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학생들 사이의 인싸템은 한번 입소문이 나면 거의 대부분 아이들이 한 두개에서 많게는 수십개씩 사기도 한다.
인싸템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아싸가 될 수도 있어서 아이들은 적극적으로 구매에 나선다는 것이다.
여기서 나같은 중년을 위한 용어 정리를 해보면
인싸- 인사이더. 인기인. 친구 많은 애들/
아싸-아웃사이더. 주변인. 친구 없이 혼자 노는 애들/
인싸템-인사이더 아이템. 인기인이 되기 위한 필수 물품/
핵인싸- 인사이더 중의 핵. 최고 인기인/
핵인싸템- 최고 인기있는 물품/
구매각- 꼭 구매해야 한다는 뜻
예) 아싸 ㄴㄴ 핵인싸템 구매각?
의미) 아웃사이더는 싫어요. 인사이더중의 핵심이 되는 물품 구매하실래요?
요즘 유행단어를 모르면 아예 문장 의미 파악이 안된다. 그래서 오늘도 난 부지런히 여기저기에서 아이들과 청소년들, 청년들의 암호 수준 어휘를 이해하기 위해 귀를 쫑끗 곤두세운다.
어쨌든.
나이들면서 구매욕구라는 것이 거의 전멸한 상태인 나는
대신 다른 사람들의 구매 스타일을 살펴보는 편인데
특히나 아이들 사이의 인싸템에는 더 관심이 간다.
들불 번지듯 번져 나가는 그 유행의 속도도 그렇고,
인싸템으로 자신감을 갖는 아이들이 모습도 그렇고.
인싸템을 잘 활용하여 자신의 고유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능력도 그렇고
다 내 관심의 대상이다.
작년말에는 토끼모자(손잡이를 누르면 귀가 펄럭인다)가 인싸템으로 등극하면서 핫한 연예인들의 착용이 그 인기에 불을 질렀다.
그래서 토끼모자는 등원하는 유치원생부터 외국인들까지 착용할 정도로 필수템이었다고 하는데 정작 그 모자를 만든 중년의 아저씨는 유사제품들로 인해 재미를 못 본 모양이다.
원제작자가 특허등록 등 자신의 고유 제작물에 관한 법적 조치를 취해 놓지 않아서 발생한 피해였다.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지난주 마트에 갔다가 저녁이나 먹을 겸 식당가를 돌아다니는데 초등생 여자애가 내 앞을 지나갔다. 그 여자애 머리에 군데 군데 흰색 실 같은 게 붙어있는 것이었다.
마침 나는 마트 나가기 전에 흰머리 너댓개를 족집개로 뽑은 터여서 그게 눈에 더 잘 들어왔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얘, 너 머리에 뭐 붙어있다."
"제가 붙인 건데요."
"잉?"
"이거 트윙클 붙임머리에요."
그러고 보니 조금 반짝이는 것도 같았다. 아래 사진처럼 색색깔이었으면 나도 금세 알았을거다. 근데 그 여자애는 죄다 흰색이었다. (사실 눈이 급속도로 나빠져서 잘못 봤을 수도 있다.)
"어, 미안. 예쁘다."
초등 저학년들은 한반에 거의 대다수의 아이들이 이 트윙클 붙임머리를 하고 다니고 고학년들과 남학생들도 유행에 동참했다. 학교 앞 문구점에서 구매한 트윙클 붙임머리를 머리카락에 치장하고 아이들은 끼리끼리 모여 셀카를 찍으며 논다고 한다.
가격은 3000원 선에서 비싼 건 10000원 넘는 것도 있다고 하는데 한 번 붙여 놓으면 2-3개월 정도 유지가 되어 가성비가 좋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엄마들이 직접 아이들 머리카락에 붙여주기도 하고 요즘은 미용실에서도 돈을 받고 대신 해주기도 한다.
예뻐 보이기 위한 포인트는 트윙클 붙임머리의 간격을 2-3센티로 두고 묶는 매듭을 머리카락 안쪽으로 넣는 것이라고 한다. 한번 착용한 붙임머리를 떼낼 때는 조심히 풀지 않으면 머리카락까지 뜯겨나갈 수 있다.
미용실 중에는 붙임머리 떼는 것에는 비용 청구를 하지 않는 곳도 있다고 하니 자신없으면 그런 곳을 이용해도 된다.
엄마가 맞벌이 주부라서 바쁘던지.
혹은 엄마를 대신 하는 주부 아빠의 손재주가 부족하던지
양육자인 조부모의 눈이 어둡든지...
문구점 앞 3000원 비용이 부담스럽든지...
기타등등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이유로 인해
트윙클 붙임머리를 아직 못 붙인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갖고 싶은 것을 못 가진 너에게 이런 말이 소용없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붙임머리 안 붙여도 너는 참 예쁘다."
"인싸고 아싸고 사람은 혼자 잘 지내는 법을 알면 좋단다."
유행은 바람처럼 왔다가 지나가더라.
그때까지 즐길 사람은 잘 즐기고
즐기지 못한 사람은 잘 견디자.
영원한 건 없는 법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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