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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강릉 솔향 수목원 - 미디어아트쇼 강릉과 평창은 동계 올림픽을 맞아 여러가지 축제와 공연, 행사들이 다양하다.그 중 하나인 강릉 솔향 수목원의 미디어아트쇼. 청산별곡. 80세인 친정엄마를 모시고 밤 8시에 산행을 감행한 우리들.엄마는 나보다 걸음이 더 빠를 정도로...충분히 건강하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 산속 추위를 견디며 산행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오르막 길을 올라 산 정상에 도달하면 반대편 내리막길은 돌길이 중간중간 있어서여간 신경을 쓰지 않으면 노모가 내려오기 힘든 길이었다.조심하며 한시간 가량 걷다보니 추위는 어느 새 잦아들고 등에서는 땀이 나기도 했다. 청산별곡. 미디어아트쇼는산 곳곳.. 바위나 나무, 절벽이나 계곡에 색색깔의 레이저를 쏘아 빛과 모양을 만들어전체 숲속을 환상적인 공간으로 보이게 했다. 중간중간 .. 더보기
냉장고에서 적정 용량을 배우다. 며칠 째 지방에 머무르는 지금.집을 떠나오기 직전 마지막 점검을 하며 냉장고 문을 열었다가 그대로 다시 닫았다. 그 길로 나는 그냥 아무것도 못 본채 하면서 집을 나섰다. 음식들을 정리하고 냉장고 속을 간결하게 해주는 일은 다른 나라 사람들의 이야기인냥 생각하기로 했다. '괜찮아. 성능 좋은 냉장고인데 뭘.' 냉장고는 참 희한한 물건이다. 가방도 비닐봉지도 무엇인가를 넣으면 더 이상 들어가지 않는 최대 용량이라는 것이 있는데... 나한테 있어서 냉장고는 뭐든 꾸역꾸역 잘도 들어가는, 한계라는 것을 모르는 요상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뭐든 한 번 들어가면 제때 나오지도 않는다. 물건들은 어느 구석에 숨어있었는지 늘 유통기한을 한참 넘기고 나서야 고개를 불쑥 내민다. 숨바꼭질하는 어린애가 '까꿍'하고 나타나는.. 더보기
강릉 오죽헌- 인생을 닮은 대나무, 오죽 강릉의 오죽헌은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의 흔적이 오롯이 남겨져 있는 곳이다. 다섯 자매의 둘째로 태어난 신사임당은 효심이 지극하여 시집을 간 후에도홀로 사는 친정어머니의 병간호를 위해 강릉 오죽헌에 머물렀다고 한다.그리고 그 곳에서 셋째 아들 율곡 이이를 낳는다.신사임당 역시 이 곳에서 태어났다고 하니....걸출한 위인 두 명이 시간 차를 두고 태어난 오죽헌은...남다른 정기가 흐르는 귀한 터로 칭송받게 된다. 오죽헌 뒤와 옆쪽으로는 대나무가 그득하다.이곳의 대나무는 그 빛깔이 까맣다는 특징이 있다.나도 오죽이, 검은 빛깔의 대나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오죽헌의 대나무밭에서는 검정대나무만 볼 수 있을거라 기대했다. 그런데대나무 줄기가 내 생각과는 달리...초록색, 검정색, 회색 등 여러가지였다. 까마귀처럼.. 더보기
우리는 지금 누구와 함께 있나? 몇 번씩 카톡으로 날짜와 시간을 주고받으며 만날 약속을 정한다.전철을 타고, 버스를 갈아타고, 걷기도 하면서 약속 장소로 간다.그리고 친구와 만난다.인사말 몇 마디 나누고 차 주문하기가 무섭게 친구는 누군가가 보낸 카톡의 물음에 일일이 답해 준다.얼마나 중요한 카톡 속 인물이기에....실제 만난 나랑은 눈 맞출 틈도 없는 걸까. 나는 묻고 싶어진다.'네가 그렇게 친절한 사람이었니?''네가 그렇게 바쁘고 중요한 사람이었니?''네가 그렇게 카톡 속 사람과 친하니?' 나와 대화하며 차 마시는 중간 중간 걸려오는 전화도 받는다.얼핏 듣기에 안받아도 지장없는 전화 같다. 나는 또 묻고 싶어진다.'너는 나를 만나는 거니? 딴 사람을 만나는 거니?''이러려면 나를 왜 만난거니?' 그 또는 그녀를 만나기 위해 들인 시.. 더보기
제주도 곶자왈 - 힘들고 긴 시간을 견뎌낸 진짜 나무들 곶자왈은 '곶'과 '자왈'의 합성어로 제주방언이다. 곶은 숲을 나타내고 자왈은 나무덩굴이 뒤섞인 곳, 즉 덤불을 뜻한다. 곶자왈은 화산활동으로 분출한 용암이 만들어 낸 불규칙한 지대에 형성된 숲으로 다양한 동식물이 공존하는 곳이다. 숲에 들어선 순간, 예사롭지 않다. 독특하다...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나무와 나무가 엉퀴고 뒤섞여서 서로가 서로의 생존을 방해하고 있는 것 같다는 괴팍한 인상을 받기도 하였다. 메타세콰이어길이나 대나무 숲 같이 길쭉길쭉하고 반듯반듯한 나무들이 질서정연하게 줄지어 늘어선 숲에서 특히 매력을 느꼈던 사람이라면... 곶자왈에서는 첫발걸음부터 어리둥절하고 혼란스러움을 느끼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곶자왈은 생긴 그대로의 '제멋대로 숲' 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곶자왈.. 더보기
제주 4.3 역사 기행 - 사려니숲길. 이덕구 산전 올해는 제주 4.3, 70주년의 해이다. 1월 16일부터 2박 3일간 진행된 이번 제주 4.3 역사기행에는 32명의 일행이 참가하였다. 나와 딸아이는 지난 해 11월에 참가 신청을 하였고 일행들과 합류했다.김포공항에서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뵈었다.내가 다른 외부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못 뵈었던 탓에 반가웠던만큼 죄송하기도 했다.다른 많은 선생님들과도 인사를 나누며 제주에서의 일정을 시작하였다. 제주 4.3사건이 무엇인지...사실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게 역사이다.오래 전 일이고, 현재에서 바라보면 다 지난 일이고, 나와는 상관없는 다른 사람들의 일이고.....이렇게 생각하기가 쉽다.사실 현재 우리들의 삶이 팍팍하기 때문에 마음을 내어 역사를 들여다 볼 여유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역사를.. 더보기
감정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법 딸아이는 예민하고 상처를 잘 받는 타입이다. 사춘기의 탓으로 모든 것을 다 돌려버리면 편하다. 사춘기는 언젠가 끝이 나게 되어 있고, 끝난 그 시점이 바로 문제가 해결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하면 얼마나 단순하고 명료한가 그러나 사람은.... 사춘기나, 사추기, 갱년기 등등으로 규정해 버릴 수 없는 개개인의 가슴 밑바닥, 저마다 감정의 창고가 있기 마련이고 그곳엔 견디고 겪어낸 감정의 껍질들이 켜켜이 쌓여있게 된다. 누구나가 다 그렇다. 살다보면, 나이를 한해 두해 먹고 어른이 되면, 그 감정의 껍질을 해소하는 법을 결국엔 조금씩 터득하기도 한다. 실전에서 처절하게 경험하며 구르다보면 감정을 느끼고 상처받는 그 마음에도 굳은살이 생기기 마련이니까... 상한 과일의 일정부분을 도려내어 버리든 먹기 싫은 과일 껍.. 더보기
햇살 아래 녹차 한 잔 우리 집은 해가 뜨는 아침부터 지는 저녁까지하루 종일 햇빛의 영향권에 있다.타워형 아파트인데 그중에서도 운 좋게 해가 잘 드는 라인이다.이 동네에 이사와서 이래저래 마음 고생만심하게 해서 집을 원망하곤 했었는데... 해 잘 드는 밝은 집이라는 부분에 있어서만큼은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햇빛이 생활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는지..내가 우울해보지 않았을때는 잘 몰랐다.비많이 내리고 날씨가 흐린 유럽쪽 나라들의자살율이 날씨와 많은 연관이 있다고 할때에도그저 흘려들었다. 그런데... 내 기분이 몹시 우울했던 날들...비까지 추적추적 내리고 온 세상이 어두컴컴해지자그대로 땅을 파고 지구 중심부까지 내려간 듯한심정이 되어버리는 걸 경험했다. 그때의 심란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눈뜨고 싶지 않을 정도로 괴.. 더보기
일어난 일은 언제나 잘 된 일이다 유튜브에는 여러가지 내용들의 동영상이 쉴 새 없이 올라온다.오로지 현재 자신의 관심사, 마음상태 등이 동영상 취사선택의 기준이 될 터이다.이 나이에 남들의 화장법이나 옷 잘 입는 센스 등등... 그런 것들이굳이 궁금하지는 않다. 지금의 나는 나와 내 주변이 행복해지는 일에 관심이 많다.물론 화장도 잘하고, 옷도 잘 입으면 더 행복해 질 수 있겠지만....어떻게 하면 후회스러운 일을 최소화 하면서인생을 긍정적이고 진취적으로 잘 살 수 있을까?조금씩 날마다 발전하는 길은 무엇일까?그것이 내 관심의 대상이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유튜브에는 꽤나 많이 있다. 법륜스님 강연은 때론 재미있고, 때론 고개를 갸웃거리게 할 때도 있다.자꾸만 남편한테 잘못했다는 마음, 용서 비는 마음으로 혼자 참회의 절을 .. 더보기
최강한파에 입김을 보다 2018년의 1월이 지났다.1월 중순부터 거의 날마다 무척 추웠다.최강한파라고 말 할 정도로 날씨는 매서웠고날씨가 매서운만큼 몸은 움츠러들었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보면 베란다 창문의 모서리 구석구석,빈틈없이 살뜰하게 살얼음이 끼어있었다. 특별한 약속이나 일정이 아니라면 집 밖을 잘 나가지 않았고동굴 속에서 칩거하듯 집안에서 겨울짐승처럼 지냈다. 추운날씨에 때아니게 무슨 미세먼지일까?최강한파에 극강미세먼지까지 기승을 부려서울시내 대중교통 이용시 요금을 면제해주기도 했었다. 추워도,미세먼지가 극성을 떨어도, 추우면서 동시에 미세먼지가 극성을 떨어도,사람들은 목적지를 향해 세상밖으로 발걸음을 내딛였다.출근을 하고, 공부를 하러 가고, 자신의 꿈을 찾아 가고, 누군가를 만나러 가기 위해...문을 열고 나섰다. .. 더보기
쨉으로 생의 문을 두드린다 권투만큼 잔인한 스포츠가 있을까?하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청소년 시절 TV에서 본 슬픈 권투는어린 시절 봤던 재미난 권투랑 달랐다.선수의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피에 대한 나의 느낌이 그 몇 년 사이에 전혀 다르게 변해 버린 것이었다. 사춘기가 되면서세상을 보는 내 시선엔슬픔과 삐딱함, 외로움이 가득차 있었다.세상 모든 것이 불쌍해 보였던 때였다.그래서고기도, 생선도, 달걀도 먹지 못하던 때였다. 그때 본 권투.사각의 링 위에 선 두명.누구의 편을 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그 권투가 싫었다.링 주변에서 구경하는 관중들이 싫었다.시청하는 대중들이 싫었다.그 두 선수의 영원할 것 같은 긴장의 시간을구경하듯, 때론 조롱하듯바라보는 그 수많은 눈빛들.싫었다. 나는 그때 본능적으로...권투가인생과 닮았.. 더보기
떠남에는 결심이 필요하다. '카이스트 물리학도에서 출가의 길을 택하다.'도연스님이 쓴 책 귀퉁이에 그렇게 쓰여 있었다. 갓 스물 넘겨 카이스트에 다니면서 출가를 하여 대학생으로서의 삶과 스님으로서의 삶을 동시에 살았다고 하니졸업하기까지의 10년 세월.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스님은 그동안 명상과 참선을 지도하고, 청소년 대안교육과 봉사활동을 하며,호흡법등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일을 해왔고지금은 어린이, 청소년들을 지도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젊디젊은 청년이 스님이 되고자 발심을 했을 때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을 것이라 지레짐작되기도 하였으나스님은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 자아 실현의 욕구로서 출가를 하였다고 한다. 즉 출가는 일종의 극단적인 선택인데, 출가를 하면 큰 일이건 작은 일이건 간에삶에서 주어지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 더보기
수요일엔 수요시위를... 수요시위는 '위안부'에 대한 일본의 공식적인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며 1992년 이래 매주 수요일 12시,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로 26주년이 된 수요시위는 단일 주제ㆍ 최장기 집회로 기네스북에 올랐다고 한다. 수요시위에 모인 참가자들은, 한일 정부가 2015년 12월 28일 발표한 위안부 합의의 무효화를 주장하며 화해치유재단 해산, 10억엔 반환과 더불어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을 지키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뜻을 모아 소리를 높였다. 방학을 맞아 어린 청소년들이 동참하여, 역사를 부정하는 일본의 파렴치한 모습을 비난하는 자유발언등을 하였다. 그 모습이 의젓하고 당당하여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묵직한 울림이 전해져 왔다. 그저께 내린 눈으로 도로는 미끄러웠고, 바닥.. 더보기
머리 냄새 나는 아이 친한 친구 한명이 있다. 2-3년 동안 연락 한번 안 하다가도 갑자기 나의 필요에 의해 문자를 남기면 득달같이 연락을 취해주는 친구. 통화하게 되면 바로 어제 만나서 헤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어떤 어색함도, 거리감도 없는 친구. 아주 오랜 세월 떨어져 지냈지만 하소연할 일이 있을 때면 불현듯 떠오르는 친구. 마음에 들지 않아 했던 학과 공부였지만, 나의 학점이 이상하리만치 높을 수 있었던 건 공부할 때마다 내 곁에서 늘 함께 해준 친구 덕분. 그녀는 대학 연구실에 근무하며 강의를 한다. 며칠 전 연구실로 딸아이를 데리고 놀러오라는 문자를 받았다. 알겠다고 답하고 나서... 그녀랑 소식을 주고 받았던 옛날의 흔적들을 뒤적여 보다가 이런 글귀를 발견했다. 머리냄새 나는 아이 내가 머리감을 때는 엄마가 도와줍니.. 더보기
게임의 본질을 파악하기 레이먼드 조의 에 보면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야기가 나온다. 독일의 한 라디오 방송국에서 10만유로를 걸고 공모전을 실시한다. 10만 유로가 생기면 얼마나 멋지게 돈을 쓸것이냐?라는 주제로 청취자 투표를 하고, 투표에서 1위 한 사람에게 10 만 유로를 주는 공모전이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응모를 하였고, 그 중 한 트럭운전사가 행운의 주인공으로 당첨이 되었다. 트럭운전사는 '상금의 4분의 3인 7만 5천 유로를 자신을 뽑아준 독일 시민들을 위해 하늘에서 뿌리겠다' 고 사연을 보냈었고, 청취자들에게 선택을 받아 1위가 되었다고 한다. 그 후 트럭운전사는 실제 군중을 향해 돈을 뿌렸다. 1등을 해서 10만 유로를 받고 싶은 사람은 무수히 많았으나, 그 상금을 타인과 함께 나눠 갖겠다고 말한 사람은 트럭..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