여 입고, 줄여 말한다. 

 

 

그래서, 

나도 내 블로그 이름이 <가볍게 살기>니까 줄여서 '가살'이구먼....했다.

근데... '가살' 뜻을 보니.

오마나. 줄이면 안되겠네.

 

 

 

1.'가살'의 뜻은

 '말씨나 하는 짓이 얄망궂고 되바라짐'이다.

 

'얄망궂다'는 사람의 성정이 요망하여 까다롭고 얄미운 것을 뜻한다.

요즘에는 줄여서 '얄궂다'라고 쓴다.

그런 사람의 성질을 '가살'이라고 부른다. 

'가살 부리다.' '가살 떨다' '가살 피우다'의 형태로 주로 쓰인다.

또한 가살 부리는 태도가 있는 사람의 행위를 '가살지다'라고 한다. 

 

예) 첫아이가 가살 피우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녀는  행복했다. 

     조 과장은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도  하면서 꼴같잖게 가살 떤다. 

 

 

2.'헤살'의 뜻은 

 '남의 일을 짓궂게 방해하는 짓' 이다.

 

'헤살'은 함부로 짓궂게  훼방을 놓는 일이다.

그런 일을 자주 하는 사람을 '헤살꾼'이라 하고,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을

'헤살 놓다' '헤살 짓다' 또는 '헤살부리다'라고 한다. 

 

한편 일을 하는 데 마음에 썩 내키지 아니하여

이것저것 물건만 집적거리는 등,

일에 집중을 하지 아니하고 딴 짓을 하는 것을

'해찰 부리다' 또는 '해찰하다'고 하는데, 

'헤살'과 구별해서 써야 한다.

 

'해찰'에 비하여 '헤살'은 남에게 직접 피해를 입힌다는 점에서

더욱 부정적인 행위다. 

 

예)  우리가 하는 일을 도와주는 것은 바라지도 않으니 

       제발 헤살이나 놓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할머니는 흐르는 물을    손으로 헤살 저어 

      검불과 풀잎들을  내려보내고는 비녀를 뽑았다.

 

 

출처 :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네이버 사전

 

 

 

딸이 '아바라' 아냐고 묻는다.

'애 보라'는 소리도 아니고, 책 제목 줄임말도 아닌

'아이스 바닐라 라떼' 음료수 란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대꾸했다.

'입다줄'

입 좀 다물어 줄래????

 

 

주말 동안 나에게 가살, 헤살 부리지 않는 딸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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