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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시간관리 프로젝트 30일

8만 년의 삶에서 지혜를 배우다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을 쓴 저자 칼 필레머는 세계적인 사회학자이자 인간생태학 분야의 최고 권위자이다. 그는 성공과 행복에 관한 수많은 책과 강연들 속에서도 사람들이 여전히 불행한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의문을 가진다. 그래서 5년에 걸쳐 1000명이 넘는 70세 이상의 각계각층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류 유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80년 가까이 산 인생의 현자 1000명이 들려주는 다양한 이야기와 8만 년의 시간이 빚어낸 지혜는 우리의 삶에 믿음직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자신의 인생에서 경험한 산지식과 그로부터 얻은 깨달음을 전해주는 '인생의 현자들'은 어떤 유명한 학자나 전문가 보다도 더 구체적이고 공감가는 말로 우리들의 가슴을 두드린다.

 

젊은 사람들은, 세월이 흘러 나이 들게 되면 저절로 혹은 깨우침으로 알게 되는 것들을 아직은 모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불안해하고 걱정하지만 여유를 갖고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무엇인가를 계속 하면 할수록 우리는 그것에 익숙해지게 된다. 운동을 계속하면 운동에 익숙해지고, 새벽 기상을 계속하다 보면 새벽 기상에 익숙해진다. 불안과 걱정도 마찬가지다. 계속하게 되면 당연하게도 그런 부정적 감정에 익숙해져서 헤어나오기 힘들어진다. 순간을 살아낼 동력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80년 가까이 산 인생의 현자들은 미래와 늙음에 대한 걱정을 하느라 현재를 낭비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못한다고 안한다고 뒤로 내빼지도 말고 좁아터진 자신만의 공간에 박혀 골몰해서도 안된다고 말한다. 후회하고 걱정할 시간에 자신의 틀을 깨고 밖으로 나아가야 함을 그들은 인생 곳곳에서 이미 터득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들려주는 촌철살인의 한마디는 바로 이것이다.

'기회가 묻거든 '네'하고 답하라!!!'  

기회는 붙잡고, 후회는 떨쳐내는 삶.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 당장 할 일을 미루지 않아야 함은 당연하다. 인생의 현자들은 "산 사람에게 꽃을 보내라. 죽은 사람에겐 보내도 보지 못한다."라고 말하며 무슨 일이든지 지금 바로 실행해야 할 것을 강조한다. 

 

인생의 현자들이 주는 삶의 조언 가운데 가장 실질적이라고 여겨지는 것은 양육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모로서의 제대로 된 교육이나 훈련도 없이 어느 날 문득 부모가 되어 자녀들을 길러낸다. 그 일은 의미가 큰 만큼 때론 감당하기 어렵기도 하다.

 

"부모의 행복은 가장 불행한 자녀의 행복지수만큼이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행복한 일이 많아도 자녀가 불행하면 부모는 행복할 수 없다. 양육만큼 고무적이고, 즐겁고, 도전적이고, 실망스러운 경험은 드물다. 123쪽

 

인생의 현자들은 자녀를 키우면서 갈등이 생길 경우 늘 '이 싸움이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녀와의 갈등을 계속 키우면 관계에는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게 된다. 쪼개진 바위를 도로 붙일 수 없는 것처럼, 균열이 생겨버린 부모 자식 간의 관계도 그렇다. 돌이키려면 엄청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그러므로 극단의 상황에 치닫지 않기 위한 현명한 처신이 필요하다.  

 

아동심리학 분야의 선구자인 도널드 위니캇은 모든 부모들에게 "이미 충분히 훌륭한 양육을 하고 있다는 점을 늘 상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리는 완벽할 수 없다. 하지만 예의 바르고 사랑스러운 아이로 키우기 위해 "만족스러운 양육'은 할 수 있다. 

만족스러운 양육이라는 말은 자녀에게 실패를 허용한다는 뜻이다.    168쪽

 

완벽한 아이를 키우겠다는 부모의 욕심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에 도전함으로써 그들 사이에 수많은 갈등과 반목을 불러일으킨다. 현명한 부모는 자신의 생각을 아이의 인생이 아닌 '자신의 인생'에 적용시켜 살아가려고 애쓴다. 부모 자신의 인생을 발전시키려 하지, 자신의 인생을 옆으로 밀쳐두고 아이 인생의 진두 지휘자로 나서지 않는다.

부모와 자녀 사이라지만 전혀 다른 존재이다. 서로의 고유성을 인정해주고 자신들 몫의 인생을 살아가며 실수와 실패를 용인하되 갈등의 골짜기에서는 지혜롭게 빠져나올 줄 아는 부모와 자녀가 되어야 한다. 어렵더라도 그러려고 애써야 한다.  

 

요즘은 책을 읽다 말고 문득문득 멈춰 한참을 생각하게 된다. 나이 들어가면서 점점 더 지혜로워질 것이라 믿어서인지... 젊었을 때보다 훨씬 더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평화로워짐을 느낀다. 젊은 날. 막막해하며 꿈꿨고, 차지하고 싶어 안달했던 미래가 지금와서 보면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라는 걸 알게 되어서인지도 모르겠다.  

 

하루하루 내 손으로 지어낸 순간들이 쌓여 '진짜 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 사실을 차츰 깨닫는다. 욕심이 사라져버린 빈 자리가 자기 반성과 배우려는 자세로 채워져 간다. 살아온 날들이 살아갈 날들을 기대하게 만드는 것이라면.... 나의 젊은 날의 방황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고 생각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