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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참새의 추억 다친 아기 참새를 추억하다 한 10년 전쯤 딸아이랑 같이 길을 가다가 한쪽 구석에 몰려 있는 초등생들을 본 적이 있었어요. 무슨 일인가 궁금해서 초등생들 사이로 달려갔습니다. 아기 참새 한 마리가 길바닥에 있더군요. 손가락 세 개 합친 정도의 크기였으니 아주 작았죠. 바닥에 쓰러져있는 아기 참새를 놓고 열 살 남짓의 남자아이 셋이 궁리를 하고 있더군요. ​ © suju, 출처 Pixabay ​아이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그 사이에 끼어서 같이 지켜봤어요. 그중 남자아이 하나가 자기 손바닥 위에 아기 참새를 조심스럽게 올렸어요. 집으로 데려갈 거라면서요. ​ © Republica, 출처 Pixabay ​ ​다친 아기 참새를 보고 불쌍하다고 눈물 흘렸던 딸아이는 지금도 그때의 일을 또렷이 기억해요. 어린 나.. 더보기
노바디의 여행 김영하 작가는 말한다. 우리는 가끔씩 노바디 또는 섬바디가 된다고. 김영하 작가는 귀환하는 오디세우스를 보며 이렇게 말합니다. ​그는 섬바디로 여행을 시작했지만 허영과 자만으로 화를 자초한 이후부터는 노바디로 스스로를 낮추었고 그 덕분에 고난의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184쪽 ​ 10년간 호된 고난을 겪은 오디세우스는 그 후로 신중해집니다. 고향인 이타케로 돌아가서도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숨기지요. ​자신이 없는 틈을 타서 아내인 페넬로페에게 구혼하던 수많은 무뢰한들을 축출하고 그들을 도운 시녀들을 일시에 제거합니다. ​명궁 에우리토스의 활로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아내 페넬로페를 괴롭히던 구혼자들을 물리칩니다. 바로 그 장면이 베르나르 뷔페의 작품으로 새롭게 탄생되어 전시가.. 더보기
천재의 슬픈 사랑 불멸의 사랑을 한 천재 화가. 자살의 순간에도 희망을 남겨둔 화가 베르나르 뷔페는 운명적인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그들의 사랑이 얼마나 열렬했던지 베르나르 뷔페는 그녀를 만나기 위해 매일 100킬로 미터의 거리를 오고 갔다고 해요. 그림도 사랑도 정열적으로 한 사람입니다. ​베르나르 뷔페의 사진인데요.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전형적인 미남인데다가 그만의 아우라가 있습니다. ​ ​ 베르나르 뷔페와 그의 아내 애나벨입니다. 애나벨은 모델 겸 작가로 인기가 상당히 많은 여성이었다고 합니다. 둘은 열렬히 사랑해서 결혼했고 40년간 동고동락합니다. ​애나벨의 작품에 베르나르 뷔페가 그림을 그렸고요. 베르나르 뷔페의 전시회 서문을 애나벨이 직접 작성했다고 합니다. 둘은 연인이고, 부부였고, 함께 작업.. 더보기
생산자가 아니어도 괜찮아 40대에 접어들었다고요? 원래 고민 많아지는 시기 아니었던가요. 이십 대나 삼십 대 시절에는 '나이 든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한해 두해 지나 나이를 먹는다고 해도 외형상 티가 날 정도의 '늙음'을 실감하지 못할 때가 바로 그 연령대이기도 했으니까요. 젊은 시절의 저는 젊은 게 너무도 당연하여 '나이 듦'에 대한 고민과 '나이 든 자신'에 대한 상상을 전혀 해보지 않았어요. 서른아홉을 지나 마흔 살이 되던 해에야 비로소 주춤하며 스스로를 들여다보게 되었죠 '마흔'은 스물, 서른과 달랐어요. '마흔'이라는 단어는 어감에서부터 '마음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습니다. 공자는 40세를 무엇에도 정신을 빼앗기지 않기에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불혹 (不惑)'이라 했지만, 그건 공자님 말.. 더보기
블로그로 셀프브랜딩 퍼스널 브랜딩. 1도 몰라도 괜찮아요. 우리에겐 블로그가 있잖아요. ​ ​ 제가 자유의지님의 디노블 수강 후 숙제로 새벽 기상과 1일 1포 하느라 정신없던 7월 말쯤. 해피스완님의 블로그에 댓글 달러 들어갔다가 귀여운 안내문을 보게 됐어요. (제가 귀여운 걸 무척 좋아해요. 쿨럭. 더 이상. 절대. 사지는 않아요.^^) ​ '후드티 입은 요 녀석'을 보고 한눈에 반해서 블로그 기초 강의를 신청했어요. 해피스완님께서 뭘 가르쳐 주실지는 몰랐어요. 그냥 신청했어요 ㅋㅋㅋ ​ 가 저한테는 굉장히 강렬하게 다가왔어요. ​ ​ ​ 신청하고 나서 한참 지난 후 위의 내용들을 보니 '블로그 시작했으나 여전히 잘 모르는 분'에 제가 해당되더라고요. 블로그만 있으면 그 안에 나만의 콘텐츠를 채워서 '셀프 브랜딩'을 할 .. 더보기
공연 관람 자세를 고함 단지 덥다는 이유로 널 증오하지 않길 바라 공연을 관람하고 나왔는데도 한여름의 열기는 식을 줄 모르더군요. 묵묵히 걸어서 다음 코스를 향해 나가다 보니 어릴 때 손들고 벌서던 기분도 들고요. '800미터 달리기'를 4분 27초 안에 통과하려고 죽기 살기로 뛰던 고등학교 시절도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고 신영복 선생님의 의 한 부분도 생각이 났어요. ​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 징역의 열 가지 스무 가지 장점을 일시에 무색케 해버리는 결정적인 사실 ― 여름 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 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 사람을 단지 37℃의 열 덩어리로만.. 더보기
좋은 모임은 여행이다 ​토요일 오전 7시 모임 참석을 위해서 더 이른 시간부터 잠자리를 떨치고 일어나시는 선배님들을 뵙기 위해... 저 역시 몸이 조금 아프거나 피곤한 날도 나갑니다. ​블로거 모임처럼 나비 모임 역시 다양한 연령층과 직업군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오로지 아침 독서, 책이라는 연결고리가 우리의 만남을 가능하도록 해주었습니다. ​ ​ 블로그와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새로운 인연들을 만나고 있는 요즘입니다. ​원래 알고 있던 관계, 늘 유지하던 저만의 틀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환경의 분들을 만나게 되면서...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은 마음이 듭니다. ​ 독서만 하고 헤어지기 아쉬운 날은 아래층 카페에서 샌드위치와 차를 마셔요. 늘 다른 선배님들이 계산을 서로 하시겠다고 다투시는 통에 저는 앉아서 먹.. 더보기
동물권 보호 ​'침팬지 엄마'로 불리는 제인 구달의 이야기는 동물과 인간이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어릴 때부터 동물 사랑이 남달랐던 제인 구달은 침팬지 관찰 연구에 들어갔을 때에도 가족처럼 친해지기 위해 오랜 시간 그들 곁에 머물렀고요. ​자신이 연구하는 동물에게 이름을 붙여 불러준 사람은 제인 구달이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침팬지들이 도구를 사용해서 흰개미를 먹는다는 사실도 알아내지요. ​제인 구달은 동물학자에서 야생동물 보호에 힘쓰는 환경운동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침팬지를 80년간 사랑한 그녀의 삶의 방식입니다. ​ ​ ​인간과 동물은 각자의 영역이 있어요. 동물은 인간을 위해서, 인간의 재미와 만족을 위해서 존재하는 생명이 아닙니다. ​생명의 존귀함에 있어서 인간과 동물이 다르지 않습니다... 더보기
공감의 다리놓기 ​시중에는 언어나 말에 관련된 수많은 책들이 있습니다. 그 책들의 최종 목적은 한 가지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바로 타인과의 대화를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누군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대화'만큼 중요한 것은 없으니까요. 말하지 않고도 그 속뜻을 알 수 있는 관계는 그렇게 흔하지 않습니다.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토크계의 황제 래리 킹의 뒤를 이으며 대화의 연금술사라 불린다는 셀레스트 해들리의 를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제 자신의 대화 습관을 계속 되돌아보며 단점과 장점을 체크해 보기도 했는데요. 쉽게 읽히지만, '말에 관한 나의 고질적 습관'을 들여다보고 계속 반성해야 했기 때문에 '자아 성찰'의 측면에서 도움 되는 책이.. 더보기
자기주도학습의 중요성. 토론배틀 ​ 자기주도학습이란 학습자가 학습 참여 여부를 결정하고 학습의 전체 과정을 본인의 의사에 따라 선택하고 결정하여 행하는 학습 형태를 말합니다. 최근에 자기 성장을 위해 애쓰시는 100여 명의 블로거들과 주제에 맞게 소모임을 결성하여 자율학습을 하고 있는데요. 그 얘기는 조만간 블로그에 올릴 예정입니다만, 그러다 보니 제가 예전에 썼던 글을 뒤적이게 되었습니다. 5개월 전에 읽었던 는 의견이 분분한 책이기는 한데요. 그 책을 읽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우연히 신문 기사를 접했어요. 책과 기사 속에서 공통되게 말하는 하나의 주제인 '자기주도학습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 siora18, 출처 Unsplash ​ 중년의 자기주도학습. 우리는 지금 이 나이에 와서야 비로소 우.. 더보기
송도에서 2만원으로 반나절 놀기 엊그제부터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졌습니다. 불과 일주일 만의 변화인 듯싶은데요. 걷기에는 한결 수월해져서 느지막이 밖으로 나갔습니다. ​저는 주로 차를 타고 근처 공원까지 가서 공원내를 걷곤 하는데요. 남편이 집 앞 수변공원을 걸어서 해양경찰청(송도에서 가장 오래된 상가 밀집 지역)까지 걸어가자고 하더라고요. ​'무슨 그런 소리를??' 속으로 생각했죠. 저는 집 앞 공원을 '공원'으로 인정하지 않았거든요. 저희 집 앞에서부터 수로를 따라 일직선으로 길이 쭉 나있는데요. 그 좁고 긴 길을 사람들은 '수변공원'이라고 불러요. ​저는 모름지기 공원이란 탁 트이고 널찍널찍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지라 집 앞의 그 날씬하다 못해 비쩍 마른 길을 따라 걸은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이왕 걸을 거 넓은 데 가서 걷.. 더보기
앨리스 먼로의 삶의 자세 어제 후배가 겪는 갈등 얘기와 함께 잠깐 소개해 드렸던 책 은 캐나다 소설가 앨리스 먼로의 2013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품집입니다. ​앨리스 먼로는 '장편소설의 그림자에 가려진 단편소설을 가장 완벽하게 예술의 형태로 갈고닦았다'라는 심사위원들의 호평 속에 수상을 하게 되는데요. ​그녀는 캐나다에서도 총독상을 세 번이나 받아서 캐나다의 체호프라고 불릴 정도로 엄청난 사랑을 받는 작가라고 해요. ​단편 소설은 각각 다른 소재와 주제로 다양한 캐릭터와 사건들을 만날 수 있다는 면에서 호흡이 긴 장편 소설과는 또 다른 맛이 있습니다. ​그녀는 사람의 심리를 섬세하고 깊이 있게 다루면서도 그 짧은 단편 속에 긴긴 세월을 녹여내는데 탁월하다고 알려져 왔지요. ​ ​ ​ ​독자에 따라서는 앨리스 먼로의 소설이 쉽지 .. 더보기
싫은 사람 어떻게 해요? 친한 후배가 저한테 연락을 해서 다짜고짜 이사를 가고 싶다며 한숨을 쉰 적이 있습니다. 무리를 하여 구입한 후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실내 인테리어까지 해놓은 아파트였는데 이사라니요. 후배가 무척 좋아했었던 것을 알았기에 무슨 일이냐고 물었었죠. ​후배는 이사를 하고 나서 윗집 사람들과 소통을 하며 지냈다고 합니다. 아이들끼리 같은 나이이기도 했고 새로 이사한 동네 물정도 몰라서 묻다 보니 그렇게 되었나 봐요. 처음에는 좋은 이웃 만났다는 생각도 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윗집 엄마가 시도 때도 없이 후배에게 연락을 하기 시작했고 집에도 불시에 찾아왔답니다. 차 마시러 와라, 조조 영화 보러 가자, 엄마들 모임에 같이 가자.. 등등. 처음 몇 번은 응했다는데요. ​모이면 모일수록 아이들 사교육 이야.. 더보기
재래시장에서 낭만을 보다 여행을 다닐 때는 항상 그곳의 재래시장을 가는데요. 이번 여행 중에 '춘천 중앙시장'에 들렀습니다. 일명 '춘천 낭만 시장'으로도 불리더군요. '봄이 흐르는 시내'라는 '춘천(春川)'의 원래 뜻에 맞춰 현대적 감각을 살려 10년 전부터 그렇게 불렀다고 합니다. 춘천 명동 길과 마주 보고 있는 낭만 시장 속으로 쏙 들어가 보았습니다. ​​ ​ 서울, 춘천 간의 고속도로와 전철이 개통되면서 접근성이 용이해지자 춘천 낭만시장으로 이름도 바꾸고 현대식 아케이드도 설치해서 편의성을 도모했다더군요. ​ 날씨가 워낙 더웠기 때문에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시장 구경을 하기에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 ​ 저는 이제 귀여운 물건들을 보면 사진만 찍습니다. 굳이 '내 것'으로 사 오지 않아도 추억할 수 있는 방법으로 '블로.. 더보기
정체성을 작게 유지하라 습관에 관련된 책은 굉장히 많습니다. 예전부터 여러 권을 읽어왔는데요. 그런 책들을 읽고 나서 곧바로 실행을 하지 않을 경우, 언제 그런 책을 읽은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내용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럼 '왜 책을 읽고 나서도 기억나지도 실행하지도 않았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되는데요. 결국 이런 답이 나오더군요. '진심으로 변화를 갈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넉 달 전에 을 읽고 나서 혼자 끄적끄적 리뷰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잊고 있다가 오늘 아침 독서 모임의 지정 도서라서 책을 훑어보며 리뷰했던 내용들을 다시 살펴봤습니다. ​ 그 사이 저에게도 변화가 있었더군요. 첫째, 3월 13일부터 지금껏 다섯 달이 넘게 매일매일 포스팅을 했습니다.(티스토리 포함) 둘째, 새벽 기상을 시작한 지 석 달이 넘.. 더보기
'라뜰리에 김가' 너의 정체가 궁금해. 춘천 여행 중 잠시 들른 카페의 이름은 '라뜰리에 김가'였습니다. '라뜰리에 김가'는 '김씨네 작업실'로 해석되겠다 생각하며 갔는데요. 입구부터 숲속 정원을 연상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 ​ 들어가는 입구에 안내표지가 있었는데 '라뜰리에 김가'를 '빵공장'으로도 부르더군요. 김 씨들의 빵 공장. '라뜰리에 김가'보다 뭔가 친근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 ​ 단백질 함량이 높고 혈당지수는 낮은 고대밀로 만든 반죽을 천연효모로 18시간 저온 숙성하여 만든 건강빵, 농부의 빵을 판다고 적혀 있습니다. 카페인 줄 알고 갔다가 빵 공장이라고 하니 갑자기 더 궁금해지더군요. 얼마나 많은 빵을 팔길래 빵 공장이라고 하나? ​들어가 봅니다. ​ ​ 숲속의 아담한 정원 같은 계단과 통로를 한참 지나 도착한 그곳. .. 더보기
인간 이회영을 말하다 광복절을 맞아 우당 이회영 선생님에 대해 말씀을 드려 볼까 합니다. 제가 이회영 선생님을 존경하게 된 이유는 사람들을 대하는 이회영 선생님의 진심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이 똑같이 평등하다고 주장하며 한결같이 대했던 명문가문의 자손. 이회영. 그의 기구했지만 단호한 인생 이야기는 듣는 모두를 숙연하게 만듭니다. ​ 노비에게도 존댓말을 하던 '당치않은 짓'의 혁명가 그는 소년 시절부터 혁명적 소질이 풍부하여 사회 통념을 뛰어넘는 과감한 행동으로 그의 친척들과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집안에 거느리고 있던 종들을 자유민으로 풀어주기도 했고, 더 나아가 남의 집 종들에게도 높임말을 쓰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당시의 양반들이나 판서의 집안 자제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당치않은 짓'이었다... 더보기
감정의서랍. 감정 챙기기 ​ 며칠 전 여행 중 비가 오더라고요. 비를 피해 들어간 카페의 전경이 고즈넉하니 좋았습니다. 카페 입구는 여러 가지 물건들로 꾸며져 있었는데 눈길을 사로잡는 서랍장이 보이더군요. 그것을 보자마자 저의 과거가 소환됩니다. ​ ​ 예전 저희 집에는 서랍이 많이 달린 작은 서랍장이 있었는데요. 한때 친정어머니가 고가구에 관심이 많으셔서 문갑, 사방탁자, 화초장, 갓함(옛날 갓을 보관하는 함), 약장 같은 것들이 여러 개 있었습니다. ​서랍이 많았던 그 장은 옛날 약방의 약장이었어요. 작은 서랍이 층층이 칸칸이 있었지요. 방바닥에 굴러다니던 소소한 물건들을 집어넣어 보관하기에는 더없이 좋았습니다. ​그중에는 제가 맡아 놓은 서랍도 여러 개 있었거든요. 제 머리핀이라든지, 머리끈, 열쇠고리 같은 걸 넣어 두기.. 더보기
블로그로 배운다 안녕하세요. 리하입니다. ​ 7월 5일 자유의지님의 오프라인 강의를 시작으로 7월 11일부터 시작된 한 달간의 과정이 8월 9일 끝이 났어요. ​ 첫 시작을 할 때 저는 52명의 이웃, 하루 방문자 9명이었네요. 이만큼의 이웃이 생긴 것도 한 달 동안 박현근 코치님의 온라인 독서모임을 통해 블로그에 글을 매일 올리다 보니 얻은 결과였어요. ​ 올해 초까지 저는 이웃이 단 한 명도 없었거든요. 저도 신청 안 하고, 남들도 제게 신청 안 하니... 거의 빈집 수준의 블로그였죠. ​ 그런데 7월 5일 자유의지님께 블로그 특강을 듣고 바로 뒷날 조회 수가 껑충 뛰어오르더라고요. ​ 제가 올렸던 특강 후기를 자유의지님께서 공유해 주시면서 낙수효과?라고 해야 할까요? 자유의지님의 이웃분들이 방문해 주셔서 조회 수와.. 더보기
팬심으로 산다 저희 집 베란다에서 밖을 내다보면 저 멀리 바다가 보입니다. 바다 건너기 전에 보이는 빈땅. 스티커 있는 이 부분이 바로 송도 세브란스 병원이 들어오는 자리거든요. 밤이나 새벽에는 어두워서 빈땅의 정체가 잘 안 보입니다. ​ ​ 낮에 보면 허옇게 빈땅의 정체가 드러나는데요. 평일에는 공터지만, 토요일이나 일요일만 되면 점점이 사람의 실루엣이 보입니다. ​ ​ 저희 집 앞에 연세대 송도 캠퍼스가 있는데요. 이 빈땅은 연세대 것으로 세브란스 병원 착공 전까지 야구 동호회에게 임대를 주고 있나 봐요. ​ 주말마다 야구를 하러 어디에선가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한쪽에 차량들이 쪼르륵 줄 서 있고 사람들은 빈땅에서 야구를 하죠. ​ ​ 저희 아파트 입주민들 중 몇몇 분들은 주말마다 공터 야구장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 더보기
나를 광고하는 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은 어디를 가도 숨이 막히죠. 에어컨이 설치된 실내가 아니라면 밖에서 시간 보내기가 힘들어요. ​휴가를 와서도 강이나 폭포를 찾게 되는 것도 흐르는 물이라도 보면서 열기를 좀 낮추려는 마음 때문입니다. 소양강으로 갔어요. 그나마 가슴이 좀 확 트이는 것 같습니다. ​ ​ 소양강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다가 사거리 길을 건너는데요. 저 멀리 작은 손수레가 보이더라고요. 궁금해서 가봤죠. '저거 정체가 뭐냐???' ​ ​ 처음 얼핏 봤을 때는 그냥 다 먹은 캔들을 버리는 곳인 줄 알았는데요. 누군가 먹다만 콜라 캔을 찌그러뜨려서 올려놓은 바람에... 더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 ​ 근데 코카콜라 캔에 깔린 다른 캔들이 전부 표정이 있더라고요.^^ 표정 하나하나가 예술입니다. 1.. 더보기
춘천 육림고개 어제 폭염주의보 속에서도 새로운 곳을 찾아 나섰습니다. ​ 숙소 안에 수영장이 있는데... 이젠 딸아이가 커서 물놀이를 안 하려고 합니다. 저도 물에 몸 담그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폭포를 찾아가기로 합니다.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도 구경하고 물방울이라고 좀 맞아볼 요량으로 말이죠. ​ 등선 폭포 입구에서 이런 문구를 발견합니다. '출입구 폐쇄' ​ 등선 폭포 계단 공사를 9월 5일까지 진행한다고 합니다. 이건 예상에 없던 일인데...돌아나와서 다른 곳을 가려는데 비까지 오더군요. ​ 비 올 때는 카페에서 쉬다가 비가 그쳐 육림 고개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 ​ 육림 고개는 말 그대로 고개라서 오르막을 올라가야 합니다. 덥고 습하고 땀은 비 오듯 쏟아지니 한여름의 걷기 여행은 사실 힘이 좀 들죠.. 더보기
춘천 구봉산 카페거리 저는 지금 강촌에 와있어요. 짧은 일정으로 가족들과 휴가를 보내는 중입니다. 새벽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 창밖의 매미 소리가 우렁차네요. 포스팅을 하고나면 바로 밖으로 나가서 숙소 근처 산책을 하려 합니다. ​ 어제는 강촌 바로 옆 호반의 도시, 춘천에 갔습니다. 블로그 검색으로 맛집이라고 추천한 곳에서 '춘천 닭갈비'를 먹었거든요. 맛은요..음. 가게 전체의 청결상태는요....음. 좋지 않았습니다.ㅜㅜ ​ 블로그에 맛집이나 핫한 장소 올려주시는 분들 너무 감사하죠. 그분들 덕분에 좋은 장소, 맛있는 곳을 쉽게 찾아가 즐길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간혹 그다지 맛이 없거나 친절하지 않은 곳도 블로그 상에서는 좋은 곳으로 둔갑해 버려요. ​ 개인의 가치 판단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일정부분 고려해서 이해해.. 더보기
글쓰기 어렵나요? 내일은 1일 1포스팅 숙제의 마지막 날이에요. 글쓰기가 마냥 어렵거나 싫은 것만은 아니라는 걸 블로그 포스팅 발행을 하면서 새롭게 배우는 중입니다. 한동안 글쓰기가 귀찮고 싫었어요. 어려워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올해 초 겨우겨우 마음을 내서 혼자 끄적거리고만 있었거든요.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며 세월을 흘려 보내던 어느 날 를 봤습니다. 글쓰기 비법을 얻어서 글을 잘 썼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런 마음이 생긴게 어디냐 싶어서 읽었는데요. 갑자기 울컥해지더군요. 그때 제 생각을 넋두리처럼 쓴 일기가 있어요. 혹시 몇년 동안의 저처럼 글쓰기가 어렵고 지겹고 싫어지신 분들이 계시다면... 도움이 될까 해서 올려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시면 아래 주소로~~ https://blog.naver.c.. 더보기
디즈니의 커스토디얼 몇 달 전에 지인이 미국의 디즈니랜드에 갔다 와서 얘기를 들려주었는데요. 디즈니랜드에는 '커스토디얼(Custodial)'이라고 불리는 청소 스태프가 있다고 합니다. ​그들은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낮과 밤으로 나뉘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디즈니랜드 곳곳의 청결을 유지해 나간다고 해요. ​ ​ 저는 재작년에 홍콩 디즈니랜드에 갔다 왔었는데요. 그때는 커스토디얼의 존재를 몰랐어요. ​지인을 통해서 알게 된 '커스토디얼'은 단순하게 지저분한 것을 치우는 일만 하는 사람이 아니더군요. '디즈니랜드'라는 꿈의 무대를 가장 먼저 희망차게 열어주는 사람이었어요. ​일반적인 청소가 '쓰레기를 치우는 것'이라 생각된다면 커스토디얼의 청소는 '고객이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해요. 더 상위 개념.. 더보기
소중한 것은 지켜져야 한다 딸아이가 크면서 어릴 적 사용하던 물건들의 대부분을 다른 사람들에게 주었어요. 물려줄 동생이 있었던 것도 아니어서 옷이며 장난감이며 책이며 시기가 지난 것들을 내보내지 않으면 연령에 맞는 물건들을 들여올 수 없더라고요. ​최근에도 아름다운 가게에 많은 양의 물건들을 보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몇몇 개의 물건들은 또 남게 되었어요. 정기적으로 물건들을 보내는 와중에도 저희 집을 안 떠나고 끝끝내 버티고 있는 녀석들이 있거든요. ​ 10년도 넘은 아이의 원피스예요. 이건 제가 못 버리고 있어요. 이 원피스를 입은 6-7세를 끝으로 아이가 치마라는 걸 안 입거든요. 트레이닝바지(츄리닝)만 입다가 청바지를 입게 된 지도 얼마 되지 않아요. 정말 낡아빠져서 보풀이 일어날 정도의 츄리닝만 입고 다녔죠. 남들이 운동선.. 더보기
부부 동반 성장을 꿈꾼다 어저께 김민식 PD님 저자 특강 후기를 올렸습니다. 김민식 PD님의 인기를 실감한 하루였는데요. 어제 하루 방문자가 625명이었어요. 이웃분들께도 김민식 PD님과 PD님의 새책을 알릴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기를 올리고 한 시간 반쯤 지났더니 '네이버 책 추천' 카테고리에 뜨더군요. 본문에 첨가했습니다. 그러자 꿈꾸는 책벌레님께서 디노블 전체 카톡방에 올리라고 하셨어요. 다른분들께 얘기할 생각도 못 했거든요. 카톡방에 올렸는데 혜자포터님께서 '책 추천'에 관심이 있으신 것 같아서 책추천 받았던 날들을 포스팅해보겠다고 했어요. 제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저는 다른 분들이 말씀하시는 네이버 메인도 어디 가서 어떻게 보는 건지 모르고요. ' 추천'이라는 게 있다.. 더보기
김민식피디님께 인생을 배우다 ​ ​어제 새벽 독서모임은 김민식 피디님의 저자 특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영어책 한 권 읽어봤니'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그 후 '매일 아침 써봤니'에 이어 '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까지. 매년 책 한 권씩을 내고 계시죠. 첫책부터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아닙니다. '공짜로 즐기는 세상'이라는 책은 조금 판매된 후 절판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베스트셀러 는 7년 세월을 티스토리 블로그에 매일같이 글을 올리던 중. 출판사로부터 연락이 와서 출간의 기회를 얻은 거랍니다. 소중한 일 가운데 거저 이루어지는 것은 단 하나도 없음을 또 한 번 확인하게 됩니다. (중략) 글 올린지 한 시간 반정도 되었는데요. 네이버 책추천 화면 뜹니다. 저는 김민식 피디님 책이 더 많이 알려져서 많은 분들께서 읽고 감동과.. 더보기
장보는 남편 요사이 할 일이 조금 많아졌어요. 새벽에 일어나서 책을 읽고 블로그에 글을 올립니다. 글 올리자마자 아침 식사 준비를 해요. 남편의 셔츠도 다려야 합니다. 짧은 시간 안에 하려니 마음만 바빠요. 저는 살림을 잘하는 주부가 아닙니다. 나이 들었다고 해서 잘하는 일들이 저절로 늘어나지는 않아요. 손에 조금 익숙해질 뿐이죠. 숙련도가 언제나 좋은 질을 담보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를 보면 그래요. 일단 요리를 잘 못하고요. 정리 정돈도 겨우겨우 하고요. 장 보기도 좋아하지 않아요. 마트 가서 물건을 고르는 일이 어느 때부터인가 좀 귀찮아졌어요. 게다가 체력 소모도 커요. 이 시간에 집에서 쉬든지 책을 보면 좋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듭니다. 어지간한 생활용품과 식품들은 전부 마트 인터넷 주문으로.. 더보기
글쓰기는 내 안에 남을 들이는 것 얼마 전 책상 서랍 속에서 일기장을 꺼낼 때 덩달아 따라나온 물건들이 있습니다. 편지지와 작은 수첩, 스티커 등등인데요. 서랍 하나에서 나온 양이 얼마나 될까 펼쳐봤거든요. 꽤 많습니다. ​ ​ 이 정도가 서랍 하나에서 나온 것이고 이외의 문구류들이 엄청난 양으로 더 있습니다. 스티커, 편지지, 수첩, 볼펜, 인형 등등.... 저는 이런 것들을 좋아해요. 다른 것들을 모은 적은 없었는데 이런 귀여운 것들은 모읍니다. 저는 구두나 옷, 화장품, 장신구 등에는 별 관심이 없어요. 대신 귀여운 것들에만 관심이 있어요.^^ 화장도 안 하고 다녔는데 요즘은 파운데이션만 바릅니다. 엄마가 저보고 '너도 보톡스 맞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자꾸 얘기를 하세요. 자신도 늙어가는데 딸들이 늙는 건 보기 싫으신 거예요. .. 더보기