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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평범하면 까인다 핑크펭귄

평범하면 까이고 묻히면 죽는다고 말하는 세상. 이런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다. '핑크펭귄'의 겉표지를 봤을 때 핑크라서 그랬던가? 요즘 유명한 가수 '마미손'이 떠올랐다. 마미손 핑크 고무장갑을 뒤집어 쓴 듯한 차림으로 화제를 몰고 온 그는 확실히 수많은 밋밋한 펭귄들과는 차별화가 되었다. 나 역시 그가 왠지모르게 설거지도 잘 할 것 같이 느껴졌고, 굉장한 효자이거나 가정적인 남편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가수라고? 완전 특이한데?' 어쨌든 중년 아줌마 포함 대중에게 각인은 제대로 되었다.  

이 책 <핑크펭귄>은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유명한 빌 비숍의 빅 아이디어 창출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수많은 펭귄 떼들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 보이는 유일한 방법은 마미손처럼 몸 색깔을 '핑크'로 바꾸는 것이다. (물론 보랏빛으로 바꿀 수도 있는데 그건 이미 세스 고딘의 <보랏빛 소가 온다>에 나왔다.) 그러므로 비지니스 차별화를 위한 모든 것은 '핑크펭귄'이 되기로 작정하면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같은 종류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며, 같은 부류의 스토리를 전하고 같은 유형의 행동방식을 보인다. 물론 각자 나름대로 몇 가지 미세한 차이점은 있지만 시장의 관점에서 보거나 잠재고객의 눈으로 볼 때는 모두 한 무리의 펭귄처럼 보일 뿐이다. 이것이 바로 펭귄의 문제, 즉 펭귄 프라블럼이다.  21쪽

작가는 책 서두에서 '펭귄 프라블럼'을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한 사안으로 규정한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 속에서 무리들중의 단 하나로 두드러지기 위해서는 '극적인 무엇'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게 바로 '빅아이디어'이다. 그것은 조금 차이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달라도 아주 많이, 완전히 달라야 한다는 전제가 선행되어야 한다.  (여기서 가수 노라조의 스타일도 번쩍 떠오른다. 다른 가수들과 달라도 너무 다른 모습. '극적인 무엇'이 맞다.)

방안의 온도가 22도인데 누군가 온도를 22.5도 올려놓았다 해도 근소한 차이로 인해 온도 변화를 알아차릴 수 없다. 그러나 온도를 33도로 올리면 누구나 다 알게 된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투덜댈 것이다. 온도를 22.5도가 아닌 33도로 올리는 것. 이것이 바로 빅아이디어이다. 그렇게 해야만 변화를 눈치챌 수 있다. 사업에 성공하려면 빅아이디어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 빅아이디어 없이는 전략과 전술은 소용이 없다. 빅아이디어는 잠재고객의 관심을 끌며 차별성을 조성하고 '새롭고, 더 나으며, 전혀 다른 그 무엇'을 말한다. 

그것은 다른 누구가에 대해, 다시 말해 고객에 대해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급진적인 주장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효과는 분명하다. 우리 자신이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먼저 생각하는 대신, 상황을 돌려놓고 고객에 대해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33쪽

제품 우선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 입장에서 고민하여 성공한 기업이 바로 애플이다. 20년간 컴퓨터만 만들며 작은 성공을 이루던 애플이 스티브 잡스 복귀 후 고객에게 초점을 맞춘 사고방식으로 전환하며 아이튠즈,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만들며 혁신의 아이콘으로 거듭나게 되었다.이것이 바로 다른 펭귄들과 구분되는 빅아이디어 창출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빅아이디어가 제대로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최상의 이득'을 성취하도록 신경써야 한다. 제품을 판매하면 끝이라는 생각에서 탈피해 제품을 사용하거나 이용하는 고객의 입장에서 최대한의 이익을 생각하고 배려해 줌으로써 빅아이디어는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게 된다. 3C로 불리우는  관심(caring), 코칭(coaching), 코디네이션coordination)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빅아이디어를 위해서는 테마를 만들어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제대로 된 테마와 나의 제품이 만날 때 엄청난 시너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가 너무 일반적이거나 복잡하면 어느 경우든 잠재고객과 거래 관계를 맺을 수 없다. 지루하거나 둔감해도 마찬가지다. 잠재고객의 관심을 도저히 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잠재고객이 당신을 다른 펭귄과 다르다고 생각할 리 있겠는가? 관계의 다음 단계로 옮겨 가기는커녕 거래 관계를 맺을 기회조차 놓치는 것이다. 137쪽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쓴 스펜서 존스는 적절한 비유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된 경우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변화에 대한 책을 쓰는 밋밋한 펭귄일 때,  스펜서 존스는 '변화에 대처해야 하는 생쥐'들을 테마로 삼아서 사람들의 상상력을 확실히 사로잡았다. 사람들에게 핑크펭귄으로서 강렬한 인상을 준 것은 빅아이디어를 위한 '테마'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빅아이디어와 관련해서 프로도(반지의 제왕 주인공)처럼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무언가 하고자 꿈꾸는 바는 있으나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지루하고 불만족스런 현실이지만, 그래도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는 게 편하고 아늑하게 느껴지는 법이다. 흥미롭긴 하지만 빅아이디어는 겁이 난다. 운명의 산으로 모험을 떠나는 것처럼 느껴져서 그렇다. 나는 그 두려움이 곧 메시지라고 믿는다. 당신의 그 빅아이디어가 반드시 감행해야 하는 모험이라는 메시지다. 두려움이 들지 않는다면 모험도 아니고 소명도 아니다. 다시 말하겠다. 당신의 빅아이디어에 대해 두려움이 느껴진다면 좋은 일이다.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모험이라는 의미다. 아무런 두려움도 들지 않는다면 당신의 아이디어가 잘못된 것이거나 부족한 것이라는 의미다. 258쪽

핑크펭귄에서 말하는 빅아이디어는 제품 판매 비지니스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육아, 대인관계, 창작물, 자기 계발 등등 삶 전체에 적용할 수 있을 듯 하다. 현 상황을 타개해 보려는 마음이 드는 누구나 '빅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실행에 옮길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이 순순히 쉽지만은 않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무언가 '극적인 변화'가 오기를 바라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운명은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선택하는 것'이 맞다면 더이상 칩거만 하지 말고 움직여 봐야 한다. 몹시 주저되고 민망할지라도 '핑크펭귄'이 되어 미친척하고 세상밖으로 뛰쳐나가 봄직도 하다. 누가 알겠는가? 돌 맞을 줄 알았는데 돈 맞는 상황이 올지... 미래의 일은 아무도, 그 누구도 모른다. 그저 우리가 선택하는 오늘들이 모이고 모여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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