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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걱정은 위험을 제거한 적이 없다.

'애늙은이'라는 별명을 가진 굴뚝새가 오늘도 굴뚝에 앉아서 시름에 젖어 있었다. 
어미 참새가 아기 참새를 데리고 굴뚝 위로 날아가면서 말했다.
"걱정은 결코 위험을 제거한 적이 없다"
"그리고 걱정은 결코 먹이를 그냥 가져다 준 적이 없으며, 눈물을 그치게 한 적도 없다."
아기 참새가 말참견을 했다. 
"엄마, 그럼 걱정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요?"
"네 날개로, 네 발로 풀어야지. 어디 저렇게 한나절 내내 걱정할 틈이 있겠느냐?"
어미 참새가 창공으로 더 높이 날며 말했다.
"걱정은 결코 두려움을 없애 준 적이 없어.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지."
이때 아래에서 총소리가 울렸다. 
굴뚝 위에 앉아서 걱정에 잠겼던 굴뚝새가 땅으로 뚝 떨어지고 있었다. 


                                  정채봉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 중




지난 2년간 걱정을 많이 하며 살았다. 

걱정이 어떤 해결책도 될 수 없음을 모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었다.

내 마음도 내 것이니... 작정만하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물건을 사는 것도, 처분하는 것도 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처럼

내 속에 들어 있는 나의 마음도 조절할 수 있으리라 여겼는데....

아니었다. 


나는 이리저리 참 잘도 흔들렸다. 

흔들리지 않을 이유, 참고 버틸 이유를 찾아

내 속을 낱낱이 뒤져 보았지만 소용없었다. 

힘든 상황 속에서 걱정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이유가 없어 보였다. 

나를 둘러싼 주변의 걱정들, 흔들려야만 할 수만가지 이유들이 

내가 제대로 걱정할 수 있도록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김없이 나를 흔들어댔다.


걱정은 결코 위험을 제거한 적 없다던 어미 참새.

걱정은 결코 먹이를 그냥 가져다 준 적도, 눈물을 그치게 한 적도 없다던 어미 참새.

어미 참새의 현명함이 내게도 있었다면

그 시간들이 그렇게 고통스럽지 않았을 것이다. 


걱정하던 그 시간에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 눈을 돌렸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걱정하던 그 시간에 

재미나고 즐거운 취미거리를 찾고 즐겼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걱정한다 해도

내게 닥칠 위험은

나를 피해가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는 알았다.

그러니

걱정보다는

오늘의 삶을 즐기는 쪽을 택할 것이다.

나날이 행복하게 사는 쪽을 택할 것이다.

어차피 내게 올 위험이라면

행복한 상태에서 맞닥뜨리는 게 훨씬 견딜만 할 테니까.

걱정따윈 집어치우고

재미나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