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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시간관리 프로젝트 30일

메모독서법 4

<독서 시간관리 프로젝트 9일차>

174~263P  이전까지의 내용이 메모 독서를 하기 위한 방법에 관한 설명들이었다면, 이 부분에서는 메모 독서를 습관으로 만들면 어떠한 경험을 할 수 있는지 들려준다. 

책의 설명대로 순서를 따라가 보면 '메모독서법'의 지향점이 명확하게 보인다. 책을 조금 더 자주 읽고, 더 잘 읽어서, 더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가자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이 안내한 메모 독서법을 참고하여 각자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독서습관을 잡아가는 것이 관건이다. 책을 그냥 읽을 때와 '글쓰기'를 염두에 두고 읽을 때의 차이는 크다. 글쓰기라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글을 읽는 내내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나의 생각을 뒷받침 해 줄 근거를 책 속에서 찾으려면 더 집중해야 하고, 찾아낸 내용을 잊지 않기 위해서는 '메모'하며 기록을 남겨야 한다. 

 

제가 메모 독서를 통해 얻은 최고의 산출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 인생이었어요. 독서 노트에 손으로 꾹꾹 눌러 쓴 문장들, 메모 독서를 통해 쓴 글로 제 삶이 변화되었습니다. 메모 독서를 하면서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있었죠. 이것이 제가 메모 독서를 그만둘 수 없는 이유입니다. 메모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산출물은 여러분의 달라지는 삶입니다.   200쪽

 

저자의 메모 독서 후 최고의 산출물이 '자신의 인생'이었다는 말은 그에게만 해당되는 '그만의 것'이 아니다. 책을 읽고 글을 써서 삶의 자세를 바꾼 수 많은 사람들 역시 최고의 산출물은 '그 자신의 인생'일 것이다.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자신을 느끼는 한, 읽고 쓰기의 삶은 지속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책을 읽은 후 자신이 부수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여러가지 결과물들에 대한 생각을 해보아야 한다. 생산해 낼 수 있는 가치가 하나씩 쌓여가는 기쁨과 보람을 온전하게 누릴 자, 그건 바로 우리 각자, 자신이다. 

 

 

내가 딸아이에게 늘 막연하게 하던 말이 있다. 책 한권 한권을 네 스승으로 생각해라. 책 한 권을 펼때마다 새로운 스승을 한 명씩 만날 수 있게 될 거다....그렇게 말했다. 구구절절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역효과를 낼 예민한 시기인지라 지켜만 보고 있었다. 아이 스스로가 정해 놓고 인정하는 동그란 범주, 거부감을 드러내는 범주 밖 세상. 너무나 뚜렷한 경계지음이 엄마인 나로서는 걱정스러웠지만, 결국 그것을 인식하고 바꿔나갈 사람은 딸아이, 자신이어야 함을 알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저자가 들려준 '선 긋기' 라는 표현과 설명은 내게 충분한 위안을 주었다. 

'나'라는 정체성의 본질은 '선 긋기'라고 표현될 수 있으며, 이는 '마음 속 내적 경험의 세계에 정신적인 선을 긋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경계의 안을 '나'로, 경계의 바깥을 '내가 아닌 것'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러한 '선 긋기'로 경계의 바깥을 적대시함으로써 갈등을 만든다. (경상도, 전라도의 '지역적 특성' 선 긋기, 재벌과 운전 기사 사이의 '재산 유무' 선 긋기, 잘생김과 못생김 사이의 '외모' 선 긋기 등등...) 

 

'경계선'은 잠재적인 '전선'이기도 하다. 하나의 경계선은 두 개의 대립된 영토, 전투 가능성이 있는 두 진영을 만들어낸다. 자신의 영혼에 경계선을 그음과 동시에 영혼에 전쟁터가 만들어진다.      216쪽  

 

'선 긋기'로 규정된 경계선은 고정불변이 아니라는 데에 안심이 된다. 이러한 '선 긋기'는 특정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사람에게 다 나타난다. 자신만이 정해 놓은 생각의 틀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 생각의 틀을 저자는 '선 긋기'로 표현했고, 나는 평소 '동그란 범주'로 표현했을 뿐이다. 표현의 차이일 뿐, 그 틀을 뛰어 넘어보려는 시도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극복해 보려는 몸짓을 해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그러니 열린 마음으로 경계의 바깥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노력을 기울이면 된다. 그 순간 '나'라는 정체성을 나타내었던 '그어 놓았던 선'이 유연하게 움직이게 될 것이다. 경계의 안쪽에만 머물렀던 시선이 경계의 바깥을 향해 가기 시작할 것이다. 내가, 우리가 성장하는 순간이다. 

 

독서는 경계를 확장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우리는 독서를 통해 경계를 인식할 수 있고, 경계 위에 설 수 있고, 경계 바깥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내 안의 경계를 발견하고, 잘못 그어진 경계를 지우고, 새로운 경계를 그리기 위해 우리는 책을 읽어야 합니다. 222쪽

 

마지막으로 작가는 독서야말로 자신의 고집스러운 경계를 지워낼 수 있는 방법임을 거듭 강조한다. 나의 경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환경에 나를 데려다 놓아야 하는데, 책만큼 그 과제를 충실히 이행해줄 매개체는 없다.

책을 통한다면 나는 '여기'에 있으면서 동시에 '저기'를 경험할 수 있으며, 책을 통한다면 나는 '이 시대'를 살면서 '다른 시대'를 향유할 수 있다. 그렇게 동시다발적으로 나의 시선이 자유롭게 경계를 넘나들수있는 곳은 책 속 세상뿐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다는 건, 내 안에 고집스럽고 진하게 칠해놓은 '경계의 색'을 조금씩 옅게 바꿔 나가겠다는 겸허한 시도이다.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더 나은 나를 꿈꾸며 책 속 스승들의 가르침에 고개 숙이겠다는 뜻이다.   

나와 남 사이에 그어 놓은 경계를 넘나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나'이면서 동시에 '타자'이다. 그렇게 될 수 있다. 책을 읽는 한 가능하다.  

 

https://pixabay.com

작가 신정철의 <메모독서법>.  메모하며 독서 노트 쓰는 법을 배우려다가 마침내 '나'를 키우는 법을 배우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의 의도는 노트 필기에 있지 않다. 책을 읽어서 각자의 인생을 스스로의 손으로 가꾸고 바꿔나가라는 데에 있다. <메모독서법> 참, 고맙다. 나를 다시 돌아보고 사랑할 수 있게 해주어서.... 잊지 않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