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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부모라면 유대인처럼 하브루타로 교육하라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라면 대부분 육아서를 읽는다.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아이를 기르는 능력까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은 아닌지라.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책을 펼치곤 한다. 모든 책들이 다 그렇지만, 특히나 육아서는 나의 경험에 비추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현실에서 아이를 키우며 부딪히고 고민하고 깨달았던 일들이 내 속에 차곡차곡 쌓일수록 책이 더 잘 이해된다. 책과 나 사이의 거리가 부쩍 가까워졌음을 느낀다. 

<부모라면 유대인처럼 하브루타로 교육하라>를 몇 년 전에 읽었었는데 그때는 잘 안보이던 것들이 이제 보인다. 아마도 <아이의 손을 놓지 마라>를 읽으며 부모와 자녀 사이의 '애착'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을 해 본 직후라서 그런 것 같다. 우리가 자주 하는 말처럼.... '그  사이 책을 읽었던 내가 변했기에 책 내용도 다르게 다가오는 것'이었다. 

유대인은 1500만명으로 전 세계 인구 비율의 0.25%를 차지한다. 또 지능지수 점수가 우리나라 보다 12점이나 낮은, 세계 45위에 해당하는 94점이라고 한다. 그런 그들이 두각을 나타내며 전세계 각계 각층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하브루타' 교육이 있었다. 사회적인 명성이나 성공보다 가정의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는 '하브루타'는 유대인들의 삶 그 자체였고,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이다. 

하브루타는 한마디로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것.' 즉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말한다. 유대인들은 가족, 친구, 교사, 학생 심지어 모르는 타인과도 함께 자신들의 생각을 나누는 데에 주저함이 없다. 그 이유는 그들이 대를 이어 가정과 학교와 회당에서 대화 나누고 토론하는 문화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이다. 

하브루타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람들은 꼭 둘씩 짝을 짓는다. 인원수가 많아지면 그만큼 각자의 발언권이 줄어 들고, 또한 상대방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경청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렇게 '대화의 반쪽'을 이루는 '짝'을 두고 평생 하브루타를 진행하는 유대인들이기에 전세계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자신들만의 특별한 개성을 갖춘 빛나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유대인 학생들은 항상 두 사람이 짝을 이루어 탈무드를 펼치고 한 구절씩 읽어가며 토론과 논쟁을 벌인다. '탈무드 디베이트'라고도 불리는  이 교육 방식은 특정한 주제나 현상에 대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끝없이 의문하여 질문하고, 더 나은 대안과 해결책을 탐색하도록 이끈다. 23쪽

그들은 스스로가 납득할 때까지 멈추지 않고 질문한다. 자발적 동기에 의해 공부하고 탐구하고 토론하고 치열하게 논쟁을 벌이는 하브루타를 유대인들은 일생에 걸쳐 생활화한다. 무언가를 배워간다는 것은 머릿속에 지식을 암기하여 우겨넣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의문을 갖고 질문하며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인 것이다. 하나로 정해진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 수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해 낸 수 많은 해답이 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자세. 그것이 진정한 배움의 길로 들어서는 첫 걸음인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면 그때까지 배운 것을 참고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마지막 순간에 힘이 되는 것은 생각하는 능력뿐이다. 우리가 뭔가를 배우는 이유는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고, 지성과 감성을 연마하여 날카롭게 하기 위해서이다. 오랫동안 한 가지에 매진해 온 사람에게는 예리한 안목과 통찰력이 생긴다. 순간의 직감에 따라 내려지는 결단은 그때까지 쌓아올린 지혜에 의해 결정된다. 그런 직감이 통찰력이다. 배운다는 것은 순간적인 통찰력을 얻기 위한 준비작업인 것이다. 하브루타는 그런 통찰력을 기르는 데 아주 탁월한 방법이다. 30쪽

'남보다 뛰어나게'가 아니라 '남과 다르게' 되라고 가르치는 유대인의 교육 방침을 두고 두고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나라 교육이 '성적'이라는 단 하나의 비합리적 기준을 내세워 학생들 줄 세우기에 집착하는 동안 유대인들은 '하브루타' 교육을 통해 '통찰력 기르기'에 전국민이 온 정성을 쏟는다. 그래서 아이들을  '늦게 가더라도 결국엔 바르고 빠른 길'로  들어설 수 있게끔 인도한다. 남과 다른 나만의 고유한 생각을 가지고 그것을 주장할 수 있는 삶. 유대인들의 개성 강한 각자의 삶은 오랜 세월 함께 나눈 공동체의 하브루타, 그들만의 대화로부터 시작되었다. 

유대인에게 삶 자체가 거대한 학교이고, 그 학교의 교사는 바로 부모이다. 삶의 현장에서 대화 소재를 찾아 소통해야 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가장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기준과 가치관에 대해 서로 이야기해야 한다. 삶 속에서 타인에 대한 예의를 그때그때 이야기해 주고 사람과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이끈다면 자녀는 어디에서든 누구든 그렇게 소통할 것이다. 130쪽

유대인의 가시적인 성공을 쫓기 위해 그들의 공부방법을 배우고 따라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들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비용과 노력을 들여 공부를 하는데도 불행하다고 느끼는 우리나라 학생들과 교육 현실을 돌아보자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와 우리의 아이들이 나아가야 할 교육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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