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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공연 관람 자세를 고함

단지 덥다는 이유로 널 증오하지 않길 바라

공연을 관람하고 나왔는데도 한여름의 열기는 식을 줄 모르더군요. 묵묵히 걸어서 다음 코스를 향해 나가다 보니 어릴 때 손들고 벌서던 기분도 들고요. '800미터 달리기'를 4분 27초 안에 통과하려고 죽기 살기로 뛰던 고등학교 시절도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고 신영복 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한 부분도 생각이 났어요.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 징역의 열 가지 스무 가지 장점을 일시에 무색케 해버리는 결정적인 사실 ― 여름 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 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 사람을 단지 37℃의 열 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 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의 형벌입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신영복 선생님께서 실제 20년이나 되는 긴 수형 기간 동안. 가족들에게 쓴 편지를 엮은 책입니다. 가족과 이웃과 세상에 대한 한없이 따뜻한 시선이 책 속에 그대로 녹아 있는데요.

옥중 더위를 '형벌 중의 형벌'로 표현하신 것을 보면 상당히 고통스러우셨던 것 같아요. 더워서 고통스러운 것보다는 단지 덥다는 이유로 곁에 있는 누군가를 미워하는 수감자들을 보는 것이 더 힘드셨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도 때론 이런 '자기혐오'에 빠질 때가 있어요. 덥다고 춥다고 짜증난다고 재미없다고 기분 나쁘다고... 누군가에게 비난의 감정을 쏟아붓습니다. 돌아서서 후회하고 다시 그런 행동 하지 않아야겠다 다짐하곤 하죠.

사소한 내 감정에 못 이겨 누군가의 기운을 빼앗아 버리는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신영복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부당한 증오'를 떨쳐 내고 싶고요. '자기혐오'에도 빠지고 싶지 않습니다.

공연을 보는 관객의 신분일 때는 물개박수치며 환호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공연 관람의 자세 정도는 지키며 살아가는 마음의 여유가 제 인생 마지막까지 있었으면 좋겠어요.

38도 더위로 땅도 하늘도 불타 없어질 것 같이 뜨겁던 그날. 한 번 더 다짐했습니다.

'단지, 덥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증오하진 않아야지.'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면 아래 주소로~~

https://blog.naver.com/leeha517/221628482013

 

덥다는 이유로 널 증오하지는 않겠어. 공연관람의 자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이열치열이라고? 노노. 땀의 비를 맞아 봐.여름휴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가평의 쁘띠프랑스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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