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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시간관리 프로젝트 30일

사랑은 행동하고 들어주는 것

170~220P 스캇 펙. 아직도 가야 할 길. 네번째 시간.

사랑에 관련된 부분을 읽고 있자니 많은 사람들은 사랑의 의미도 사랑을 하는 방법도 잘 모른채 사랑에 뛰어들어 상처입고 상대방을 상처입힌다는 생각이 든다. 남녀간의 사랑만이 아닌 세상 모든 사랑에는 다 훈련이 필요하고 함께 성장해 나가려는 의지도 필요하다. 이렇듯 사랑은 느낌으로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사랑은 책임과 지혜를 수반해야 하는 행동이다. 행동하지 않고 느낌만 있는 사랑은 사랑이 아닌 거다.

 

예전에 알고 지내던 선배가 있었다. 교육에 목숨거는 사람이었는데 아이가 어릴 때부터 각종 책들과 교구들로 한치의 빈틈없이 계획표를 짜가며 공부를 시켰다. 아이는 엄마의 요구에 발 맞춰 잘 따라주었고 영재 소리를 들을 정도로 똑똑했다. 아이가 영특해질수록 선배의 욕심은 더 커져갔고 그러다보니 다른 것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퇴근한 남편에게 밥 차려주고 과일을 던져주듯 주고 나면, 엄마와 아이는 또 다시 둘만의 공부방에 틀어박혀 공부를 향해 달려나갔다. (스카이캐슬과 너무나도 닮지 않았나?)

 

그렇게 선배와 아이가 2인 1조가 되어 공부에 매진하는 동안 외로워진 남편은 정해진 수순처럼 다른 사람을 찾아 떠나게 된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선배가 수습해보려 나섰지만 한번 돌아서 버린 남편의 마음을 되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자 선배는 남편과 새로운 사랑에 빠진 여자를 집요하게 찾아내어 헤어질 것을 종용했다. 허사였다. 사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같은 현실은 우리의 주변에 널려있다. 

 

선배가 남편을 되찾으려고 했던 건 사랑일까? 그 남편이 가족을 떠나 만난 여자와 보낸 시간들은 사랑이었을까? 아닐거라고 생각한 건 선배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였다.

 

선배는 아이 교육에 드는 엄청난 비용 감당을 위해서라도 이혼은 죽어도 못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사랑해서도 아니고, 사랑이 남아 있어서도 아니고 사랑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게 미안해서도 아니었다. 오직 돈 때문에 남편을 못 놔준다는 선배에게 나는 뭐라고 말을 해야 하나 난감했었다. 아이 역시 아빠의 부재로 인해 자신의 고비용 공부가 지속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걱정만을 하고 있었다. 열 살도 안된 아이의 생각이니 별 것 아니라고 해야 하는 건지, 공부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으니 이제라도 다시 생각해보라고 조언을 해야 하는 건지..... 당시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결국 아무 말도 못했다. 

 

우리는 늘 착각을 하면서 산다. 내 마음을 남편이나 아내가, 부모나 자녀가 그냥 알아줄 거라는 착각. 행동하지 않는 지성이 지성이 아닌 것처럼 행동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가족이라는 느낌, 부부라는 느낌, 자녀라는 느낌.... 그 느낌들로만 사랑한다고 확언할 수는 없다. 말뿐인 사랑, 느낌뿐인 사랑을 진짜 사랑이라고 단번에 알아보고 이해해 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사랑이란 행동하는 만큼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과 사랑이 아닌 것은 선과 악처럼 객관적인 것이지 주관적인 현상이 아니다. 174쪽

 

저자는 사랑을 행동으로 나타내는 방법으로 관심갖고 들어주기를 이야기한다. 누군가의 이야기에 진심을 다해 귀 기울여 들어주는 일은 엄청나게 에너지 소모가 큰 일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느낌을 가진 상대방에게 귀 기울이는 행동조차 하기 어렵다면 그건 사랑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남녀간에, 부부간에, 부모 자식간에 경청은 사랑의 행동으로써 중요한 의미가 있다. 

 

특히 자녀의 말에 귀 기울이게 되면 좋은 점은, 아이 스스로가 사랑받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끼고 정신적으로 성장하며 건강하게 커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자신이 귀하다고 느낄수록 귀한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하게 되고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는 행동을 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아이에 대한 이해의 폭이 커지게 되므로 부모 또한 아이를 더 올바르게 가르쳐 나갈 수 있다. 부모에게 소중한 대접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그들 역시 부모를 존경하며 사랑으로 대하게 된다.

이렇게만 된다면 좋지 아니한가?라는 말이 절로 나오지만....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들어주기는 엄청난 인내를 요구하는 힘든 과정이다. 하지만 부모라면 극복해 나가야 할 과정이기도 하다. 

 

독자가 이와 같은 순환적인 성격을 파악하고 있다면 그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며, 사랑이란 주고 받는 것이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강의 악순환 대신에 이것은 발달과 성장의 창조적 상승 순환이다. 즉, 존중이 존중을 창조하고 사랑이 사랑을 낳는다.  184쪽

 

창조적 상승 순환을 위해 오늘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우리의 자녀와 배우자와 주변의 이야기에 살짝 '귀 기울여 들어주기'. 어떨까?

저자는, 온 마음으로 들어주기가 힘들때는 듣는 척을 해도 되고, 다른 생각을 하며 들어도 되고, 선택적으로 들어도 된다고 한다. 여러가지 방법을 그때그때 균형있게 맞춰가며 들어주면 된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들어주는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랑은 어렵고 힘든게 사실이지만 현명하게 행동하면 모두를 살리고 성장시키는 마법의 묘약이다.

사랑, 너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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