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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떠남에는 결심이 필요하다.


'카이스트 물리학도에서 출가의 길을 택하다.'

도연스님이 쓴 책 귀퉁이에 그렇게 쓰여 있었다. 


갓 스물 넘겨 카이스트에 다니면서 출가를 하여 

대학생으로서의 삶과 스님으로서의 삶을 동시에 살았다고 하니

졸업하기까지의 10년 세월.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스님은 그동안 명상과 참선을  지도하고, 

청소년 대안교육과 봉사활동을 하며,

호흡법등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일을 해왔고

지금은 어린이, 청소년들을 지도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젊디젊은 청년이 스님이 되고자 발심을 했을 때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을 것이라 지레짐작되기도 하였으나

스님은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 자아 실현의 욕구로서 출가를 하였다고 한다.



즉 출가는 일종의 극단적인 선택인데, 출가를 하면 큰 일이건 작은 일이건 간에

삶에서 주어지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만족할 수 있는 태도를 지니게 된다.

현실에서 채우지 못하는 여러 가지 욕구들을 수행의 힘을 통해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도연스님  <누구나 한 번은 집을 떠난다> 중에서



그게 출가.

그게 바로 집을 떠난다는 의미이다.

어디 그것이 '집'에만 국한된 의미이겠는가?

관계맺고 있는 것으로부터의 '떠남' 아니겠는가?


'스물에 미련해지지 않으려면 부모를 떠나야 하고

마흔에 어리석지 않으려면 스승을 떠나야 한다.'

라는 도연 스님의 말처럼.

때가 되면 누구나 떠나야 하는 것이다.

나그네처럼

각자 주어진 길을 향해 

그들만의 보폭으로 걸어가야 한다.


바꿔 생각해 보면...

나를 떠나는 그 모든 것들을 당연하다 여기는 태도.

그 태도를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내가 놓지 못하고 있으면

떠나는 자식이나

떠나려는 스승이나

떠나려는 주변이...

잘 떠날 수 없을테니까.


때가 될때든,

인연이 다해서든,

떠남에는

결심이 필요하다.

굳게 먹은 그 마음 맺음이

쉬 풀어지지 않도록...

이왕 떠났으면

떠난 그 길에서 귀한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

그게 삶을 대하는 바른 태도... 아니겠는가. 


누구나

필연적으로

언젠가는,

어딘가로, 

떠나야 하는 삶....

궁극적으로 이 책이 나타내고자 하는

'누구나 한 번은 집을 떠난다' 아닐까.


그래서 

아이와 나는 결국 평균적인 삶에서의 

'떠남'을 선택했고

우리의 '떠남'은 이제 시작이다.

인생은 예측불허.

그러니 떠나면서 새로운 계획을 도모하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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