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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법륜스님의 다람쥐론

한때 법륜스님 즉문즉설 강의를 자주 들었다. 법륜스님의 강의를 듣다 보면 말씀을 재미있게 하셔서 나 혼자 키득거리게 된다. '스님 완전 개그맨이네..'

그런데 어떤 때는 '아, 스님, 좀 너무 한거 아냐?' 싶을 정도로 질문한 사람을 야단치고 무안 줄 때도 있다. 그래서 듣기 싫다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스스로가 정신을 좀 차려야겠다 싶을 때 법륜스님 강의를 찾아듣는다.

나이 들수록 나를 야단치는 사람은 없는데 정작 나는 가족들에게 잔소리만 늘어놓고 있을 때. 화들짝 놀라게 된다. '나 왜 이러니???? 네가 뭔데 그러니????' 이러면서 빨리 제 자리를 찾으려 한다. 물론 잘 되는 건 아니지만.

법륜스님은 '다람쥐' 예를 참 많이 든다.

"왜 자꾸 사는데 의미 찾고 그래? 산에 사는 다람쥐고 토끼고, 길가에 핀 꽃이고 간에 의미 찾는 거 봤어? 그냥 사는 거야. 그냥 살아. 그렇게 살아도 괜찮아요." 이렇게 말씀하신다.

또 "본인들이 뭐 그리 잘났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사는 게 힘든 거야. 자꾸 욕심내고 그게 안 이뤄지면 화 내고. 그런 성질은 못 고쳐. 그게 까르마야. 타고난 업식. 그러니까 생긴대로 살아. 그래도 정 고치고 싶어? 그러면 내가 알려주는 방법대로 할래요? 일단 전파사에 가서 전기 충격기 하나를 사. 그걸로 자기 몸을 지져. (이 부분 처음 들을 때는 진짜 충격 받음ㅋㅋ) 그래서 기절했다 깨나기를 반복해. 그럼 아파서 절대 자기의 나쁜 성질 안 부리게 돼. 그런 고통 없이는 타고난 성질이 고쳐지지 않아."

나는 법륜스님 볼 때마다 '전기 충격기를 손에 들고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는 다람쥐'가 떠오른다. 나한테 법륜스님은 다람쥐 스님이다. 과도한 욕심 부리지 말고 각자의 인생. 자기 속도대로 살라고 깨우쳐주는... 다. 람. 쥐.

보통 강연들이 노력해라, 성공해라, 열정을 쏟아 부어라로 시작되는데... 사실 너무 지쳐서 지하 100미터 어디 쯤에 그로기 상태로 뻗어 있는 사람에게는 그런 좋은 이야기들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일단 지친 사람을 일으켜 세워서 땅속에서부터 끌어올리는 작업을 해야 한다. 여태껏 마음이 심하게 다쳐 드러누워 있던 사람이 강의 듣자마자 갑자기 연필 잡고 공부하거나, 재테크한다고 땅 보러 다닐 수는 없다.

우선 일어나서 살살 걸어 다니며 나도 보고 주변도 보고 그러다가 어떤 일이든 할 마음이 들 때 하면 된다. 하다 안되면 말고 또 다른 걸 하면 된다. 나를 들볶고 못살게 굴고. 그럴 정도로 세상에 가치 있는 일이 뭐가 있겠는가. 내가 제일 중요한 거다. 내가 행복해야 된다.

아래 영상은 30년 가까이 남편을 원수처럼 생각한 한 여성의 이야기이다.

제목도 <웬수같은 남편>이다. 2분 20초쯤 반전이 펼쳐지는데... 끝까지 보면 느끼는 바가 많다. 나는 이 영상을 볼 때마다 고개 끄덕이고 공감하다가 박장대소 하다가 어느새 같이 눈물 흘린다.

10분 남짓한 영상에 한 사람이 살아온 수십 년의 인생이 담겨있다. 사는 거 다 똑같구나...누구나 힘든 순간이 있구나...

그러니...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말며, 너무 기대하지 말며, 너무 애쓰지 말며, 너무 미워하지 말며.... 자연스럽게 힘 빼고 살자.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인다. 다람쥐처럼 살자.  나는 그저 태어난 것만으로도 소중한 다람쥐 같은 존재이다.

'그럼 이제부터 나는 다람쥐인 거니???!'(곰사람에서 다람쥐로 다시 변신. 정체가 뭐니???)

 

https://youtu.be/4geefvG7g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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