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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강릉 솔향 수목원 - 미디어아트쇼

강릉과 평창은 동계 올림픽을 맞아 여러가지 축제와 공연, 행사들이 다양하다.

그 중 하나인 강릉 솔향 수목원의 미디어아트쇼. 청산별곡.


80세인 친정엄마를 모시고 밤 8시에 산행을 감행한 우리들.

엄마는 나보다 걸음이 더 빠를 정도로...충분히 건강하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 산속 추위를 견디며 산행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오르막 길을 올라 산 정상에 도달하면 반대편 내리막길은 돌길이 중간중간 있어서

여간 신경을 쓰지 않으면 노모가 내려오기 힘든 길이었다.

조심하며 한시간 가량 걷다보니 추위는 어느 새 잦아들고 등에서는 땀이 나기도 했다. 


청산별곡. 미디어아트쇼는

산 곳곳.. 바위나 나무, 절벽이나 계곡에 색색깔의 레이저를 쏘아 빛과 모양을 만들어

전체 숲속을 환상적인 공간으로 보이게 했다. 

중간중간 사슴이 달아나고, 호랑이, 곰의 형상이 보이며 빛을 머금은 나무와 바위가 조화를 이룬다.

깜깜한 밤 하늘에 점점이 박혀 있는 별과 어우러진 미디어아트쇼는

오직 밤에만 볼 수 있는 행사이다. 


자연그대로의 산을 낮에 감상했다면

밤에는 색다른 모습의 산을 볼 수도 있다. 

게다가 한 시간 가까이 겨울 산을 오르내리는 것만으로 운동이 될 듯 하다.

그러나....

노모나 유아와 함께 가는 것은 생각해 볼 일이다. 

춥고 어두워 위험 요소도 있으니까....


나무는 11월부터 2월까지 겨울잠 자는 곰처럼 휴면상태에 접어든다고 들었다. 

기온이 5도 이하로 내려가면 나무는 광합성과 증산작용같은 생리작용을 하지 않는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지금은 나무들의 휴식시간이었을텐데....

사람들의 관람을 위해 산 속 곳곳에 레이저 빛을 뿜어댄 것이 

나무들에게 큰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닌가...하는 아쉬운 생각도 들었다. 

장식조명을 가지에 매다는 것만으로도 나무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된다고 하던데...

솔향 수목원의 나무들이 미디어아트쇼 기간을 잘 버텨주었으면 한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사람과 자연이 공생하는 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해야 한다.

더 잘 살기 위해서 자연을 범하고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연 속의 한 구성원으로, 자연에 빚지며 산다는 생각을 가지며 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