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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친환경 비닐봉지가 있을까?

작년 4월 한동안 집을 비웠다가 돌아왔을 때
관리사무소에서 재활용 쓰레기 분리 배출 시
비닐봉지 버리는 것을 금지시켰던 적이 있었다.
비닐봉지 포함 각종 쓰레기를 아무 때나 편한 시간에
분리 배출할 수 있었던 것이
내가 사는 아파트의 장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갑자기 금지 조항이 생기니 불편한 생각이 들었다.

 

업체 측에서 비닐봉지 수거 거부를 했다면서
종량제 봉투에 넣어서 버리라고 했는데
일정 기간 동안 모이는 비닐의 어마어마한 양을 보며
함부로 장보기가 겁이 날 정도였다.
될 수 있으면 봉지 없는 제품을 사려고 해도
거의 대부분의 제품이 비닐봉지에 담겨있으니 여의치가 않았다.

 

지금은 업체에서 다시 비닐봉지들을 수거해 가지만
그것이 근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생각에
내 생활 속에서 비닐봉지나 1회 용품사용량을
줄여보려고 애쓰는 중이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1회용 비닐보다는 용기에 담는 방법을 쓰고.
꼭 비닐봉지를 사용해야 한다면 여러 번 사용하던 낡은 지퍼백을 쓴다.
지퍼백 같은 경우는 비닐의 강도가 높아서 1회용 봉지보다는
튼튼하니 여러 번 씻어 말려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마트에서 배달 올 때마다 각종 물건들을 넣어 주는
커다란 1회용 비닐 같은 경우도 씻어 말리면 한참을 사용할 수 있다.

 

 

4월 1일부터 마트에서 비닐봉지 사용은
생선, 육류, 두부, 아이스크림, 흙 묻은 채소 등에만 사용하도록 규제를 한다.
그러니 비닐 봉지 사용량이 조금씩 줄어들 것이다.
지난 1월 1일 시행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라
3개월 간의 계도기간이 끝나자 백화점, 쇼핑몰, 대형마트 2000여 곳,
50평 이상의 슈퍼마켓 1만 1000여 곳에서 1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규제하게 되었다.
이를 어길 시는 300만 원의 과태료가 업체에 부과된다.
환경보호를 위한 이러한 조치로 비닐봉지 22억 2800만 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비닐봉지 사용이 전면 금지되는 날이 올 수 있을까?
르완다에서는 비닐봉지를 소지하면 경찰에게 압수당한 후 벌금을 내야 하고
케냐에서도 2017년 말부터 비닐봉지 사용이 금지됐다.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과 유명인들에게도 서명을 받으며
비닐 퇴치 운동에 앞장을 서고 있는 발리의 유명한 자매
멜라티 위즌과 동생 이사벨은 2013년 환경운동단체 ‘바이바이플라스틱백스’
(BYE BYE PLASTIC BAGS/BBPB)를 설립해서 활동 중이다.
이들은 단식 투쟁도 불사하며 조직을 키웠고
전 세계 25개국 청소년들이 BBPB와 함께한다

 

 

우리나라는 비닐봉지 전면 금지보다는
친환경 비닐봉지 상용화가 더 빠를 듯하다.
국내 연구진이 게 껍데기 안에 든 성분인 키토산을 이용하여
자연에서 100% 분해가 되는 친환경 비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기존의 친환경 비닐봉지는 자연분해가 됨에도 불구하고
강도가 너무 약해 쉽게 찢어져 사용이 어려웠는데,
최근 특허 등록을 마친 친환경 비닐봉지는
기존의 친환경 비닐봉지보다 2배 이상의 강도로 단점을 보완해 냈다.
더 질긴 비닐봉지임에도 땅속에 묻으면
6개월 이내에 모두 분해가 된다고 한다.

셀를로오스와 키토산을 보강한 바이오 플라스틱 봉지와 자연 분해 간이실험 사진(오른쪽).
연구팀은 바이오플라스틱 봉지가 땅속에서 6개월 동안 100% 분해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국 화학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비닐봉지 제조 시 강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나노섬유를 함유한 수용액을 첨가했다고 한다.
이 나노섬유를 만들기 위해서는 목재 펄프에서 '셀룰로오스' 성분을 추출하고,
게 껍질에서 '키토산'성분을 추출하여
고압 환경에서 잘게 쪼개는 처리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하여 개발된 친환경 비닐봉지는 자체 항균 능력도 갖추었다고 하는데
식품의 부패를 일정 수준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비닐봉지 포함 일회용품은 대부분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탄소를 배출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지구온난화 해수면 상승 등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하며
바닷속으로 흘러들어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생활 속에서 1회 용품 사용을
지속적으로 줄여나가는 노력을 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