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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깜빡해도 괜찮아

 

 

 

 김밥 맛이 왜 이래요? 김밥한테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죠?

저는 음식을 잘 못 합니다. 겨우겨우 밥이랑 국이랑 반찬 몇 가지 해먹는 정도거든요. 제대로 된 요리를 만들어 본 적도 거의 없는데 그나마 다행히 김밥은 조금 맛을 낼 줄 알아요. (표현상 김밥이 꼭 요리라는 것처럼 보임ㅡ.ㅡ)

재료 준비를 해서 통에 넣어 두고 딸아이가 원할 때마다 금세 금세 말아 줍니다. 처음 김밥을 먹을 때는 딸아이도 남편도 굉장히 맛있다고 합니다.

그 김밥을 재료가 다 떨어질 때까지 서너 번에 걸쳐서 많게는 대여섯 번까지 매 끼니마다 주면 질려 해요.

제가 요리 감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것저것 다른 시도를 해 볼 텐데요. 저는 곧이곧대로 김밥 재료로는 김밥만 싸는 '올곧은 여자 스타일'이거든요.

식구들이 나중에는 김밥이라면 쳐다보지도 않으려고 하죠.

그러면 몇 달 '김밥의 묵은 때와 악몽'이 지워질 때까지 얘기조차 꺼내지 않다가 어느 날 갑자기 신들린 것처럼 또다시 김밥을 말기 시작합니다.

한 번의 재료 준비로 서너 끼를 해결하니까 편하거든요. 자주 하다 보니 실력도 늘어서 꽤 먹을만합니다.

엊그제 딸아이한테 마지막 남은 재료들을 긁어서 김밥을 싸주었어요.

근데 맛이 밍밍한 거예요. 자세히 들여다봤더니 단무지를 빼고 싼 거예요.

제 평생에 김밥에 단무지를 뺀 적은 단연코 처음이었어요. 저도 살짝 충격 먹었지 뭐예요.

이제 김밥마저도 제대로 맛을 낼 줄 모르는 건가!!!!

하지만 자책. 그런 거 안 합니다.

단무지만 따로 먹어도 되잖아요. 김밥 위에 자른 단무지를 하나씩 올려서 딸아이에게 줬어요.

딸아이가 "이게 뭥미?" 하며 웃어요.

정신 깜빡한 엄마가 이마를 두드리는 모습을 표현한 거라고 했죠. 이마 위에 올린 물수건 같기도 하고, 이마에 붙인 해열 시트지처럼 보이기도 해요.

남은 단무지 네 조각으로 김밥끼리 손잡고 있게 만들어 줬어요.

손에 손을 맞잡고 딸아이의 입속으로 김밥들이 데굴데굴 굴러떨어져 갑니다.

세금도 다 냈는데 독촉장이 왔다고?

며칠 전에 남편이 퇴근하면서 재산세 독촉장을 들고 왔어요.

남편이 저에게 "재산세 안 냈어?" 물어서 제가 대답했죠.

"아니, 설마 내가 세금도 딱딱 안 냈겠어??? 뭔가 착오가 있었겠지."

다음 내용이 궁금하시면 아래 주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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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한번. 깜빡깜빡해도 괜찮아요.

​ 김밥 맛이 왜 이래요? 김밥한테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죠?​저는 음식을 잘 못 합니다. 겨우겨우 밥이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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