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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잘난척 금지. 지식의 저주

친구랑 만나면 하는 이야기

친구 중 한 명은 20여 년 전쯤 미국으로 갔어요. 대학원 공부를 마치면 돌아올 줄 알았는데요. 취직도 결혼도 다 그곳에서 하다 보니 한국에 들어올 일이 없게 된 거죠.

어쩌다 한 번씩 한국에 옵니다. 그러면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끝에 가서는 서로의 가족에 대해서 말을 하게 돼요.

친구는 한국에 계신 부모님 걱정이 많아요. 친구는 남매인데 오빠도 미국의 타 지역에 살거든요.

둘 다 공부를 하러 갔다가 그곳에서 직장을 구한 케이스여서 삶의 본거지가 미국이 되어 버린 겁니다. 그러니 한국에는 부모님 두 분만 남아 계세요.

20년 동안 자식 둘을 만나러 몇 번씩 미국에 가시기는 했지만 한국을 떠나서 사실 생각은 없으셨나 봐요.

IT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휴대폰이며 PC, 그 외 전자 기기 작동법을 손쉽게 물어볼 수 있는 자식이 곁에 없다는 건 두 분께 상당히 불편한 일이었을 겁니다.

 

친구는 아이패드를 사서 부모님께 드리며 스카이프를 시도하고요. 휴대폰과 PC로 공인인증서 깔아서 은행 업무 보시는 방법, 인터넷 쇼핑하는 방법, 앱 설치 등등 어쩌다 한 번 한국 들어올 때마다 설명을 드려요.

근데 친구의 열정만큼 부모님이 못 따라 하시는 거죠. 80세 넘은 부모님들께는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세상이 가혹할 정도로 빠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지요.

​친구가 각종 방법들을 종이에 써 드리고 시범도 보여 드리지만 부모님께서는 돌아서면 깜빡깜빡 잊어버리십니다. 그때마다 친구는 답답하다고 해요.

그럼 저는 제 딸아이 초등 때 수학 공부 가르쳐주다가 머리에 불붙었던 얘기를 들려줍니다.

'네가 내 심정 같겠어?' 그러면서 말입니다.

몇년 전의 우리는 80대의 부모님과 10대 자녀의 모자란 이해력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아서 하소연을 하곤 했었죠.

"아, 이 쉬운 걸 왜 몰라? 도대체 뭐가 문젠데???"

 

그러면서 누가누가 더 모자란가 대결이라도 하듯이 서로의 부모님와 서로의 자식의 단점에 대해 줄줄이 나열하며 도토리 키재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쩜, 이런 것도 모른다니..." 그러면서요.

그때 했던 저희들의 이야기. 그건 잘난 척이었을까요?

어디 가서 잘난 척할 데가 없으니까 가족 앞에서 잘난 척 한 더 모자른 사람들이 바로 '친구와 저' 였던 걸까요?

이게 바로 '지식의 저주'에서 비롯된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실험을 통해서 본 '지식의 저주'

1990년 미국의 심리학자인 엘리자베스 뉴턴은 한 실험을 합니다. 그룹 1과 그룹 2로 나누어서 그룹 1의 사람들에게만 당시 유행하는 노래를 들려줘요.

그리고 노래의 리듬을 떠올릴 수 있도록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리게 합니다. 그 소리만으로 그룹 2의 사람들이 유행가의 제목을 맞출 수 있는가를 알아봅니다.

그때 그룹 1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탁자 두드림만으로도 그룹 2의 사람들 대부분이 유행가 제목을 맞출 것이라고 생각해요.

유명한 노래니까 최소 50%의 사람들은 맞출 거라고 예상했지만요. 결과는 단지 2.5%의 사람들만이 노래 제목을 알아맞혔다고 합니다.

내가 아는 것을 남도 알고 있을 확률이 2.5%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야 할까요?! 그럼 '상대방의 모른다는 반응'에 훨씬 너그러워질 것 같기도 합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시면 아래 주소로~~

https://blog.naver.com/leeha517/221667562567

 

지식의 저주, 이것도 모르냐?라는 말은 금지어.

친구랑 만나면 하는 이야기친구 중 한 명은 20여 년 전쯤 미국으로 갔어요. 대학원 공부를 마치면 돌아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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