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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에어프라이어 & 에어드레서

작년부터 에어프라이어를 사라고 노래를 부르는 남편의 얘기를 귓등으로 들었다. 우리 집에는 사놓고 쓰지 않는 소형 가전제품과 여러 종류의 제품들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홈쇼핑이나 대형마트에서 사는 생필품들은 대용량이든지 아니면 가짓수가 많다. 홈쇼핑에서 샀던 샴푸나 바디워시, 헤어 영양제, 화장품, 스테인리스 세척제 등등은 한 세트 구매 시 거의 10여 개 정도가 딸려오니 끝까지 못쓰고 창고 어느 구석에서 뒹굴고 있는 형편이다.

홈쇼핑이며 마트며 백화점이며 물건을 구매할 곳은 세상 천지임에도 그 물건을 어떻게 구매하고 사용하고 합리적으로 소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려주는 곳은 별로 없다. 그래서 현명한 소비를 하며 알뜰하고 단정하게 살림을 꾸려가는 일은 쉽지가 않다. 스스로 열심히 배우고 익히고 찾아보고 공부하지 않는 이상 소비 행태는 갈수록 무뎌지고 나빠질 확률이 크다. 

어쨌든 나이를 먹는다고 저절로 현명해지거나 살림 실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늦었지만 나의 모자라고 어눌한 소비 패턴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 열심히 배우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올해를 그 원년으로 삼았다.  

그런데 어리석은 소비를 하지 않겠다고 작정한 나에게 남편은 끊임없이 뭘 사라고 요구를 한다. -.-

그중 하나가 에어프라이어. 홈쇼핑에서 나오는 에어프라이어는 도깨비방망이 같았다. 나는 심각한 요알못(요리를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서 음식의 맛도 별로고 해낼 줄 아는 종류 역시 한정적이다. (잘할 줄 아는 게 없네ㅜㅜ) 그래서 지난 1년간 에어프라이어를 구경만 하다가 결국 사버렸다.

남편의 꼬임과 나아지지 않는 내 요리 실력을 탓하며 마지못해 구매했는데..... 세상에나. 이런 신세계를 봤나!!!

 

 

삼겹살은 기본이고 고구마, 옥수수, 가래떡 기타등등. 음식들이 에어프라이어 안에만 들어가면 저절로 맛있게 변해서 나왔다.

군만두 좋아하는 남편 때문에 날마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만두를 튀기듯 구워냈었는데 이젠 안 그런다. 에어프라이어 안에 냉동만두를 그냥  던져 넣고 기름 한 방울도 없이 10분만 돌리면 바삭바삭한 군만두가 완성된다.

에어프라이어에 생선이며 고기를 넣고 시간만 맞춰두면 그 사이 나는 다른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만큼 식사 준비를 하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요리실력이 뛰어난 중년 주부에게는 필요 없을지 모르겠으나 나 같은 요알못에게는 정말 기특한 제품이다.

에어 프라이어의 원리는 헤어드라이어와 같다고 한다. 에어프라이어 내부의 열선을 통해 만들어진 200도의 고열을 팬으로 회전시켜 열풍을 빠르게 순환함으로써 대기열의 형태로 음식을 익힌다. 그래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음식이 완성되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있겠지만 자취생, 독신, 새댁, 요알못 중년주부들에게는 하나쯤 있어도 될 듯싶다. 제품에 따라 10만 원 내외인 에어프라이어. 홈쇼핑에서 산 가전제품 중 가격 대비 가장 기특한 녀석이다. 

작년에 내가 산 물건 중 가장 고가의 제품이 에어드레서다. 예전부터 외부에서 착용한 옷을 매일 드라이 맡기거나 세탁할 수 없어서 불편했었는데 이런 점을 해결해줄 LG 스타일러 구매를 고민하다가 결국 삼성 에어 드레서로 선택했다. 두 제품 중 어느 것을 살지 오랜 시간 고민하다가 에어 드레서를 사게 된 이유는 제트 슬림과 먼지 필터 때문이었다. 

 

 

 

LG의 스타일러가 옷을 매단 옷걸이를 좌우로 흔들어 진동을 이용해서 먼지를 털어내는 방식이라면, 내가 구매한 삼성 에어드레서는 옷걸이에서 공기가 나와서 옷의 안감에 있는 냄새와 먼지까지 다 제거하는 제품이다.

제트 에어 방식이라고 하는데 옷걸이 윗부분이 뚫려 있어서 거기서 공기가 나오고 벽 뒤쪽에 커다란 미세먼지 집진 필터가 있어서 공간에 부유하는 먼지들을 빨아들인다는 것이다. 바닥에도 먼지망이 있다. 물을 넣는 통이 있어서 스팀이 분사되어 옷을 살균 세척하고 나서 물버림통에 사용된 물이 모여진다. 

제품을 구입하고도 얼마나 먼지제거가 되고 옷의 청결이 유지되려나... 솔직히 의심이 되기도 했는데. 드라이하지 않고 드레스룸에 걸어두었던 겨울옷이나 파카 등을 시험 삼아 집어넣고 작동시켰더니 나중에 모여진 물버림 통의 물 색깔이 탁했다.

게다가 한 6개월 사용했더니 먼지필터 교체시기를 알려 와서 필터를 새로 구입하여 비교해 봤다. 사용한 먼지필터가 지저분한 것이 육안으로도 확인된다.

 

 

 

매일 외부에서 착용했던 옷은 에어드레서 안에 집어넣고 사용 중인데 전기료의 변화도 모르겠고 소음도 거의 없는 편이다. 일단 에어 드레서가 작은 냉장고 같아서 문이 묵직하다. 닫으면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가 없다.

평소에는 문을 열어 놓고 제습 기능으로도 사용한다. 붙박이장 문을 전부 다 열고 제습을 하면 두 시간이면 물 한 통이 다 모일 정도로 제습 기능은 뛰어난 편이다. 

써놓고 보니 내가 무슨 삼성 에어드레서 홍보 요원도 아니고... 어쨌든 어리석은 소비를 하지 않겠다고 작정한 내가 심사숙고해서 산 두 가지 가전제품 에어 프라이어와 에어 드레서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가사 노동에서 벗어나게 해 주고 삶의 질을 약간은 올려준 듯한 느낌? 그런데 에어 드레서는 솔직히 많이 비싸다. 150만 원 이상되는 듯해서 함부로 강추를 날릴 수 없으나 에어 프라이어는 5만 원 이하 제품도 많으니 군만두랑 삼겹살만 해 먹는다고 해도 괜찮을 듯하다.

그래서 돈은 썼지만 낭비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어떤 물건이든지 사기 전에 한참동안 고민의 시간을 보내서 선택 실수나 과한 지출을 막아보려 한다. 내가 새롭게 갖게 된 여러가지 습관 중 하나이다.  

아주 작은 습관이라도 계속 할 경우 예상밖의 결과를 낼 수 있다. 습관은 복리로 쌓인다고 한다. 하루 1%씩 1년이 지나면 처음보다 37배 성장해 있다고 한다. 새로운 습관을 갖기 위해 읽고 있는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 있는 내용이다. 세상에서 전해들은 수 많은 좋은 이야기들....모르면 못해도 알면 행하려고 한다. 좋은 습관을 들여서 인생 후반전을 지금 보다 보람있게 살아가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